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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필리핀 경찰의 기동타격부대 SAF (0) 2009/09/25 PM 02:29

아름다운 경치로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최근에는 최고의 영여연수 목적지로 떠오른 필리핀은 오래 전부터 정글 속의 게릴라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마오주의 반군인 신인민군(New People's Army)과 남부 모로섬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이슬람교 반군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oro Islamic Liberation Front)은 오랫동안 정부군을 상대로 투쟁을 벌여왔고, 이중 특히 후자는 2001년 이후 정부군에 대한 공세 및 테러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적 과격 이슬람교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아부 사야프(Abu Sayyaf)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미국과 필리핀 정부에 의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1980년대에 공산주의 게릴라들의 공격이 거세지자 당시의 마르코스 독재정권은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게릴라들의 근거지를 습격하는 특수부대의 필요성을 느꼈고, 1983년 5월 12일 특별행동부대(Special Action Force)를 창설하게 됩니다. SAF의 특수훈련을 거친 149명으로 시작한 이 부대의 첫 지휘관은 훗날 1986년의 피플파워 혁명 당시 마르코스를 몰아낸 민중 시위대 편에 선 피델 라모스 필리핀 경찰 총감이었습니다.

미국 FBI HRT, 프랑스 RAID와 이스라엘 YAMAM 등 세계 유수의 특수부대 교관들로부터 훈련받은 SAF는 80년대에 게릴라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며 경험을 쌓기 시작하죠. 1986년 2월 장기집권 독재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를 상대로 일어난 시민항쟁에서 정예 부대인 SAF는 지휘관인 라모스를 지지하여 마르코스 독재가 무너지는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이후 90년대부터는 게릴라 반군뿐만 아니라 마약 밀매, 매춘, 불법 사제 총기, 갱단 등 범죄와의 전쟁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이들은 일반 경찰 특수부대나 흔히 생각하는 SWAT와는 달리, 공중강습이나 은밀 침투로 적의 근거지를 공격하는 기동타격대의 성격이 대단히 강하고, 그런만큼 CQB나 시가전 훈련 외에도 공수훈련이나 HALO/HAHO점프, 장거리 행군, 정글 생존법 등 종합적인 훈련을 받지요. SAF 내의 CTU(Counter-Terrorist Unit)는 SAF의 정예 요원들로 구성된 대테러부대로 필리핀 전역에서의 인질 구출 및 대테러 작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SAF는 강도높은 훈련, 여러 차례의 전투와 실전 경험을 통해 잘 다져진 특수부대라고 평가받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반군과의 전투를 시작으로 2003년 마닐라에서의 군사쿠데타 시도, 몇 차례의 무장 은행강도사건, 조직범죄, 2004년 3월 신인민군과의 전투, 2006년과 2007년 각각 있었던 쿠데타 시도, 2007년 ASEAN 회담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된 바 있습니다. 특히 2007년 11월 26명의 무장한 장교들이 페닌술라 마닐라 호텔을 점거하고 현직 대통령인 글로리아 아로요의 사임을 요구한 사건에서 SAF는 필리핀 해병대와 함께 주변 지역을 모두 봉쇄한 뒤 V-150 장갑차로 호텔을 향해 돌진, 최루가스를 뿌린 뒤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을 모두 체포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두지요. 최근에는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이슬람교도 반군을 상대로 민다나오, 졸로, 바실란 섬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필리핀군과 미 해병대의 연례 훈련인 '발리카탄' 훈련에 경찰 특수부대로는 처음으로 참가, 이들의 군사적인 성격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죠.

SAF의 무장은 주로 M16계열의 소총과 M4, 그리고 미국-필리핀 합작 총기회사인 퍼프랜스(Ferfrans)에서 특별히 개조한 M4소총인 SOAR(Special Operations Assault Rifle), M14 등입니다. MP5와 UMP9 등도 쓰이고 있으며, 저격용으로는 바렛 .50구경 저격총이나 MSG90, 레밍턴 M700 등등 무장 역시 충실한 수준입니다. 그 외 험비나 랜드로버 디펜더, V-150 장갑차도 있으며 자체의 항공대도 있답니다. 참고로 마닐라를 포함한 필리핀의 주요 도시에는 SAF 외에도 SWAT팀들 역시 존재하며, 이들은 SAF의 훈련과정을 거친 뒤 SWAT으로 편성됩니다.

P.S... 필리핀 정규군의 전투태세 및 수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나, 필리핀의 특수전력은 무시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육군의 스카웃 레인저 연대와 특수부대, 해군 SWAG, 필리핀 해병대 포스리컨 등 정예 부대는 미군과의 오랜 교환훈련, 그리고 다양한 실전 경험을 겪었고 대게릴라 작전에서의 실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마르코스 이후로 필리핀군의 오랜 악습인 '정치 개입' 욕구가 아직도 남아있는지, 필리핀이 민선정권으로 이양한 후에도 군대에 대한 정부의 처우에 불만을 품은 소수의 특수부대원들 위주로 자주 쿠데타 위기를 겪곤 했죠. 군인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나라가 망조가 든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인 듯 합니다.

P.S. 2.... 거의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당연히 스페인 문화에 큰 영향을 받았고, 그 결과 전 인구의 압도적인 수인 81%가 카톨릭교도입니다. 기타 복음교도, 장로교, 개신교도 및 카톨릭의 현지 분파까지 합하면 무려 92.5%가 기독교도지요. 아시아에서는 동티모르(인구의 98%가 카톨릭교도)를 제외하면 필리핀만큼 교회가 일반 국민들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평가됩니다. 사진의 SAF 대원들도 작전 투입 전이나 파병 전에 사제의 미사를 거치고, 영성체와 묵주를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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