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 정말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평론 형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시스템 설명 같은 건 최대한 줄이고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집어서 말해보겠습니다. 대신 평점을 넣어보려고 합니다. 1점부터 10점까지 중에 5점을 평균. 그러니까 뛰어난 점은 없지만, 돈값은 겨우 하는 수준을 5점으로 잡고 점수를 매겨보려 합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스퀘어에서 만든 JRPG입니다. 그래픽부터 시스템까지 파판5편과 6편이 연상되고 실제로 매우 비슷합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갓겜이 따로 없는데 실상은 구멍이 뻥뻥 뚫린 치즈 같은 게임입니다. 이 표현 좋네요. 제목으로 써먹겠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여덟 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르는데 누구를 고르냐에 따라 초반 난이도 달라집니다. 이유는 약점 공략 때문으로 옥토패스에서 전투시스템은 약점을 공격하면 방어도가 깎이고 이를 모두 깎으면 브레이크 상태에 돌입 이때 공격을 하면 데미지가 크게 들어갑니다. 즉, 적의 약점 공략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처음부터 있으면 편해요. 첫 번째로 선택하는 캐릭터는 파티에 고정이라 나름 신경 써서 골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투 재밌어요. 특히 보스 전은 도트 그래픽 보는 맛도 있고 공략하는 맛도 있고 아주 좋습니다. 과거 파판을 즐기셨던 분들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여덟 명의 캐릭터 각자 고유의 스킬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잡 시스템을 이용해서 2번째 직업을 선택. 총 두 가지의 직업 스킬을 사용합니다. 특전으로는 직업 레벨을 올릴 때 얻는 패시브 스킬을 가져올 수 있어서 이를 조합하여 단점을 제거하고 장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를 육성합니다.
심지어 그래픽과 음악은 환상적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유튜브로 OST를 찾아 들을 정도로 엄청 좋습니다. 언더테일 이후 게임 음악에 빠진 것도 오랜만이네요.
여기까지만 보면 8점, 9점은 갈 수 있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스토리, 퀘스트에 관한 모든 부분입니다.
처음에 선택하는 여덟 명의 캐릭터들은 실상은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들입니다.
각 캐릭터의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때 다른 캐릭터는 게스트 참전일 뿐 이야기에 일절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웃긴 상황도 발생하는데 분명 게임을 하는 나는 네 명의 파티를 데리고 있지만, 이벤트 장면에서 주인공 캐릭터가 암습을 받아 기절합니다. 아니, 우리 방금 동료들이랑 같이 보스를 때려잡았는데 동료들은 어디로 증발한 건데?
이런 식으로 다른 캐릭터 간의 연결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각각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자기만의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발생하는 파티 간 대화 이벤트가 있긴 한데. 솔직히 겉치레 정도라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스포일러가 자세히 설명하기 힘든데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메인 스토리는 게임 내 NPC 한 명이 게임 뒤쪽에서 혼자 진행하고 있고 주인공들은 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자기 할 일 하다가 마지막에 NPC와 접촉 갑자기 최종 장을 맞이하는 전개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이 NPC를 주인공으로 해서 여덟 명의 동료를 차례로 만나고 이를 통해 메인 스토리의 단서를 얻고 하는 직선적인 플레이를 만들었으면 훨씬 뛰어난 작품이 되었을 텐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여덟 명의 주인공의 스토리 테마가 겹치는 것도 있어서 질리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서브 퀘스트가 존재하는데. 단순 사람 찾기, 아이템 찾기, 특정 몬스터 찾기, 수준입니다.
정리합니다.
게임이 재미있었냐 하면. 재미있었습니다. 애착도 생겨서 이번에 나오는 한정판 소식을 들었을 때 혹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남에게 추천할 수 있겠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는 재료는 넘치게끔 많은데 만들었다는 요리가 평범합니다. 5성급 식당에 가서 샌드위치 먹은 기분입니다. 아무튼, 그런고로 평점은 7/10. 이번 작은 아쉽지만, 후속작이 기대되는 작품.
뭔가 다른 작품을 위해 시험적으로 나온것 같은 허접함이 곳곳에 배여 있더군요
도트그래픽이라 일러스트가 중요한데
각 캐릭터 일러스트나 각 캐릭터 엔딩에 나오는 일러스트 보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