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까지 소울라이크에 큰 재미를 못붙이던 입장에서 처음으로 재미가 느껴진 타이틀.
기존과 어떤 부분이 달라졌길래 재미가 느껴졌을까?
달라진 점(장점)
많이 라이트해진 접근성
아군으로 함께 플레이 가능한 소환수, 타는 순간 난이도가 급감하는 마상전투, 한무리 적을 처치하고 나면 물약이 하나 추가되는 등
여러가지로 닥소류에 적응을 못하는 유저들을 지원해주는 기능이 많이 있음.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가능한 선택성 증대
사실 다크 소울 자체에 재미를 못느끼는 것은 아니었고, 힘들던 보스전이 끝난 뒤 길찾기 및 쫄따구들과 싸우는 루틴이 개인적으론 텐션이 굉장히 떨어지고 지겨운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현타를 느껴 도중에 이탈한 경우가 많았음.
하지만, 엘든링의 경우 잡몹 전투를 최소화 하고 보스만 골라서 잡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보스는 피해다니면서 성장만 진행하는 것도 가능. 물론 시나리오 진행으로 던전 등에 입장하면, 정해진 루트로 전투를 진행하게 되긴 하지만, 횟불의 간격이 짧아져 예전과는 다르게 적들을 무시하고 돌파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컨셉의 배경과 서로 상호작용하는 적들
비바람이 치기도 하고, 태풍이 불기도 하고, 산악지역에 큰 성과 던전이 기존의 밋밋한 다크소울과는 차별점이 있게 느껴졌다.
특히 인간형 몬스터와 괴물형 몬스터가 만나면 서로 전투를 하는 등의 상호작용 등도 세계관에 몰입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탐험과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 드는 오픈월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참고한 오픈월드 방식은 엘든링과 찰떡같이 잘 어우러졌다.
퀘스트도 일절 없고, 가야할 곳도 화톳불의 불씨로만 알려주는 등(안가도 그만) 유저가 알아서 선택해서 이동할 수 있는 자유도가 있다. 사실 물음표와 느낌표로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지금까지 잘 작동하는 것도 있고, 해당 시스템의 장점도 있지만 이전부터 유저를 잔혹한 레벨디자인으로 괴롭히던 다크소울에게는 야생의 숨결과 같은 방식의 오픈월드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어디를 가던 긴장감을 지니고 플레이 하게 되고, 길을 갈 때 마주치는 여러 오브젝트들을 아무 생각없이 들르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을 하며 돌아다니게 되기 때문에 모험을 한다라는 감정이 야생의 숨결과는 다른 방식으로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다.
야생의 숨결은 걱정없이 여러 재미난 장치가 설계된 인조적인 놀이동산 같은 느낌이라면, 엘든링은 험난하기로 유명한 산악지대 또는 정글을 탐험하는 느낌이랄까?
기존의 장점
호화롭고 그로테스크한 브금 및 분위기 그리고 적들
기괴한 적들의 모습 그리고 분위기 그리고 그 분위기와 어울리는 웅장한 브금들은 게임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괴한 모습을 한 적들은 위압감을 주고, 전투에 신중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설계된 시스템 및 전투
음악으로 치면 재즈와 같이 쉽지않고 난해한 시스템들로 점철되어있으며, 이로 인해 게임에 적응해가는 과정이 다른 게임에 비해 길고 험난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불편하고 여렵게 짜여진 부분을 익혀가고 응용하는 순간 느껴지는 쾌감은 다른게임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액션게임들의 나 위주의 전투가 아닌 몬헌과 같이 상대를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는 전투에서 더 진보해 나에 대한 제약이 더 커져 극단적으로 내가 아닌 적 위주의 전투가 진행된다. 이로인해 더 절제하고 익힐 수록 증가하는 실력이 큰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이 부분은 최근 플레이한 호라이즌을 플레이할 때 더 크게 느껴졌는데 호라이즌의 경우 장거리 전투 위주다보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크게 플레이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고, 나 할것만 하면 알아서 적을 잡게되는 방식이라 전투가 퀄리티 있고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식는 문제로 다가왔었다.
단점
실패한 초반부 레벨디자인
시작지점에 동선을 유도하기 위해 배치된 트리가드는 오히려 다크소울을 접하는 유저들이 익히 알고 있는 "어렵다" 라는 게임의 수식어와 어울어져 도전해야할 존재로 인식돼 죽기 일수에 스토리상 첫 보스인 멀기드 역시 다크소울보단 세키로에 어울리는 복잡한 패턴과 공격 수단으로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위와 같이 잡몹을 소탕하고, 소환수를 소환하는 등의 행위로 난이도를 대폭 낮추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환수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고, 잡몹을 강제적으로 만나게 설계되지 않은 오픈월드 특성상 대부분은 초반에 트리가드라는 벽에 막혀 고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은근 뜬금포로 배치된 보스몬스터들
초반에 등장하는 트리가드는 왜 거기서 어슬렁 거리고 있을까? 물가에 용은 내려와서 뭘하는 걸까? 기획적으로 보면 해당 루트를 봉쇄하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좀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몬스터헌터와 같이 보스 몬스터의 서식지를 추적해 가는 등의 행위가 없고, 배경의 분위기랑 어울리지 않게 배치되다 보니 성의가 없다라는 느낌.
전체적으로 굉장히 밀도높은 오픈월드 게임이었고, 처음으로 재미가 붙은 소울류 게임이지만, 엔딩을 볼 수 있지는 못할듯 하다...
너무 볼륨이 큰 게임은 여러게임을 분석 해야하는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