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군
접속 : 5926   Lv. 75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1121 명
  • 전체 : 1058810 명
  • Mypi Ver. 0.3.1 β
[잡담] 스페인에서 길 잃어버렸던 썰. (4) 2013/07/08 PM 06:55


가방찾기 썰에서 한분이 길 잃어버린 얘기를 하시길래 생각나서 또 써봄. ㅋ

가방 사건이 지나고 한 2주 뒤 정도였을거임. 네덜란드 4박5일 -> 스위스 3박4일 -> 스페인이니 아마 그정도.

마드리드에 갔는데 민박집이 참 좋았음. 사람도 좀 있고 다들 사교성도 좀 있어서 같이 놀고 술먹고 그랬었음.

보통 민박집이 주인이랑 같은 집에서 사는데 여기는 쌍둥이 집 2채가 붙어있고 하나는 손님 전용 ㅋ

부엌사용도 자유고 거실도 손님용 따로 있고 참 괜찮았음. 여행다니면서 나도 민박집 하고 싶다 생각 많이했는데

하면 이렇게 하고싶다. 하는 정도.


마드리드에서 첫날, 저녁때쯤 도착해 저녁밥을 얻어먹은 나는 왠지 가만히 앉아있기 좀이 쑤셔서

마드리드 시내를 다녀오기로 했음. 민박집이 좀 외곽이라 시내로 나가려면 모노레일 같은걸 타고 나가야됨.

시내 구경을 대강 마치고 다시 되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실었음.

피곤해서 노래 들으면서 잠깐 존다는게 ㅋㅋㅋ 눈을 딱 떠보니 내가 내릴 역을 딱 한 역 지난거임 ㅋㅋㅋ

어휴 ㅈ댔네 싶어서 일단 내림. 반대쪽에서 기다리는데 암만 기다려도 ㅋ 기차가 ㅋ 안와 ㅋ

이상하게 거기는 어린애들 한 20살 전후 되는 애들이 몇명 술먹으며 널부러져 있었음.

하도 기차가 안오길래 그나마 정신 있는거 같은 애 하나 붙잡고 물어보니 ㅋㅋㅋ 이제 없음 ㅋㅋㅋㅋ 그게 막차 ㅋㅋㅋ

아 레알 ㅈ댔네 싶긴 햇는데 그래도 역 하나라서 그냥 찾아가보지 뭐 싶었음. 사실 다른 방법도 없고.

일단 당시 내 습관이 숙소에 가면 와이파이로 근처의 구글 지도를 로딩해놓았었음.

그래서 왠만하면 길 잃어버릴 일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었나봄. 로딩되어 있는 숙소 근처 지도는 있긴 한데 내가 있는 지역은 지도가 없음 ㅋ

폰 정지시켜놔서 요금 많이 물더라도 지도를 부를수 있는것도 아니고 ㅋ

그래도 GPS로 방향과 거리는 대충 나오니까 일단 가보기로 함 ㅋ

일단 기차역을 빠져나갔는데... 뭔가 이상했음 ㅋㅋㅋㅋㅋㅋ

주택지같은 느낌이 안드는 동네였음 ㅋㅋ 4~5층 되는 큰 건물이 있고 정원같이 꾸며놓기도 했는데

한참 걸어가다보니 벽이 나옴ㅋㅋㅋㅋ 벽따라 걸어가는데 끝이 없네 ㅋㅋㅋㅋ

그러다가 표지판을 발견했는데... 이제보니 여기는 대학교 안이었음 ㅋㅋㅋ

우리나라도 대학교 큰데는 길 잃어먹기 딱 좋은데 여긴 정말 어마어마하게 넓었음 ㅋㅋㅋㅋ

무슨 대학교안에 기차역이 있어 아어 ㅋㅋㅋㅋㅋㅋㅋ

한참 헤매다가 물어물어 대학교 밖으로 나갔는데 정식으로 된 문같은게 아니고 내 무릎정도 오는 잡초들이 자란 ㅠㅜ

공터를 지나서 겨우겨우 나감.

다시 아이폰을 켜서 지도를 확인하고 끝없이 끝없이 ㅋㅋㅋㅋ 걸어감 ㅋㅋㅋ

마침 배터리도 20% 미만... 잘못하면 레알 ㅈ됨 ㅋㅋㅋㅋ 나 그래도 그때까지 노숙한번 한적없는데

노숙하게 생김 ㅋㅋㅋㅋㅋ

피곤하고 춥고 배고프지만 미친듯이 걸어가봄 ㅋㅋㅋ

걸어가다보니 별생각이 다듬. 그나마 맥도날드는 24시간 하는듯햇는데 내가 현금이 별로 없어서 ㅋㅋㅋ

혹시 택시나 버스라도 지나가면 탈려고 먹지도 못하고 그냥 걸어감 ㅋㅋㅋ

이게 길을 쭉쭉 방향만 맞춰서 걸어가도 되면 괜찮은데

가다보니 막다른 골목이 나와서 돌아나오고 한참가다보니 방향이 어긋나고 난리가 났음 ㅋㅋㅋ

길거리엔 사람하나 없고 택시 버스 개뿔 하나도 없음 ㅋㅋㅋㅋ 우리나라 진짜 살기 좋은 나라임 ㅋㅋㅋ

아이폰 배터리는 어느새 1%를 찍고있고...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숙소에 도착함 ㅋㅋㅋ

그때까지 걸은 시간이 6시간 ㅋㅋㅋㅋ 아오 ㅋㅋㅋ 들어가니 새벽 4시 30분인가 그랬었음.

딱 갔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ㅠㅜㅠ 어쩔수 없이 초인종을 누르니 주인이 나옴.

헐 안들어왔었냐고 어디갔다가 지금 오냐고 ㅋㅋㅋㅋ

이러이러이러이러했다 설명하고 들어가서 누워서 잠 ㅋㅋㅋ

담날 점심때 일어났는데 못나가겠음 ㅋ 몸살남 ㅋㅋㅋ

그렇게 담날 하루 날려버림 ㅋㅋㅋ

쓰고보니 별로 재미없다?!

신고

 

류현진    친구신청

집나가면 고생

I.Kant    친구신청

한국도 걸어서 다니려면 길이 쉽지가 않아요...거의 자동차 중심으로 길을 깔아놔서 걷다보면 막다른 길 만나기 십상이죠.

하드 보일드    친구신청

읽어보니 재미있는데요 구구절절 ㅈ됐다가 느껴짐

왕복티켓 끊어놓은게 아니라면 숙박으로 하루 잃어버린게 크리티컬

저는 여행갈땐 스트라이다 자전거 같은 게 좋은 거 같음

바위군    친구신청

ㄴ이전썰에서 언급했었지만 3개월짜리 널널한 여행이어서 그렇게 문제는 아니었어요 ㅋ 중간에 힘들면 하루씩 쉬고 그랬었음 ㅎㅎ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