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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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뱀, 자기 꼬리를 집어 삼키다. (1) 2017/02/05 AM 01:44

어렸을 적 일입니다. 길거리를 걷으면 종종 볼 수 있는 성인 오락실이란 표지판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상상력의 대상이었습니다. 여자 캐릭터의 옷을 벗기는 탈의 게임 같은 것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을 말하는 건 아닐까? 같은 소년 다운 생각을 하곤 했었죠.

성인 오락실이 전자 오락기를 사용한 불법 도박장이란 걸 안 건 그 뒤로 한참이 흐른 뒤였습니다. ‘바다 이야기사건이 크게 터진 이후 불법 게임장을 뿌리 뽑겠다며 이런저런 기사를 흘려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 이름과 형태를 바꿨을 뿐. 현재도 쉽게 거리에서 발견됩니다.

 

성인 오락실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하면 돈 넣고 돈 먹는 도박입니다. 현금을 게임 포인트로 바꿔 기계에 입력하고 슬롯머신 게임으로 포인트를 얻으면 그것을 다시 돈으로 바꿔 돌려주는 형태입니다. 규제를 피하려고 경품의 형태로 물건이나 상품권을 지급하고 특정 장소에서 돈으로 바꿔줍니다. 현금이 오가는 불법 도박이라 문제가 되는 시설인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곳에선 확률조작까지 이뤄집니다.

일반 오락실에서 게임 난이도 혹은 그 밖에 세세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것처럼 불법 게임장의 기계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기계마다 당첨 확률을 정해놔서 몇 번을 돌리면 얼마 만에 당첨이 터진다거나 하는 설정은 당연하고 언제 어떤 기계의 당첨을 터트리고 막을 수 있는 기능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불법 게임장은 존재 자체부터 해악이지만, 확률을 조작하여 사기를 쳐 돈을 빨아먹는 행동. , 사기 행위로 사람을 늪에 빠뜨리고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는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바다 이야기는 아케이드 게임기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니 게임장혹은 오락실이란 표현이 붙은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 오래전부터 이 표현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바다 이야기 같은 것을 게임이라 명명하는 건 다른 일반적인 게임의 인식과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봤기 때문입니다. ‘불법 전자 도박장같은 단어를 선택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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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년 전.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비슷비슷한 형태로 빠르게 만들어지고 소모되어 서비스 종료를 하는 걸 보고 인스턴트 게임이라고 부르며 염려하는 글을 썼었습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1%조차 되지 않는 확률의 뽑기를 유도하는 게임들 여기에 또 더해서 확률 조작으로 사기 활동까지 태연히 저지르는 개발사들. 과연 이런 게임들을 게임이라 부르는 것이 옳고. 이것들을 개발하고 확률을 조작해서 부당이득을 취하는 자들을 사기꾼이 아니라 개발자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유저의 뒤통수를 치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수도 없이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본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건 너무 흔해서 감흥조차 느껴지지 않고 서비스를 종료를 앞뒀으면서 이를 숨기고 캐쉬백 이벤트 따위로 한탕 벌어들이고 다음 달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근래 이야기를 하면 데스티니 차일드가 화려하게 확률 조작을 한 후 말도 안 되는 변명과 보상으로 은근슬쩍 넘어갔고 PC 온라인 게임인 소울워커는 일본 서버와의 차별, 확률 논란, 결제 과정 등의 문제로 논란을 겪는 중입니다. 아이러니 한 건. 이런 부정을 저지른 게임들이 한둘이 아님에도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겨지고 해명하는 글과 보상 그리고 흐르는 시간에 묻어 서비스를 계속합니다.

 

게임 업계는 게임 셧다운제와 아동 청소년 보호법, 심의법 같은 온갖 규제에 시달리면서도 용케 여기까지 이어왔습니다. 이는 업계 사람들이 자기 일을 놓지 않고 버틴 것도 있었지만, 그들을 지지한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소비자들은 뽑기 시스템, 확률 규제법에 찬성하고 규제법에 반대하며 게임산업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는 업계 사람들을 비웃습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현금을 내지만, 확률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뽑기 시스템, 확률을 명시해 놨지만, 말장난 혹은 눈속임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람들, 그냥 대놓고 확률을 조작하고 소비자가 수집한 데이터를 코앞에 들이밀면 그제야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내세우며 보상지급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자들.

개발사들이 이런 일을 반복하는 건. 이래도 되기 때문입니다. 확률 조작을 하다 결려도 그때만 어떻게든 무마하면 속고도 보상을 받았다고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남아 게임을 지속시키며 제대로 된 처벌도 없어 타격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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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게임장과 달리 정식으로 허가받은 카지노는 규칙이 있고 약속이 있으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습니다. 불법 게임장의 도박은 사기지만, 카지노의 도박은 게임으로 성립됩니다. 낮은 확률의 뽑기 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들 입맛대로 시스템을 조작하는 사기 행위가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게임이란 이름을 달기 부끄러운 사기 전자 도박이 시장에 버젓이 나와 활개를 칩니다. 불법이 아니기에 이를 즐기는 자들도 존재합니다. 마치 뱀이 자기 꼬리를 집어삼켜 배를 채우는 모습입니다. 자멸하는지도 모르고 당장 배가 부르다고, 입이 즐겁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심하고 역겹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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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ㄱㄱㄲ는 정부같고 게임사는 먹고 살아야하니 내놓는 자구책이 그런것들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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