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 연재갤에서 카툰 HQ갤러리가 생겼을때나,
루리웹에서 우수만화 게시판이 생겼을때나,
만약 내 만화가 거기에 올라간다면 당당하게 관리자에게 "내려주십시오, 만화에 대한 열정은 하이퀄리티나 우수로 책정되는 게 아닙니다, 개인의 관점으로도 측정되는 것도 아니죠, 판단은 대중의 몫입니다."라고 말할 생각이다.
근데 한번도 안 올라간다.
어차피 올라갈 수 있는 종류의 만화도 그리지 않지만,
동시에 올라 갈 수 있는 퀄리티로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그림이 누군가에게 잘 그려진 그림으로 보이지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어휴ㅡ 스스로 체감하면서 눈으로 볼 때는 정말 비참해진다.
타블렛을 냄비받침으로 쓰고 싶어지는 것이다.
인정받기 위해서?
내가 좋아서하는 일이 왜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되어야 할까?
차라리 먹고사는 문제라면 인정한다.
만화에 대해 비하하는 것도 아니고,
만화가에 대해 비하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인터넷에서 만화를 그리는 사람 중에서 정말로 사교성이 괜찮은 인간을 본 적이 없다.
사실 무척이나 자기일에 바빠보인다.
당장 만화게시판에 "술한잔 하실 분"이라고 치면 몇사람이 나올까?
참고로 그 사람 중에서는 나도 포함된다.
좋아하는 사람도 몇몇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대부분은 자신의 에고에 허우적 거리거나 스스로 간지를 떠벌리기에 바쁜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일에 무척이나 열심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만화를 그리는 일은, 누가봐도 시간을 너무 잡아먹고. 다른것에 신경 쓰기에는 너무나 마음을 좀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건 비하가 아니다. 비하하는 일이라면 내가 하지도 않는다.
이상하게도 서로를 잡아먹는 일을 습관적으로 하고있으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먹히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착하다.
에로만화부 그리다가 그리기 싫어서 개소리 좀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