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을 매일매일 체감하고있다.
이걸 어떻게 걸어가냐... 생각했던게 언제냐는 듯 이제는 배낭도 별로 안무겁고 가볍게 걸어가는 내 모습이 이젠 뭐 놀랍지도 않다.
이거 운하라고 한다.
태어나서 이렇게 생긴 운하는 처음본다.
물가라 그런지 습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물가를 끼고 걸어서 그런가??
오늘의 여정 첫 시작은 상쾌하게 시작했다.
땀도 별로 안나고 쾌적하고 좋네.
한국에서보다 더 빨리 만난 벚꽃. 전에 페로돈 언덕 근처에서는 살짝 필락 말락 했는데 여기서는 만개했다.
그런데 벌들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걷다가 쏘이면 나만 고생. 나만 손해.
양떼다.
나는 강원도 양떼 목장도 안가봐서 이렇게 양떼가 몰려있는걸 보고 참 신기했다.
순례길 와서는 이렇게나 자주보는 풍경인데 ㅋㅋ
땅이 넓어서 그런지 목축업을 참 많이 한다.
얘는 어디가 아픈건지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있었다.
매에 매에 거리면서 무리만 쳐다보는게 조금 안쓰럽다.
조금 더 걷다보니 붕붕 윙윙 소리가 엄청나게 들린다.
과수원인가??
위에도 썻지만 쏘이면 나만 아프고 손해니까 빠르게 지나간다.
프로미스타 마을 광장
광장 한가운데에 무료 와이파이 안테나 빵빵한게 세개나 잡혀서 놀랐다.
시간도 점심 먹을 시간이라 가방에서 주섬주섬 음식을 꺼내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잘 있다고 소식도 전하고 잠시 쉬어간다.
이제는 걷는것도 완전 적응되서 20km 정도는 12시~12시 30분이면 온다.
동네에 이런 뼈대만 남은 문 같은거 많던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순레길의 중반에 해당하는 메세타 지역은 흙길에 적당히 자갈을 깔아놔서 날씨 상관없이 걷기 참 좋다.
물론 나는 메세타 지역 내내 땡볕이라서 날씨가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갈라시아 지방에 들어가서 메세타의 자갈길이 많이 생각났다.
갈라시아 지방은 소똥과 진흙의 콜라보가 만드는 혼돈. 파괴. 망가의 길......
오후 1시 50분. 시에스타 10분전 카리온 데 로스콘테스 도착.
이 동네는 예전에는 굉장히 큰 동네였다고 한다.
수도원도 있고 산타 클라라 수녀원이 운영하는 알베르게도 있고...
지금은 인구가 줄어 폐교됐지만 학교도 두개.
일단 알베르게 체크 인을 하고 쉬어야 하는데
스페인 단체 아저씨. 아줌마들이 등장. 나랑 같은 방에 체크인.
오늘도 푹 쉬는건 망했다.
이 사람들은 말이 많고 엄청 시끄럽고 코도 왕창 곤다.
험난한 내일이 될 것 같다.
이동 중 식비 4.50 유로
알베르게 5 유로
식비 8.67 유로
16.37 유로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