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9: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0:54:19.29 ID:YSg2xaBlO
>>1입니다
조금 심심하니 Y를 만난 과정을 써보려고 합니다
결코 재밌는 이야기도 아니라 느긋하게 합니다
참고로 지금 상황은 내가 여자친구 집에서
난 핸드폰으로 스레에 올리는 중
여자친구는 컴터 만지고 있어
적당히 DVD 보면서 둘이서 술 마시고 있어
여자친구한테 묻고 싶은게 있다면 대답할 수 있는 한으로 대답할게
접기
640: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00:13.16 ID:YSg2xaBlO
재수 끝에 난 의예과에 들어갔다
취직 불안이 없어지는 것과
평쟁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과 비교하면
재수의 고생은 고생도 아니었다
단지 재수학원 시절에도 친구를 거의 못 사귀었으니까
대학에 들어가서도 친구가 생길지 불안했다
애초에 사교 능력도 없었고
의예과 학생은 대부분 재수생이 맣다는 건 물론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재수했다는 걸 열등적으로 느끼고 있던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재수한 사람과 우선 친해지자고 생각했다
642: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06:03.04 ID:YSg2xaBlO
단지 재수생과 현역의 구별은 외모로는 거의 구별이 가지 않는다
어쩌지…하고 생각하면서 흡연 구역으로 갔을 때
오리엔테이션 때 본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그게 Y였다
조금 속세를 벗어난 분위기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무표정으로 담배를 피던 Y는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었지만
담배를 핀다는 건 스무살 넘었다? 라는 건 최소 삼수생 ! ?
그 생각이 들어 나는 말을 걸었다
641: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00:46.95 ID:Cy19/0NDi
이제 >>1 닉 붙인 편이 좋지 않어?
64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11:20.28 ID:YSg2xaBlO
>>641
미안, 닉 붙이는 방법 몰라…
나 "저기~……"
Y "네?"
대답해줬다 ! 무표정이지만 !
나 "신입생이죠…?"
Y "네"
나 "저도에요 ! 저, 의예과이세요…?"
Y "네"
나 "저도에요 ! 그, 이름이…"
Y "Y이에요"
나 "나, M이라고 해요 !"
Y "…"
나 "…"
뭐지? 이 미묘한 공기
646: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27:00.10 ID:Vd5sl9AZO
>>644
닉은
자기 이름(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닉)#적당한 문자(알기 쉬운 거 말고)
였던가 까먹었어???미안
645: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20:17.60 ID:YSg2xaBlO
Y는 다 피자마자 얼른 갔다
나는 "미인은 역시 성격 안좋네"라고 생각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여러가지 동아리 안내서를 받아서
나는 전부터 관심이 있던 사진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버지한테 입학 선물로 받은 DSLR을
너무 애지중지 하다 안쓰게 되버릴까봐 라는 이유도 있었다
4월 말, 불안했던 친구 만들기도 생각 만큼
고난하지 않고 같은 과는 물론이고 타과에도 친구가 생겼다
단지 Y는 항상 혼자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친구사이에서도 Y는 자주 화제거리였다
대체로 "안 웃는다"라든지 "어둡다"라는 의견였다
나도 동의했다
Y는 흡연소에서 가끔 만나기는 했지만
대화는 일절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643: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10:54.27 ID:Vd5sl9AZO
Y씨한테 묻고 싶은 건, 첫경험 감상 같은 거ㅋ
1한테 묻고 싶은 건, 격투기하는 여자는
체내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에 名器가 많다고 들었고
더군다나 애정이 있다면, 바로 가지 않을까 라는 거ㅋ
647: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27:08.36 ID:YSg2xaBlO
>>643
물어봤어ㅋㅋ
"멍하니 있다가 끝났어. 왠지 상상했던 거랑 달랐어"
인 모양입니다
처녀였기 때문에 잘 안들어가서 당황했어
나는 기분 좋아앗 ! 라는 생각보다
안 무섭게 해야지 ! 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어
지금도 삽입하면 10초 만에 갈 것 같아
난 조루는 아니야
651: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32:49.32 ID:Vd5sl9AZO
>>647
조루는 아닌데 10초라니???
꿀꺽
그럼 이야기를 계속
648:재수타로 ◆S3eHibtKkQ :2011/03/01(火) 01:29:11.83 ID:YSg2xaBlO
닉 이거면 괜찮나?
649: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29:25.40 ID:WXD7bcal0
재수 타로ㅋㅋ
652: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01:34:53.38 ID:YSg2xaBlO
미안, 취해서 적당한 말 넣어봤어 orz
잊어버리면 곤란하니까 친근한 단어로 할게
653: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39:22.29 ID:YSg2xaBlO
하지만 황금연휴기를 지난 시점에서 약간의 사건이 일어난다
교내에서 Y가 모르는 사람과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난 엄청 놀랐다
"웃을 수 있네 !"라고 생각했어
이 시점에서 난 Y의 이름 밖에 모른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어두운 것도 무서운 것도 아니구나"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다음에 흡연실에서 Y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말 걸어보자 ! 라고 생각했다
65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42:31.50 ID:Vd5sl9AZO
흠흠
655: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47:35.80 ID:YSg2xaBlO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애초에 흡연실 가면 항상 Y가 먼저 있었다
난 용기 내서 Y 옆에 앉았다
나 "저…"
Y "네?"
나 "저 기억하세요…?"
Y "…?"
기억 못했다\(^o^)/
쇼크였지만 그래도 계속 이야기했다
나 "OT일 때 여기서 말 걸었는데…"
Y "…아아"
떠올려줬다 !
나 "같은 과인데도 그로부터 전혀 얘기 안했네 싶어서…"
그 뒤로 나는 여러가지를 물었다
나이, 고향, 어디 사는지…
나이로 삼수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재수 시절의 이야기는 안 꺼내는게 좋겠지 싶어 안 물었다
Y는 말이 적지만 질문하면 대답해준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흡연실 이외의 장소에서 얘기할 일은 없었다
656: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51:08.71 ID:Vd5sl9AZO
흠흠???응 !?
이름이랑 닉 까먹었네
657: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51:48.98 ID:YSg2xaBlO
입학 직후의 바쁨에도 불구하고 난 알바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시작한 건 가정교사 알바였지만
학생의 부모가 짜증나서 한달도 못채우고 그만뒀다
다음으로 시작한 것은 서점 알바였다
658: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1:58:27.32 ID:YSg2xaBlO
서점 알바는 의외로 육체노동이라 빼빼 말랐던 나는
시작한 직후 근육통을 계속 안고 다녀야했다
Y와는 여전히 흡연실에서만 얘기했고
Y가 먼저 말을 걸어오는 일도 전무했다
하지만 내가 팔을 주무르거나 치는 모습을 보고
"팔 아퍼?"
라고 물어봐줬다
고작 그것 뿐이여서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지만
나는 엄청 기뻤다
나 "아, 응…서점에서 알바 시작했는데 의외로
육체노동이라 빡세요"
Y "남자면서 한심하네"
조금 쇼크\(^o^)/
나 "역시 운동 계통 동아리 들 걸 그랬나…"
Y "…서클 뭐 들었는데?"
! ! ! ! ! !
처음으로 Y가 먼저 질문 ! ! ! ! !
660: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01:19.96 ID:YSg2xaBlO
나 "사, 사진부 ! !"
목소리가 뒤집힌 건 지금도 잘 기억 난다
Y "…후응"
안 돼! 대화가 끝나겠다 ! !
나 "그, 그러고 보니까 Y씨는 무슨 동아리에요!? 안 물어봤네 !"
Y "나? 나 공수도"
…………KARATE?
661: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04:55.86 ID:ZVNc4vj00
"남자면서 한심하네"
"나? 나 공수도"
엄청난 콤보
???(つД`)???
662: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05:13.06 ID:YSg2xaBlO
아니 여자애가 공수도 해도 그리 신기할 건 없지만
전에 이야기 했듯이, Y는 나카마 유키에 닮았다
즉 청초계열이다 (어디까지나 외모는)
그래서 엄청 놀랐다
나 "공수도 !?"
Y "응"
나 "어…왜 !?"
Y "왜냐니…초등학생 시절부터 계속 소림사 하다가
고등학교에서는 검도 하다가…그렇게 됐어"
단숨에 Y가 무서워졌다
663: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08:40.14 ID:YSg2xaBlO
Y와는 그런 관계가 지속됐다
입학 직후에 안고 있던 Y에의 편견은 사라지고 있었다
단지 Y는 강의 들을 때는 학생식당에서도
항상 혼자라 그게 조금 신경 쓰였다
6월에 신입생 행사가 있어서 약간의 사건이 일어났다
66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18:53.75 ID:YSg2xaBlO
Y "그…잠깐 괜찮아?"
행사가 끝나고 다음 날, 흡연실에서 Y가 말했다
놀라서 "그래앳 !"라고 강하게 말하자
Y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행사일 때 같은 과 애가 말을 걸어왔지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몰라
무뚝뚝한 태도를 취하고 말았다, 라는 이야기였다
고작 그거냐 !? 라고 생각했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
나도 진지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애초에 Y가 친구를 안 만드는 이유는 뭘까
난 단순히 그런 성격의 사람이겠지 싶었다
대화 말투도 표정도 묵묵해서,
갈리레오에서 나오는 유카와 교수? 같은 느낌
하지만 Y는 이른바 극도로 낯을 가리고
말이 서툴러 대화가 안 이어진다든지
돌려말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이야기했다
665: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26:43.85 ID:YSg2xaBlO
나 "아니, 그래도 노골적으로 말해도 되는 거랑
안되는 거의 구분은 가죠?"
Y "…난 엄청 둔해서 심한 말 들어도 괜찮은 타입이라…"
확실히 둔하지 않으면 외톨이를 견딜 수 없지
아마 뒤에서 소곤거리는 걸 알면서도 넘어간 거겠지…
나 "일단 미소로 대하는 건? 그래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화제로 얘기해본다든지…"
Y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화제라니?"
나 "출신 지역이라든지 좋아하는 학생 식당 메뉴라든지 있잖아!"
Y "그런가…"
삼수나 해버리면 대화능력 사라지는 건가, 싶었다
Y "M군은 대단하네…"
나 "어 !?"
Y "나 같은 것 한테도 말 걸어주고…
얘기해보면 엄청 즐겁고…"
아마 나는 이 때부터 Y를 좋아했다
669: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44:26.60 ID:YSg2xaBlO
7월, 첫 시험이었다
그 쯤 되자 Y 주변에도 사람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그 사람들 전부 "Y씨의 설명 엄청 이해가 잘 돼!" 라고 했다
얘기할 수 있게 됐네 ! 녹아들었네 ! !
나는 기뻤다
Y는 진지했다
강의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영어 강의는 안 나왔지만 물어보니
TOEIC으로 고득점이라 면제된 모양이었다
머리 좋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삼수했잖아…라는 생각도 들었다
670: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46:33.80 ID:djzHM8QAO
계속해주세요
672: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53:50.79 ID:YSg2xaBlO
이 무렵까지 난 아직도 Y를 좋아한다는 자각이 없었다
단지 여름 방학일 때 그 계기가 나타났다
Y는 항상 꾸밈 없다고 할까
청바지+T셔츠+카디건+운동화 차림이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엄청 미인였기 때문에
"미인은 뭘 해도 맵시가 사네"라고 느꼈다
여름 방학, 난 잠시 고향에 내려오는 것 외에는 알바만 했다
대학생은 의외로 돈이 든다
난 알바비를 전부 술값이나 옷이나 취미 삼매경이었다
여름 방학 어느 날, 내가 일하던 서점에 Y가 찾아왔다
67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2:57:46.72 ID:YSg2xaBlO
난 숨을 들이켰다
정말로 몇초간 호흡을 할 수가 없었다
Y는 검정 니트 민소매에 흰 스커트를 입고
화사한 샌달을 신고 있었다
복장이 바뀐 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지만
평소에는 전혀 느끼지 못한『색기』같은 것을 실감했다
676: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00:26.46 ID:YSg2xaBlO
Y가 찾아온 것은 우연이지만
나는 몰래 Y의 움직임을 확인했따
왜 그런 스토커 같은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조금이라도 Y를 더 알고 싶었던 거겠지
어떤 책을 읽을 건지, 무슨 잡지를 살 것인지
그녀가 향한 것은 중학생용 참고서 코너이었다
678: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04:36.73 ID:YSg2xaBlO
라고 할까 그 날의 Y의 복장 확실하게 기억하는 나 토나와ㅋㅋㅋ
681: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11:11.75 ID:WXD7bcal0
그 상황이라면 좋아하게 되는 것도 충분해
682: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11:19.71 ID:YSg2xaBlO
음? 뭐지? 라고 생각했다
한동안 모습을 지켜봤찌만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
난 지금 알아봤어요 라는 느낌으로 Y한테 말을 걸었다
나 "어라, 혹시 Y씨?"
Y "어?…아, M군"
나 "여기, 중학생 참고서 코너에요. 뭐 하세요?"
Y "나, 지금 중학생 과외해주고 있어"
나 "어, 중학생? 고등학생 아니고?"
Y "고등학생도 하고 있어"
나 "…몇명하고 있어요?"
Y "6명"
놀랐다
대학생이면서 과외 알바하는 녀석은 많지만
대부분 2명 밖에 안 했기 때문이다
687: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29:59.30 ID:YSg2xaBlO
애초에 난 과외 알바를
한달도 못채우고 포기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존경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설명이 알기 쉽다고 했었고
그런 점에 소질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Y "M군, 여기서 알바?"
유니폼 앞치마를 보고 Y가 말했다
나 "응"
Y "서점에서 알바한다고 전에 얘기했지"
! ! ! ! 기억해줬다 ! ! !
Y "이젠 근육통 걸리는 일은 없어?"
나 "이, 이젠 없어 ! 근육도 붙었어 !(어필 ! 어필 !)"
Y "그것 치곤 팔 가늘어"
……………orz
688: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38:27.22 ID:YSg2xaBlO
나 "그…학생 집, 이 근처야?"
Y "오늘 애는"
지금 밖에 없다고 판단한 난 이렇게 말했다
나 "그…끝나면 같이 밥 먹으러 갈래 !?"
Y "그래?"
해냈다아아아아아 ! ! !
689: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44:37.93 ID:m9eM6ksAO
그래서 그래서
693: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57:16.73 ID:YSg2xaBlO
서로 알바가 끝나면 만나자고 이야기를 맞췄다
내가 한시간 정도 일찍 끝나지만
그 대신 서점에 있는 요리 잡지를 보고
근처에 있는 좋은 선술집에 가기로 정했다
생각해보면 학교 흡연실 밖에서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선술집에서 난 여러가지를 물었다
과외 안 힘들어? 라든지 왜 6명이나 해? 라든지
Y는 꽤 애주가에 특히 일본주를 좋아했다
벌컥 벌컥 마셨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나는 내가 Y를 좋아한다는 걸
자각하게 되는 에피소드가 Y의 입에서 시작했다
695: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4:03:44.75 ID:Vd5sl9AZO
>>693
Y씨가 술이 강해서 다행이네 !
만약 술이 약했으면, 그 사건 때???
69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3:59:55.04 ID:YSg2xaBlO
미안, Y가 DVD 다 봤다고 잔다고 하니 나도 잘게
참고로 같은 침대야ㅋㅋㅋ싱글 침대ㅋㅋㅋ
맘껏 밀착ㅋㅋㅋㅋ
697: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04:12:42.86 ID:WXD7bcal0
지금쯤 1은 스킨십하고 있겠지???암튼 오늘은 수고
699: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10:44:29.90 ID:ZVNc4vj00
좋은 여자한테 반했네
703: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20:08.86 ID:YSg2xaBlO
알바 끝났어
닉, 이걸로 괜찮나?
704: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21:50.69 ID:YSg2xaBlO
오 되네
다행이다
그럼 오늘도 느긋하게 갑니다
707: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33:53.38 ID:YSg2xaBlO
우선 Y가 6명이나 과외를 하는 이유는 즉 돈이었다
과외는 단시간 고수입이긴 하지만
한번에 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이라
한두명 만으로는 그 금액이 크지는 않다
나 "그렇게 벌어서 사고 싶은 거라도 있어?"
난 지금도 이 질문한 걸 후회하고 있다
NANA라는 만화에서 노부가 주인공한테
이런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그 느낌
Y "원하는 건 별로…단지 생활비라든지 학비 감당해야되니까"
나 "……(잠시 침묵)……어, 아, 부모…라든지…"
Y "부모 말이지. 조금 사이 안 좋아"
놀랐다
난 학비나 생활비는 보호자가 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더군다나 의예과다
자식이 들어가면 자랑할 수 있고, 장래도 안정적이다
부모는 기뻐하며 돈을 보내준다 (적어도 내 부모는 그랬다)
주변에도 스스로 생활비나 학비를 내는 사람은 없었다
난 알바비를 전부 취미로 소비하고 있었다
가끔 부모가 보내주신 돈으로 옷을 사기도 했다
난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가만히 있었다
그 분위기를 파악한 Y가 말했다
Y "괜찮아. 부모한테 의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실컷 의지하는게 좋아. 부모도 평생 기대게 해주진 않을 거니까.
언젠가는 독립시켜야겠지만 그 때까지는 의지했으면 하실거야.
부모라는 건 그런 생물이라고 할까
자식은 언제까지나 애로 남아있어줬으면 한다고 할까…
언젠가 자립했을 때 이번에는 너가 부모를 의지하실 수 있게 해드려
의사가 되면 금전적인 면으로 고민할 일도 없을거니까
그게 감사한다는 거고, 건전한 가족관계라고 생각해"
이 사람이 좋아
그렇게 생각했다
708: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38:13.06 ID:YSg2xaBlO
계산은 멋지게 남자인 내가 내려고 했지만
"서로 학생이니까 더치 페이 !"라면서 Y가 고집을 피웠다
이런 점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부모와 왜 사이가 안 좋은지는 안 물어봤다
아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내가 침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710: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44:29.52 ID:YSg2xaBlO
다음 주, 같은 요일에 Y는 서점에 찾아왔다
또 식사하자고 얘기해보고 싶었지만
Y의 금전 사정을 알았기 때문에 섣불리 말을 못 꺼냈다
그걸 알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담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난 Y를 집으로 불렀다
"집에서 먹을까? 직접 요리해서ㅋ그게 더 싸잖아ㅋ"
이런 느낌으로 속꿍꿍이가 없어보이는 말투로 제의했다
참고로 야한 짓을 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지금 그런 관계가 되봤자 안 어울릴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Y "에로한 건 안 한다ㅋㅋ"
………………선수 당했다 orz
711: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7:51:21.37 ID:YSg2xaBlO
둘이서 알바하고 오는 길에 슈퍼에 들려서
식재료와 많은 양의 술을 사서 (이 때도 더치페이) 내 집으로
거의 혼자 해먹지 않았기 때문에
조미료가 턱없이 부족해서 또 사러 나가기도 했다
Y "평소에 안 해먹지ㅋㅋㅋ
처음부터 나한테 요리시킬 생각였네ㅋㅋㅋ"
나 "…………미안"
Y "뭐, 괜찮아. 요리 좋아하니까"
Y는 단숨에 요리를 만들었따
참고로 메뉴도 기억한다
양파 수프
토마토와 두부 샐러드
닭고기 야채 조림
참치회를 살짝 구워 간 아보가드와 와사비를 섞은 소스를 얹힌 것
다어어어어어엄처어엉 맛있어서 감동했다
농담으로 "프로야?ㅋ"라고 묻자 "일단 프로야"
라고 대답하길래 뿜었다
712: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8:00:19.40 ID:YSg2xaBlO
Y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요리 전문학교에 다닌 듯
하지만 1년이 지났을 때 영양학에 관심이 생겨
학교를 다니면서 독학을 시작했다
운이 좋으면 전문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런 계통의 대학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건강』그 자체에 관심이 생겨
의예과를 목표로 하게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지 부모가 레스토랑을 하고 있어서
당연 졸업하면 부모가 경영하는 곳으로 올 줄 알았던 부모가
의예과를 목표로 한다는 걸 듣고 대격노
그래서 사이가 안 좋다고 했다
나 "왜 그걸 나한테 말하려고 생각했어…?"
Y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마. 부끄러우니까ㅋ"
부끄러울 것 없는데
양파 수프와 조림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또 배고프면 먹어~" 라는 말을 남기고 Y는 집에 갔다
지금도 양파 수프를 먹을 때마다 그 때의 일이 떠오른다
713: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8:02:00.90 ID:YSg2xaBlO
미안하지만 여자친구를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갔다 올게
30분이면 돌아올거야
714: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18:06:41.23 ID:7VYgRSVW0
갔다와
716: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18:33:50.42 ID:zCQwatMG0
좋은 이야기야
717: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8:49:57.33 ID:YSg2xaBlO
다녀왔어
TSUT?YA 들려서 오늘도 DVD 빌렸어
다운타운의 웃어서는 안 되는 시리즈의 폐허 파트랑
치몬츄츄 DVD
뭐야 이거\(^o^)/
718: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9:01:17.41 ID:YSg2xaBlO
그 뒤로 Y는 매주 한번씩 우리 집에서 요리하고 같이 먹었다
난 지금까지 옷이나 취미로 소비하던 알바비를
Y가 조금이라도 요리하기 쉽도록
조미료나 요리도구를 사기 위해 사용했다
하지만 Y는 그런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없는 건 있는 걸로 대신 할테니까 괜히 돈 쓰지마"
라고 말했다
조금 풀이 죽었다
그래도 난 Yㅎ나테 뭔가 해주고 싶었다
어느 날 인터넷 점을 치고 있을 떄
난 Y의 생일이 9월이라는 걸 알았다
이거다 ! ! ! ! !라고 생각했다
단지 아무 선물을 주더라도 또 "괜히 돈 쓰지마"라고
해오면 쇼크고 또 애초에 뭘 줄지 모른다
옷이나 화장품에도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고
요리와 관련된 건 이미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술이나 담배…?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아서 기각
고민 끝에 난 케익을 만들기로 했다
720: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9:10:49.55 ID:YSg2xaBlO
하지만 태어나서 케익 같은 건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일하던 서점에 놓여있던 과자 책을 읽었다
케익을 만드는데 오븐이 필요한 듯
…………없어 오븐\(^o^)/
그냥 시판품을 살까도 생각했지만
어떻게든 내가 만든 걸 먹었으면 했다
난 레시피 사이트에 접속해서『간단 케익』으로 검색했다
고민 끝에 난 핫케익 믹스로 만드는 케익을 만들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지
반 이상의 표면이 새까매졌다
그래도 아직 외견이 괜찮은 걸 골라
사이사이에 생크림과 바나나와 키위를 꼬자아서 어떻게든
홀케익 답게 만들었다
알루미늄으로 접시채 감사 냉장고에 넣어 Y가 오기를 기다렸다
721: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19:18:48.83 ID:YSg2xaBlO
Y는 평소대로 맛있는 밥을 지어줬다
다 먹었을 때 나는 "생일 축하해"라며 케익을 꺼냈다
Y의 요리 실력에 비교하면 맛있거나 예쁘지도 않아서
솔직히 비웃으려나 라고 생각했다
Y는 말없이 포크와 나이크로 케익을 먹었다
계속 조용히 먹고, 다 먹은 다음
"엄청 맛있었어"
라고 말했다
그냥 그냥 기뻤다
그리고 Y는 충격적인 한마디를
"M군이 친구라 다행이야"
……………………\(^o^)/
726: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20:45:48.36 ID:8eUWaW5NO
>>721
\(^O^)/←이거 X됐다 이미지인 것 같았는데
그냥 기뻐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729: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20:55:31.58 ID:YSg2xaBlO
>>726
아니 그 X됐다의 의미야
친구라니 orz 라는 의미
하지만 이 쯤 되자 이 관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Y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나 같은거와 전혀 레벨이 달라서
그런 사람과 사귀는 건 꿈이라고 할까
상상해도 전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 몇번이나 집에 오면서
점점 거리는 좁히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Y와 섹●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성으로서 안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혼자 주무를 때 Y를 안주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 Y와 하고 싶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냐고 이건
728: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20:54:11.96 ID:9OE1vHfB0
이런 걸 해주면, Y도 D한테 눈이 가지 않는다는 거군. 납득 납득.
733: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21:55:15.64 ID:biHd++b60
본격적으로 Y시점으로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어
735:재수타로 ◆naAqV94LaU:2011/03/01(火) 23:19:03.51 ID:YSg2xaBlO
>>733
여자친구 시점은 안 쓰려고
중복될 에피소드가 많고
지금 반동거 상태라 여자친구한테 묻고 싶은 거 있으면
내가 물어볼테니까 써줘
그런 관계는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도 이어졌다
가끔 같은 과 친구가 주선해 다같이 마시러 가기도 했다
극도로 건전한 대학생 관계이었다
단지 역시 Y는 여자로서 좋아했다
여자인 친구한테 학교에서 한번 머리를 꾸밈 받아왔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섰다
하지만 섹●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백하자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는 2갠데
첫째는 고백해서 OK 받지 못할 것이 자명했으니까
또 하나는 Y 자신이 누군가와 사귈 생각을 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미인에 머리도 좋아서 반드시 누군가한테서 고백 받았을텐데도
Y가 누군가와 사귄다는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그래서 안심했던 거지
조금만 더 이대로 지내자, 라고
그 관계가 12월까지 이어졌어
그리고 12월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어
738:이름도 없는 피험체 774호+:2011/03/01(火) 23:24:54.92 ID:9IBD6jzuO
따라잡았어
눈물이 안 멈추는 35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