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많은 사람들이 먹어봐서 알건데, 삼겹살 구운 기름에다 김치나 밥을 볶아 먹으면 세상 그렇게 고소하고 맛있을 수 없다.
우리 백선생님도 고기의 마무리는 볶음밥이라 할 정도로 맛있는 기름인데, 가게에 가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름이다.
보통 가게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식물성 기름으로,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중국집을 찾는다면 그 사람은 또다른 맛집을 찾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동물성 기름을 가게는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을까.
옛날 80년대 초만 하더라도 동물성 기름은 흔히 사용되는 기름이었다.
동물성 기름은 식물성 기름에 비해 고소한 맛이 강하고, 기름맛이 강해 느끼한 걸 좋아하는 사람의 입맛에는 딱이었다.
허나 1989년 이를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우지파동였다.
당시 공업용 소기름으로 면을 튀긴다는 투서가 경찰서로 보내졌고, 경찰은 이를 수사하며 몇몇 기업의 업체 및 책임자들을 입건했다.
대대적인 수사로 인해 뉴스와 신문은 한동안 우지파동으로 떠들썩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큰 충격을 먹었고, 동물성 기름을 쓰던 업체들은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물론 지금와서야 인식이 바뀌었고, 모기업의 고문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이 동물성 기름 = 안좋은 것이라 사람들 속에 인식됐고, 결국 동물성 기름은 가정에서도 가게에서도 거의 퇴출되었다.
그래서 기업이나 가게에서 강조하는게 식물성 기름의 사용이었고, 이 마케팅은 00년대 식품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와선 왜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가게가 잘 없을까???
첫번째로 현재 2030대는 이미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제품에 익숙해져있다.
크면서 먹었던 익숙한 맛을 무의식적으로 찾는 우리들은 동물성 기름보단 식물성 기름을 찾게 되고, 또 웰빙바람으로 인해 무거운 맛인 동물성 기름을 먹는건 다이어트의 큰 적이라 생각한다.
두번째론 동물성 기름 역시 가격이 만만찮아 기업이나 가게에선 이걸 굳이 돈주고 사서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괜히 추가로 금액이 드는 일을 해서 좋을게 없다는 소리다.
아무튼 동물성 기름도 좋아하던 우리 민족이 하나의 사건, 그것도 가짜 투서 하나 때문에 식품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지금도 그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건 재밌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