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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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구름도시 이야기 - 고양이 정원 편 잡설. (0) 2015/06/25 PM 07:03

주간연재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권 단위로 원고를 편집부에 보내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가 있을리 없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1권의 이야기는 벌써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2권 원고 쪽은 겨우 첫번째 에피소드만 완성되었단 말입니다!
아무튼 지금 연재되고 있는 고양이 정원 편을 읽고 있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분량도 대단치 않고 사건전개나 내용도 다른 에피소드에 비교하면 상당히 약합니다만, 제일 많이 시간과 공을 들인 에피소드라 그렇습니다.

구름도시 이야기는 처음부터 장편을 기획하고 쓴 소설이 아니라. 구름도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팀원끼리 각자의 소설을 써보자고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구름도시라는 배경을 공유하되 그 외의 설정은 무엇이든 다 허용한다. 이 단 한가지의 설정만을 가진 자유도 높은 세계관을 만든 것이죠.

그러나 이런 기획들이 다 그렇듯 처음만 신나했지 아무도 제대로 참가하지 않았고 저 홀로 첫번째 에피소드인 고양이 편을 완성시켰습니다. 이전에 공모전에 출품했던 단편 '방공호'가 상당히 손에 잘 맞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공포 소설을 써 보자 싶어 만든 것이 고양이 편이었습니다. 독립적인 작품이었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인 오타쿠는 '방공호'에 등장했던 캐릭터인 '오타쿠'가 마음에 들어 고양이 편에서 재활용 하였죠. 고양이 편을 완성시키고 팀원에게 들은 반응은 공포소설의 느낌은 나는데 전하려는 메세지가 너무 약하다. 이런 소리였습니다. 이 소리를 한 팀원은 구름도시 이야기 스핀오프 '선율' 시리즈를 집필 중인데 아직까지 완성 소식이 들리지 않는군요.

당시 저는 여러가지로 눈이 트이고 있던 때라 제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야기와 이야기의 연결입니다. 단편 '고양이'를 기획하고 있던 또 다른 단편 '림보' 편에 연결 시켰고 이는 이야기의 결말인 '스마일 사건'을 만들게 했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걸 있는대로 퍼 부었던 삼 부작이었습니다. 어드벤처, 이능력 배틀, 그리고 독자가 읽는 만큼 보이는 게임같은 글의 구조,

당시 이런저런 커뮤니티에 이 삼 부작을 올렸고 괜찮은 평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심플하게 구름도시 이야기라 정했습니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거야 말로 나만이 쓸 수 있는 내 소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데뷔를 하려면 이거말고는 없겠다 생각했습니다. 즉흥으로 만든 삼 부작으로 장편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등장인물과 사건을 정리하는 에피소드가 필요했고 이것이 바로 '고양이 정원' 편입니다.

앞의 삼 부작으로 인해 독자들이 사건의 전말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초고를 쓰는데 육 개월. 완성하는데 또 육 개월. 고작 삼만 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오랫동안 끙끙 거렸죠. 고양이 정원은 제게 있어 최고의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쏟아부은 고생만은 최고인 에피소드라 연재분으로 다시 읽으니까 괜히 뭉클 하네요.

고생했다 과거의 나. 그런데 지금은 더 힘들단다, 초고가 육만 자가 넘는데 재미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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