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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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사람의 이야기 (1) 2025/12/28 PM 05:05

안녕하세요. 구름도시 이야기의 작가 사평입니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막연한 꿈을 가진 건 중학교 2학년 어느 방학 때 일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디서 본 퇴마록 혼세편 1권을 보고. 나도 이런 소설을 써 보고 싶다 생각했지요.
 
 퇴마록 이후 우리나라에 판타지 소설 붐이 본격적으로 일어났고 대여점에 판타지 소설 책이 빼곡히 쌓여있는 걸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대여점이 쇠퇴하고 웹툰이라는 게 등장하고 자리를 잡고 이어 웹소설도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웹툰이 전성기를 시작하고 무르익을 때 쯤 전 취직을 준비하는 20대 중반이 되어있었지요.

 어느 날, 어학원을 다녀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이란 건 결국 웹툰의 하위호환 아닌가? 보고, 읽고, 사고하고 인식하는 세 단계를 구성을 가진 소설과 달리 웹툰은 보는 순간 작품을 즐길 수 있고 그림이란 표현 방식은 글 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웹소설이 웹툰보다 나은 건 같은 1화를 공개했을 때. 소설의 1화가 웹툰의 1화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작가가 되는 건 둘째치고 소설이 아닌 웹툰 원작을 쓰는 게 옳지 않냐고 생각했을 때 였으니까요.

 이후로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답을 찾았습니다. 답은 제가 읽는, 좋아하는 작가들의 소설 안에서 있습니다.

 소설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같이 시각적인 요소를 즐길 수 없지만, 대신 활자를 읽고 생각하여 머릿속에 상황을 연상합니다. 
소설은 보이지는 않는다. 이로 인해 할 수 있는 수 많은 서술 트릭들과, 무수한 서술 안에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숨겨둔 키워드, 복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종집결이라 할 수 있는 추리소설이란 장르.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고민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다 넣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의 연결, 하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게  할 것. 한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이야기가 하나가 엮기는 소설.

현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초현실 사건을 다룬 다양한 매체의 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 진여신전생 시리즈와 드라마 슈퍼내추럴 같은 이야기.

 오랫동안 즐겼던 은혼이란 애니메이션 처럼. 시간이나 공간, 장르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무한히 써내려갈 수 있는 이야기.

 구름도시에서는 어떠한 사건도 가능하다. 절대적인 단 하나의 설정 아래 많은 이야기를 써 내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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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도시 이야기의 여정은 구직활동의 끝인 공장에서 3교대 직업을 가지면서 끝을 냈습니다.

 내가 선택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왔는데. 오로지 돈 때문에 타인에게 떠밀려 억지로 갖게 된 직업이었거든요. 

중학교 2학년의 소년은 기계처럼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로봇이 되었습니다. 돈은 많고 생활은 풍족해 졌습니다. 사고 싶은 게임을 마음껏 사고, 사고 싶었던 전집도 책장에 예쁘게 진열해 놓고. 집안에 돈이 많으니 가정도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네요.

즐겁고 싶어서 펜을 다시 들었습니다. 구름도시를 연재할 때의 열정 그리고 대중적이진 않지만 내 작품을 좋아해 주는 독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는 자부심. 이런 것들을 다시 느끼고 싶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유료화 계획은 없습니다. 후원 정도만 받으며 즐겁게 글을 쓰고 싶은 바람 뿐입니다.

부디 제 작품을 읽고 즐거움을 느끼는 분이 한 명이라도 있길 바라며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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