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김씨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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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순례길 (2014)] [7 Day] 2014년 3월 8일 로스 아르고스 - 로그로뇨 28.1km (0) 2016/12/31 PM 10:29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드리고 순례여행을 시작한지 딱 7번째 날이다.

7일 동안 160km를 걸어왔다.

어렸을때 성당에서 도보 성지순례를 갔을때는 3박4일 40km 걷는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뭐...

하루에 짧으면 20km 언저리, 길면 30km 가까이 걷고 있다.


어쨋든 오늘도 아침 일찍 출발. 오늘은 28km, 거의 30km를 걸어야 한다.


로스 아르고스를 나오면 묘지가 있다.

묘지 입구에 써진 비석에는 '당신은 나의 옛 모습, 나의 현재의 모습이 되리라' 라고 써 있다고 한다.

(에릭이 설명해줬는데 저렇게 알아듣는게 한계ㅠㅠ..)



숲길을 걷다보면 나오는 돌 무덤? 

누가 왜 저렇게 쌓아놓았는지는 모르겠다.




오늘 첫 번째 만난 마을 토레스 델 리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일요일이 되면 어지간한 대도시가 아닌 이상 스페인 북부(어지간한 카톨릭 국가는 다 그렇겠지만)는 가게 여는 곳이 없다.

사람들도 잘 안돌아다닌다.




이글레시아 데 산토 세폴크로(Iglesia santo de sepulcro)

여기 와서 성당 기사단 이야기 지겹게 듣고 있는데 그 성당 기사단과 예루살렘에도 있는 '홀리 세풀크' 라는 성당하고 관련이 있어 유명한 성당이라고 한다. (다른 이야기는 당연히 못알아들음..ㅠ)

거기도 지붕이 팔각형인데 팔각지붕이 성당기사단 상징 중 하나라고 한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안에는 그리스도 수난상이 있었다. 13세기에 만든거라고...




20km 를 더 가야 한다고....음... 그래도 숲길이라 걸을만 했다.

다만 3km 뒤에 골짜기(...)가 나와서 고생을 생각보다 많이 했다.




골짜기를 넘어가면....



골짜기가 하나 더 나온다.

1 + 1 골짜기 걷기 행사.




근성으로 골짜기 두개 넘고 11시 쯤에 20km 지점에 있는 '비아나' 에 도착했다.

마을 어귀에 붙어있는 저 그림의 주인공은 '체사레 보르자'

흑태자 사후 제국을 쥐고 흔들고 번스타인 가문을.... 마키아 밸리의 '군주론' 에서 가장 이상적인 군주의 형태라고 묘사하는 그 체사레 보르자라고 한다. 

'마키아 밸리즘' 같은 강한 군주론의 롤 모델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각종 미술 및 성당, 교회에서 묘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미지 모델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그렇게 그린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 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체사레의 측근이였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 (7년전 교양 수업 + 드문드문 겨우 알아듣는 영어)

체사레 보르자는 교황 알렉산더 6세 사망 후 스페인으로 추방당해서 국경 방어를 하다가 여기서 죽었다고 한다. 서풍에서는 시라노가....





그래서 비아나 성당 옆에는 체사레 보르자의 묘가 이렇게 떡 하니 존재한다.

이탈리아 사람이 먼 스페인까지 와서 죽은 이유는 교황 알렉산더 6세의 사생아였기 때문에 다음 교황 때 추방된 것.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세계사 및 중세 기독교사를 찾아 보는걸 추천)




비아나를 나가려고 하니 시간은 11시 40분이 넘었다.

10km 남았으니까 점심 먹고 다시 출발. 고속도로 옆으로 땡볕을 그대로 받으며 걷다보니 나바라(Navara) 주가 끝나고 라 리오하(La Rioja) 주가 시작된다는 간판이 나온다.

스페인은 나바라, 라 리오하, 레온, 갈라시아 등등 고대 왕국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 지방을 지배하던 고대 왕국 이름이 주 이름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른 큰 지방에 지하면 작은 주 지만 이 동네는 최고급 와인 산지라고 한다.  



그리고 땡볕과 약 30km의 압박으로 지친 상태로 걸어서 로그로뇨 도착 할때까지 사진 그런거 없다.

물 다 떨어지고 먹을거 다 떨어져서 아무 생각도 없이 걸었다.

아무 생각없이 있으니까 참 좋더라.

그렇게 8km 쯤 걷다 보니 도착. 도시 규모가 제법 크다.




다른건 다 제쳐두고 배가 많이 고프니 얼른 뭔가 사먹을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마을이 아니라 도시 규모니까 일요일에도 마트 다 열었겠지. 



는 착각 of 착각. 





알베르게 바로 앞에 붙어있던 라 리오하 지방의 순례길 그림.



바닥에는 이렇게 갈 길, 조가비, 도시 이름이 새겨져 있다.

친절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 도시에서 왜 마트는 안열었니.




어떻게든 뭐라도 사 먹으려고 내가 가는 이 길이 마트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일요일이라고 다 쉰다고 셔터 내렸다. 


아...망했어요...




동네 3분의 2쯤 돌고 배고파서 돌기 직전에 나타난 광장..

어디선가 들리는 사람들 소리와 음악소리. 


 

가게, 마트는 다 닫는데 열려있는 시장. 

일요일에만 여는 시장이라고 하는데 시장이 있으니 뭔가 음식을 팔거라는 생각을 했으나..




음식을 팔거라는 생각은 경기도 오산.

공사 중, 일요일에 닫음. 그냥 Close. 아........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서 알베르게 로비에 널부려져 있는데 이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났다.

알베르게 오스피딸로에게 조그만 슈퍼도 없냐고 물어보니까 바로 앞에 슈퍼가 저녁미사 한시간 전부터 4시간 정도 영업을 한다고 알려준다.


왜 그걸 이제야 알려주세요?..... 




슈퍼엔 정말 물건이 없다.

겨우 오늘 저녁하고 내일 아침 정말 가볍게 먹을 정도만 겨우 사다 놓고 미사 드리러 성당으로.

우리나라는 동마다 하나의 성당만 있지만 스페인은 도시 규모에 따라 두개, 4개까지도 있다.

이 동네는 3개가 있는데 이 성당의 이름은 '산타마리아 데 라 레돈다 대성당', 사도 야고보, 즉 산티아고에 봉헌 된 성당이라 산티아고 대성당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제대 뒤에는 예수님을 만난 순간부터 사도 야보고의 일생이 부조로 장식되어있다.


미사 끝나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가자 에릭 일행이 돌아와 있었다.

난 몰랐는데 이 동네는 타파스(Tapas)가 유명하다고 사왔더라.

어차피 마트 다 닫고 식료품 떨어져 있는건 피차 일반이라 가지고 있는거 꺼내서 다 같이 나눠 먹었다.

어지간한 대도시가 아닌 이상 일요일에는 음식 대비를 하고 다녀야겠다.

(생각해보니 게임할때도 인벤토리에 음식은 항상 있더라.. 하다못해 포션이라도...ㅠㅠ)



알베르게 7유로.

식료품 6.10 유로

13.10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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