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결혼 좀 하느라 안올렸는데 다시 업로드 시작합니다.
어김없이 해 뜨기 시작할 무렵 출발.
오늘은 폰세바돈까지 간다.
아스토르가는 작은 도시 같았는데 막상 걸어보니 빠져나가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분명 어제까지는 날이 쌀쌀하지는 않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걸어가면 갈 수록 쌀쌀하다.
그래도 가볍게 10km쯤 걷고 숨 좀 돌리고 다시 출발.
이때는 지금부터 험난한 하루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구름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화창했고 길도 걷기 좋은 흙길,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소리까지 딱 이때까지는 좋았는데...
산타 카타리나 도착.
마을 입구가 특이하게 생겼다.
오늘은 여기서 점심식사. 마을 건너편에 눈 덮힌 산이 보이긴 했는데 내가 저기를 갈 거라고는 생각 안했다.
점심먹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분명 오늘 아스토르가를 나올 때에는 봄바람이 불었는데??
그리고 라바날 데 카미노라고 써 있는 이정표 앞에서는 먹구름이 꼈다.
이 날씨면 100% 눈올것 같은데 피레네를 우회하다 눈에 파묻혀 죽을뻔한 순례길 첫 날이 떠올랐다.
여기서부터 날씨는 다시 초겨울. 겨울 날씨를 시작해서 봄 날씨 속을 걷다가 다시 겨울이 되니 더 춥다.
걷다가 옆을 보니 저 멀리 산에 눈이 쌓여있는게 보인다.
괜히 오늘따라 더 황량한 느낌이 든다.
사진만 보면 눈 오기 직전 같은 날씨라는게 전혀 실감이 안나지만..
오르막길 조금 올라가니까 바로 이렇게 눈이 쌓여있다.
순례길와서 눈 보고 좋았던 적 단 한번도 없는데 슬슬 남은 일정이 걱정된다.
스페인은 유럽 남부로 알고있는데 곧 4월되는 판에 이 무슨...
오늘 오르막길은 다 올라온 것 같다.
점심먹은 산타 카타리나 이후 계속 오르막길만 반복이었는데 평지다.
대신 올라올 만큼 올라와서 추운게 함정.
이 코너만 돌면 오늘 걷기도 끝
오늘의 목적지 폰세바돈 도착.
페허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 비주얼.
스페인 북부가 아니라 네팔 인근 느낌이 들지만 이런 활량함도 나쁘진 않았다.
여기서 3~4km 정도 가면 나오는 '철 십자가'를 여유있는 시간대에 보고 싶어서 오늘의 목적지로 정했다.
여기가 밤에 별이 그렇게 잘 보이고 일출이 예술이라는데 기대된다.
저녁식사는 알베르게에서 단체로 주문 받아서 만들어준다.
여기는 슈퍼도 뭐도 없어서 그냥 주문하고 씻고 쉬는걸로 일정 마무리.
내일은 철 십자가를 지나 성당 기사단의 성이 있는 폰 페라다까지 갈 예정이다.
커피, 맥주 : 2.70 유로
맥주 : 1.50 유로
알베르게 : 5.00 유로
저녁식사 : 9.00 유로
-총 18.20 유로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