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우연한 기회로 영화를 보게되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20대 풋내기에 불과한 나로서는 그가 그저 노동운동의 시발탄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몰랐다
영화가 시작되고 그다지 좋지 못한 화질의 필름이 지나간다
영화는 과거 군부독재 시절의 흑백화면과 현재의 컬러화면이 차례로 지나가며 진행된다
바람 한 점, 작은 햇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컴컴하고 먼지로 가득 찬 좁은 공장,
많은 젊은이들이 닭장같은 공장 안에서 부속품처럼 바삐 움직이고 있다
끝 없이 미싱을 돌리던 방직공 하나가 돌연 피를 게워내며 밖으로 나간다
볕 안드는 차가운 돌계단 아래, 뱉어낸 피를 손에 머금은 채 여직공은 흐느끼며 내뱉는다
'손 씻을데가 없어요'
나는 영화를 꺼버리고 말았다
누가 일궈낸 나라였던가? 누구를 위한 경제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