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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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그린라이트] 터렛 애니메이션 (4) 2015/03/31 AM 01:57

내 비행기가 포탑 바로 위에 있음에도 포신이 길게 쭉 뻗어서 대포를 쏘는게 영 어색해서 가까이 가면 포신이 상하로 움직이도록 변경.
모델링, 애니메이션이나 코딩으로 구현하는건 금방되는데 스프라이트로 만드는게 좀 귀찮고, 이렇게 gif로 만드는건 더 귀찮다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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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스    친구신청

게임엔진도 자체제적이신가요? 대단합니다 응원할게요

수핔    친구신청

헉, 게임도 겨우 만들고 있는데 엔진제작이라니요. ㄷㄷㄷ
응원 감사합니다. ^^

Dragonic    친구신청

근데 양용포가 아닌 이상 주포들은 대공사격에선 무쓸모였...
일본제 전함들은 상당수가 2연장 주포였기에 별도 제작이 또;;

수핔    친구신청

1943같은 탑뷰 고전 슈팅이라 설정파괴 해야죠.
바다위에 떠 있는 주인공을 주포로 맞추는건 더 웃길거 같아서 대포 타입들은 제 맘대로 폭발효과를 몇 가지 만들어서 적당히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차피 덩치가 큰 포들은 이미 다 저렇게 구현했거든요.
근데 탑뷰라서 별로 티도 안 난다는게 문제.... ㅜㅜ
[지구에 산다] 흔한 못 배운 글솜씨 (3) 2015/03/26 PM 11:01
아들아, 보아라.

나는 원체 배우지 못했다. 호미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이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단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는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 돌밭을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때
내가 조물주인 것처럼 좋았다.
깨꽃은 얼마나 예쁘더냐. 양파꽃은 얼마나 환하더냐.
나는 도라지 씨를 일부러 넘치게 뿌렸다. 그 자태 고운 도라지꽃들이 무리지어 넘실거릴 때
내게는 그곳이 극락이었다.
나는 뿌리고 기르고 거두었으니 이것으로 족하다.

나는 뜻이 없다.
그런 걸 내세울 지혜가 있을 리 없다.
나는 밥 지어 먹이는 것으로 내 소임을 다했다.
봄이 오면 여린 쑥을 뜯어다 된장국을 끓였고,
여름에는 강에 나가 재첩 한 소쿠리 얻어다 맑은 국을 끓였다.
가을에는 미꾸라지를 무쇠솥에 삶아 추어탕을 끓였고,
겨울에는 가을무를 썰어 칼칼한 동태탕을 끓여냈다.
이것이 내 삶의 전부다.

너는 책 줄이라도 읽었으니 나를 헤아릴 것이다.
너 어렸을 적, 네가 나에게 맺힌 듯이 물었었다.
이장집 잔치 마당에서 일 돕던 다른 여편네들은 제 새끼들 불러
전 나부랭이며 유밀과 부스러기를 주섬주섬 챙겨 먹일 때
엄마는 왜 못 본 척 나를 외면했느냐고 내게 따져 물었다.
나는 여태 대답하지 않았다.
높은 사람들이 만든 세상의 지엄한 윤리와 법도를 나는 모른다.
그저 사람 사는 데는 인정과 도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만 겨우 알 뿐이다.
남의 예식이지만 나는 그에 맞는 예의를 보이려고 했다.
그것은 가난과 상관없는 나의 인정이었고 도리였다.
그런데 네가 그 일을 서러워하며 물을 때마다 나도 가만히 아팠다.
생각할수록 두고두고 잘못한 일이 되었다.
내 도리의 값어치보다 네 입에 들어가는 떡 한 점이 더 지엄하고 존귀하다는 걸
어미로서 너무 늦게 알았다.
내 가슴에 박힌 멍울이다.
이미 용서했더라도 애미를 용서하거라.

부박하기 그지없다. 네가 어미 사는 것을 보았듯이
산다는 것은 종잡을 수가 없다.
요망하기가 한여름 날씨 같아서 비 내리겠다 싶은 날은 해가 나고,
맑구나 싶은 날은 느닷없이 소낙비가 들이닥친다.
나는 새벽마다 물 한 그릇 올리고 촛불 한 자루 밝혀서 천지신명께 기댔다.
운수소관의 변덕을 어쩌진 못해도 아주 못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물살을 따라 같이 흐르면서 건너야 한다.
너는 네가 세운 뜻으로 너를 가두지 말고, 네가 정한 잣대로 남을 아프게 하지도 마라.
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남이 힘들면 너도 힘들게 된다.
해롭고 이롭고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세상 사는 거 별 거 없다. 속 끓이지 말고 살아라.
너는 이 애미처럼 애태우고 참으며 제 속을 파먹고 살지 마라.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힘든 날은 참지 말고 울음을 꺼내 울어라.
더없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참지 말고 기뻐하고 자랑하고 다녀라.
세상 것은 욕심을 내면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지만,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이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 줄 것이다.
별 것 없다. 체면 차리지 말고 살아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고 귀천이 따로 없는 세상이니 네가 너의 존엄을 세우면 그만일 것이다.

아녀자들이 알곡의 티끌을 고를 때 키를 높이 들고 바람에 까분다.
뉘를 고를 때는 채를 가까이 끌어당겨 흔든다.
티끌은 가벼우니 멀리 날려 보내려고 그러는 것이고, 뉘는 자세히 보아야 하니 그런ㅎ 것이다.
사는 이치가 이와 다르지 않더구나.
부질없고 쓸모없는 것들은 담아두지 말고 바람 부는 언덕배기에 올라 날려 보내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지극히 살피고 몸을 가까이 기울이면 된다.
어려울 일이 없다.
나는 네가 남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억척 떨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괴롭지 않게, 마음 가는대로 순순하고 수월하게 살기를 바란다.

혼곤하고 희미하구나.
자주 눈비가 다녀갔지만 맑게 갠 날, 사이사이 살구꽃이 피고
수수가 여물고 단풍물이 들어서 좋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니 내 삶을 가여워하지도 애달파하지도 마라.

부질없이 길게 말했다. 살아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여기에 남긴다.
나는 너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키웠다.
내 자식으로 와주어서 고맙고 염치없었다.
너는 정성껏 살아라.

- 임태주 시인 어머니의 편지 -



배운거 없으시다는 글 솜씨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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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랭    친구신청

그땐 그랬지

keep_Going    친구신청

너무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스크랩해 가서 두고두고 읽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노라드림    친구신청

눈가에 땀이나게 하는 글이네요
[지구에 산다] 구글 소나기 로고 (4) 2015/03/26 AM 12:05

황순원 탄생 100주년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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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피아    친구신청

호오~~ 황순원의 소나기~
추억돋네요.

여왕님★    친구신청

아 너무 좋다 일러스트 ㅠ

Citadel+    친구신청

와 아이디어 참 좋네요

유딩구리    친구신청

내가 죽으면 저 소년도 같이 묻어주세요...
[삶은 달걀] 바쁘냥? (3) 2015/03/23 AM 01:24

컴터 앞에만 앉으면 와서 못살게 구는 녀석들...
귀찮으면서도 좋앙~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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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 HONEY    친구신청

잠이 안오는데 어떻게 해야 된다냥

수핔    친구신청

모른척하면 구석탱이가서 자고 있는게 더 신경쓰이는... ^^;;;

ΑGITΩ    친구신청

우와 엄청 미묘네요.. 귀엽다..
[삶은 달걀] 전담 니코틴 비율 질문 (2) 2015/03/17 PM 03:02

무니코틴으로 두어달 버티다가 정서불안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어서 지인한테 심부름 시켜서 니코틴 액을 사오게 했습니다.
홀릭 하 0.022mg라고 되어 있고 병안에 모기 눈물만큼 들어 있네요. ;;;
근데 00mg/00ml이렇게 표기가 안되어 있어서 어떻게 계산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일단 20ml 액상에 다 털어넣었는데 이렇게하면 1미리 담배 정도되는거 아닌가요?
왜 독한거 같지... ;;;

느낌상 팔팔보다 독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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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e~    친구신청

뽐뿌사이트에 전자담배포럼 가시면 정보가 많더군요

담배핀호랑이    친구신청

좀전애 저도 니코틴 구매 했습니다..
2ml짜리인데... 제가 3미리짜리를 태워서
사장님한데 여쭤보니 액상 20ml 기준으로
2ml짜리 니코틴 반정도만 첨가 해주면
3미리정도 된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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