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비가 와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라이벌들의 불운으로 약간의 행운도 얻었지만, 오늘 같은 상황에서 보여주는 알론소의 주행은 팀 무전 처럼, 페라리에게는 자랑스러운 모습이었을 것 같군요.
[근데 페라리를 위해 기우제를 지낼 수도 없고...]
- 자우버에게도 굉장히 의미있는 날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세르히오 페레즈'가 알론소와 박빙의 대결을 펼치며 2위를 차지했습니다. 팀이 BMW에 매각되었던 시절을 제외하면, 2003년 이후로 첫 포디엄 입성이로군요.
그동안 페레즈가 타이어 관리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오늘은 참 대단했습니다.
인터미디엇으로 시작했던 '세르히오 페레즈'는 1랩을 돌고 풀 웨트 타이어로 교체. 다른 팀들이 뒤늦게 타이어 교체로 혼란을 겪는 동안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9랩에서 폭우로 레드 플래그가 뜰 때는 이미 3위까지 순위를 올렸고, 15랩에서 2위였던 해밀턴이 핏 스탑을 하면서 실수를 범하는 것을 기회로 알론소와 1 : 1 대결구도를 형성하면서 레이스를 이끌어 갔습니다.
인터미디엇 타이어 상황에서도 알론소와의 격차를 줄이더니, 알론소가 '미디엄' - 페레즈가 '하드' 타이어인 상황에서도 맹추격.
[말라가는 노면에서는 페라리 머신의 한계가 나타났다고 해야할까요...=ㅅ=);;]
메인스트레이트에서 DRS와 KERS를 쓰며 0.3초차이까지 붙기도 했지만, 아직은 신인이라 그랬는지, 50랩 - 턴14에서 어이없게 코스 밖으로 크게 돌면서 타임을 크게 잃고 5초차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추격하면서 2.2초차이로 마감한 것을 보면 오늘 페레즈는 실력과 근성을 모두 보여준 것 같습니다.
[집중력만 좀 더 유지했으면 오늘 큰 일 낼 수 있었는데 말이죠.]
- 레드 플래그가 뜨기 전까지 맥라렌의 상황은 좋았었는데, 신기하게도 15랩 무렵 맥라렌의 두 드라이버에게 불행이 닥쳐오고 말았습니다.
해밀턴은 15랩에서의 핏스탑 때 출발과정에도 문제가 있었고, 피트 레인에서 트래픽에 걸리면서 타임을 손해봤고, 결국 알론소 뒤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42랩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하기 위해 다시 피트인을 했는데, 이번에는 브레이크 덕트의 스티커 제거에 시간이 걸리면서 또 다시 타임 손실. 폴 포지션을 차지했던 메리트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단추씨도 레드 플래그 전까지는 2위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는데, 15랩에서 HRT의 '나레인 카티케얀'과 충돌하면서 프론트윙 손상. 결국 핏스탑을 하고 프론트윙과 타이어를 교체하면서 순위 하락. 이후 프론트 타이어의 문제를 호소하다가 다시 피트인... 후반에 맹추격을 시도했지만 결국 P14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 오늘은 뭔가 불운이 겹쳤지만, 여전히 머신의 퍼포먼스는 강력하니 다음 중국GP를 기대해봐야겠군요.
- 레드불의 마크 웨버가 4위. 세바스찬 베텔은 11위. 지난 시즌의 강력함은 없지만, 레드불의 듀오는 현재 자신들의 상황에서 레이스를 잘 이끌어갔습니다. 웨버짱은 오늘 스타트도 나쁘지 않았구요. 헐헐헐...
베텔에게는 좀 불운이 있었습니다. 포인트권에 있었는데, 48랩에서 HRT의 '나레인 카티케얀'과 접촉하면서 왼쪽 리어타이어가 터졌고, 이후 시간을 소비하며 피트까지 겨우 와서 타이어를 교체했지만, 1랩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 팀 무전으로 머신을 멈추라는 명령을 받아야했죠. 베텔은 버티겠다고 했지만, 팀에서는 비상상황이라면서 멈추라고 했는데... 이후 장면은 잘 못봤습니다. =ㅅ=);;;;;
어차피 포인트를 못 따는 상황이니, 완주로 기록될 때 기어박스라도 아끼자는 차원이었을까요??? 궁금해지는군요.
-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5위. 10번 그리드에서 출발해서, 초반 타이어 교체 러시 때는 13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조용히 순위를 끌어올려 5위로 골인 성공. 막판에는 키미 특유의 패랩 찍기도 보여줬습니다.
[키미는 우승 횟수에 비해서 이상할 정도로 패스티스트 랩 기록이 많죠. =ㅂ=);]
- 팀 메이트 '로망 그로장'은 오늘도 리타이어. 초반 스타트도 괜찮았지만, 슈미옹과 경쟁하면서 접촉으로 슈미옹을 스핀하게 만들어서(?) 욕을 좀 먹더니... 결국에는 혼자 코스 아웃해서 리타이어. 오늘은 물론 비가 많이 와서 시야가 안 좋은 것도 있겠지만, 로터스 머신의 경쟁력이 나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컨스트럭터 순위를 위해 그로장의 완주가 필요합니다.
[컨스트럭터 점수를 보면 페라리나 로터스나 원맨팀이로군요. =ㅅ=);]
- 이목이 페레즈에게 집중해 있어서 많이 나오지는 못했지만, 윌리암스의 '브루노 세나'가 모처럼 힘을 썼군요. 6위라는 성적이 대단한 것이, 레드 플래그가 뜰 당시 세나의 순위는 23위였습니다. 그 때 리타이어 했던 것이 그로장 뿐이었으니 사실 맨 뒤였죠.
- 오늘 브루노가 토로로쏘나 포스 인디아를 상대로 보여준 추월 장면이나, 팀 메이트 말도나도 역시 리타이어 전(!!!)까지 포인트권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윌리암스 머신이 확실히 중위권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 같습니다.
- 포스 인디아의 듀오는 혼전속에서 순위를 잘 지켜 둘 다 포인트 획득에 성공했고...
- 토로로쏘의 '장 에릭 베네'는 남들이 인터에서 풀 웨트 타이어로 교체할 때도 인터미디엇으로 버티면서 순위를 올리더니, F1 데뷔 이후 2경기 만에 포인트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 메르세데스는 '미하엘 슈마허'가 말도나도의 리타이어 덕분에 간신히 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시즌 전 테스트를 통해서 돌던 소문 - 퀄리파잉을 통해 보여준 경쟁력은 꽤 쓸만한데, 어째 W03은 결승 주행에서는 평범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슈미옹은 그로장과의 접촉으로 스핀을 하면서 순위를 잃기는 했지만... 장미군은 오늘도 상당한 추월을 허용해야 했는데, 타이어 마모 문제와 DRS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의 머신 경쟁력은 좀 실망이군요.
- 슈미옹 VS 시덕이 상황에서 자우버 머신이 아웃 라인으로 추월하는 장면을 볼 때, 메르세데스가 소문과 같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특히 슬펐습니다.
- HRT는 시작부터 풀 웨트 타이어로 나왔기 때문에 9랩에 레드 플래그가 뜨기 전까지는 카티케얀이 무려 10위에 위치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야구에서 DTD라고 하나요? 결국 그렇게 되었습니다. '버튼 - 카티케얀'의 접촉은 버튼의 실수도 있었지만, '베텔 - 카티케얀'의 접촉은 뭐...
- 델 라 로사는 스타트에서 문제가 있어 피트 레인 스타트를 하고, 드라이브 스루 패널티도 받고...
- 다음GP는 중국 [4월 13일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