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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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유럽 여행하다가 가방 잃어버린 썰. (8) 2013/07/08 PM 06:04

2011년인가? 아마 맞을거임. 2월부터 4월까지 대략 90일 정도 여행을 떠났었음.
보통 유럽여행가면 시간에 쫓겨 이 도시, 저 도시 깃발꽂으러 다니기 바쁜데
나름 여유있게 이것저것 해보면서 유유히 떠돌아다니는게 꽤 재밌었음.

3개월동안의 여행이니 별의별 일이 다 있었는데 아마 여행을 2/3정도 마쳤을때 일거임.
대략 3월말 4월초정도. 당시 나는 독일 도시 몇군데를 구경하고 아마 뮌헨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중이었음. 기차를 이용했었는데 뮌헨 -> 암스테르담은 중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를 갈아타야함. 암스테르담에서 내린 나는 30분정도 시간이 있길래 독일 길거리에서 많이 파는 태국식 볶음국수를 하나 사서 기차에 올랐음. 자리에 대강 짐을 실어놓고 생각해보니 앞으로 기차를 타야할 시간이 3~4시간 정도. 출발시간은 10분정도 남아서 얼른 담배를 한대 피우고 목이 칼칼하니 음료수도 하나 뽑아먹어야겠다 생각했음.

기차에서 내려 담배를 한대 피우면서 30m 정도 떨어진 자판기에 도착했음. 음료수 캔 하나가 1유로였는데 마침 내가 50센트 두개를 가지고 있었음. 잔돈을 처리하려는 생각으로 50센트 짜리를 하나 넣고 한개를 더 넣었는데 이게 자꾸 안들어가고 밑으로 빠져나오는거임. 에이 짜증나네 하면서 계속 집어넣다가 어느순간 딱 들어갔음. 올ㅋ 하면서 음료수 버튼을 누르는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기분이 싸해짐.

이런 닝기밐ㅋㅋㅋ 기차가 움직이고 있엌ㅋㅋㅋㅋ
음료수고 나발이고 던져버리고 미친듯이 뛰면서 기차를 훑었음. 한 50m 앞쯤에 아직 열려있는 문이 하나 있는데 기차가 움직이고 있으니 따라붙을수가 없엌ㅋㅋㅋ 한 20m 남았다 싶으니 그 문도 닫혀버림 ㅋㅋㅋㅋㅋㅋ x됐다 싶어서 옆을 보니 바로 옆에 닫힌 문이 있는데 거기 창으로 승무원하나가 날 보면서 쳐 웃고 있음 ㅋㅋㅋㅋ 야이 x생키갘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기차는 매정하게도 날 두고 떠나버림 ㅋㅋㅋㅋㅋㅋ

당시 내 짐 구성이 큰 배낭 1개 이건 옷가지나 세면도구 같은 필수품하고 2달 여행하면서 모은 기념품, 선물 따위가 들어있었고 작은 배낭이 한개 더 있었는데 여기는 내 카메라 (유럽간다고 dslr하나 중고로 구매), 맥북, 기타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작은 가죽가방 핸드백같은거 있었는데 거기에 아이패드랑 유레일패스 등이 있었음. 원래 지갑이랑 여권은 입고다니던 야상 가슴쪽 주머니에 넣어놔서 상관이 없었고. 무엇보다 유레일패스가 남아 있었던게 천만다행. 그거마저 없어졌었으면 정말 난감했을거임.

솔직히 큰배낭은 잃어버려도 좀 속쓰리고 말았을텐데 옷같은건 현지에서도 사서 다닐수 있으니. 문제는 작은 배낭 ㅋㅋㅋ 비싼 전자제품들도 그렇지만 지난 2달동안 여행다니면서 찍은 사진들 ㅋㅋㅋㅋ 어떡햌ㅋㅋ

유럽다니면서 귀따갑게 들었던 얘기가 물건 한번 잃어버리면 절대로 못찾는다는 거였었음 ㅋㅋㅋ
유럽의 좀도둑중에 한 종류가 기차가 역에 서면 정차되어있는 동안 기차에 올라타서 주인 없는 짐이 보이면 들고 내려버림 ㅋㅋㅋㅋㅋ 짐이 과연 4시간동안 무사할런지 ㅋㅋㅋㅋㅋㅋㅋ 레알 멘붕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바로 서비스로 달려가서 설명을 하는데 이게 좀 상황이 ㅋㅋㅋ 설명하기 너무 힘든거임 ㅋㅋㅋ 내가 기본적인 생활영어는 해서 어디 다니면서 얘기하는데 불편한적이 없었는데 ㅋㅋㅋㅋ 상황이 너무 설명하기 복잡햌ㅋㅋㅋ 겨우겨우 전달이 되고 직원이 기차에 전화를 해서 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중간에 있는 쾰른 역에서 내려주겠다고 함. 이 이상 할수 있는 일이 없어서 일단 빠져나와서 벤치에 앉아 곰곰히 생각해 봄.

어차피 짐이 그대로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되고 승무원이 발견해서 쾰른역에 내려줄거라는 희망밖에 없엇음. 내가 더 할수 있는 일이 없어 ㅋㅋㅋㅋ 그래서 30분뒤에 있는 기차를 타고 일단 쾰른으로 향함. 짐 생각해봐야 스트레스만 더 받을거 같아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인피니티 블레이드나 하면서 쾰른에 도착했음. 바로 분실물 센터로 찾아가서 설명을 하는데 얘들이 그런거 없대 ㅠㅜ 그럴리가 없다고 한번만 다시 확인해보라고 ㅠㅜㅠ 하니까 한 사람이 다시 창고로 들어감.
두근반 세근반 하고 있는데 창고로 들어갔던 애가 뭔가 시커먼걸 들고나옴!
내 작은 가방이었음! ㅠㅜㅠㅜㅠㅜㅠㅜ
이거 맞다고 고맙다고 ㅋㅋㅋㅋㅋ 고맙다고 하다가 근데 다른 가방은 없냐고 물어보니 없다네 ㅠㅜ
정말 없냐고 정말 없다고 ㅋㅋㅋㅋㅋ 아이고

일단 중요한건 찾았으니 한숨 돌리긴 했음. 이제 어떡할까 역 바로 앞에 쾰른 대성당을 보면서 생각을 좀 해보았는데 어차피 누가 들고 갔으면 못찾을거고, 누가 안들고 갔으면 종착역이 암스테르담이니 거기에 있을거다. 어차피 나는 암스테르담으로 가야하니 거기로 그냥 가보는 수밖에 없었음.

또 띵가띵가 인피니티 블레이드나 하면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음.
암스테르담 역의 분실물 센터로 가니 애들이 참 친절함. 생글생글 웃으면서 왜 왔냐고 물어봄. 내가 이러이러한 기차를 탔는데 가방을 잃어버렸다. 혹시 여기 있느냐. 누군가 찾으러 가고 남은 직원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내 큰 배낭이 떡 하고 나오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십년 감수 ㅋㅋㅋㅋㅋㅋ 여행했던날 중에 가장 파란만장한 날이었음 ㅋㅋㅋㅋㅋ 가지고 나온 직원이 보관료 내라기에 얼마냐고 ㅋㅋㅋ 기꺼이 준다고 ㅋㅋㅋ 농담이라네 ㅋㅋㅋ 진짜 어디 다니면서 만나본 직원 중에 암스테르담 애들이 젤 친절했던거 같음 ㅋㅋㅋㅋ

그렇게 겨우겨우 짐을 다 찾아서 몸에 장착하고 민박집으로 갔음.
원래 도착예정시간이 7시. 내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ㅋㅋㅋ
벨을 누르니 반응이 없엌ㅋㅋㅋ 한번 더 누르니 주인이 자다가 나온 모습으로 나옴.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ㅋㅋㅋ 약간 짜증섞인 말로 얘기하는데 나도 하루종일 지쳐서 ㅋㅋㅋ 미안하기도 하고 ㅋㅋㅋ 기차에서 가방 잃어버려서 찾아온다고 늦었다고 그랬더니 가방 잃어버린 손님은 많이 봤는데 ㅋㅋㅋ 찾아서 온 손님은 처음 본대요 ㅋㅋㅋㅋㅋㅋ 하긴 나도 유럽 다니면서 참 사람 많이 만났지만 뭐 잃어버린 사람은 봤어도 다시 찾아온 사람은 못봄 ㅋㅋㅋㅋㅋ 그 뒤로 사람만나서 술마시고 하다보면 이 얘기 할때마다 영웅됨 ㅋㅋㅋ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선 기차, 버스에 짐놓고 내리면 그래도 50%이상은 찾을텐데 유럽 그쪽이 워낙 그런 동네라 ㅋㅋㅋㅋ 그나마 독일 - 네덜란드여서 다행이었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이쪽이었으면 그냥 털렸을듯 ㅋㅋㅋㅋ

사실 이것도 내가 그나마 영어 조금 하고 빨리 조치해서 찾았지 정말 외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은 도저히 못찾을거임 아마... 토익 900점 맞아도 말한마디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

아 쓰다보니 되게 길어졌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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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동무    친구신청

와우 찾아서 다행이네요 진짜 구만리
타국에 짐짝이랑 지갑 잃어버린다 생각하면 ㄸㄷ

감튀김    친구신청

찾아서 다행이네요 휴...

air180    친구신청

죄송합니다만 막짤 영화인가요? 마크로스 같은데, 제목좀 알수 있을 까요?

재하늘    친구신청

우와ㅠ다행입니다 전 스페인에서 야간에 길잃어서 거의 울면서 돌아다녔는뎈ㅋㅋㅋㅋㅋ영어도 안통하고 어떻게 길찾았는지 기억도 안남 집시만날까봐 무서워가지고;;

재하늘    친구신청

토익 900나와도 말한마디못하네요 시바ㅠ

압둘란데요 [죄수생]    친구신청

저도 독일열차에서 가방 드랍한적이 있었죠 다행이도 막차 마지막역이라서 다음날 무사히 찾을수 있었죠

아틴    친구신청

어휴 흥미진진하네요 ㅋ 다행입니다.

바위군    친구신청

air180// A.C.E 라고 게임 영상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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