연말이 다가오니
맘이 싱숭생숭하네요.
올 겨울이 지나면
딸아이가 교복을 입게 됩니다.
많이 컸네요.
태어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중학생이 된다니..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잘 다가오지 않는 모습에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 또한 쉽지 않아요.
아이가 돌이 막 지났을 무렵
주말 근무를 끝내고 2시쯤 퇴근하고 있는데
집 앞 골목길에서 와이프랑 아이 둘이 산책 중이었어요.
멀리서 흐뭇하게 그 모습을 보며 다가가니
아이가 어떻게 아빠를 알아보고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놈이
뒤뚱뒤뚱 넘어질 듯 뛰어오더라구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한숨에 달려가 품안에 꼭 안아주었습니다.
몇 년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이가 약시도 있고 기본 시력이 안 좋아서
안경을 안 쓰면 거의 안보일 정도였어요.
그 때 제가 누구인지도 몰랐을텐데
흐릿한 실루엣과 색상으로 구분했던 걸까요..?
그렇게라도 아빠를 알아봐주고 반겨주었다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줄 수 있는 건 사랑뿐인데..
그 마저도 요즘엔 부족한 것 같아 반성하게 됩니다.
이번 겨울 방학 동안에는
놀기만 한다고 다그치지 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줄까 합니다.
중학교 가면 더 바빠질테니까요.





요새는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축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