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와 니코니코 접속 : 4722 Lv. 79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42 명
- 전체 : 266734 명
- Mypi Ver. 0.3.1 β
|
[영화] [스포]과연 뱃슈 전에 배트맨 영화가 필요했을까요. (8)
2016/04/24 PM 09:26 |
개인적으로 뱃슈를 욕하면서도 재미있게는 보고 온 사람입니다.
뱃슈에서 배트맨을 바로 싸움을 붙여야 했나,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거 아니냐 하는 평이 많더군요.
확실히 영화내에서 많은 이야기가 서로 어우러지지 않고 서로 격돌을 하며 불협화음을 내긴 했습니다.
배트맨의 이야기와 슈퍼맨의 이야기 사이에서 렉스 루터가 있고 원더우먼까지 나오는데 편집의 문제인지 각본의 문제인지 기획 자체의 문제인지 한 영화라기에는 중구난방이었죠.
그런데 이 이야기를 굳이 따로 풀었어야 할까 의문이긴 합니다.
먼저 배트맨 솔로무비가 필요했다.
이건 전 반대입니다. 이미 배트맨은 바로 직전 배트맨이 배트맨 포에버라면 모를까 다크나이트 트릴로지가 끝난지 얼마 안된 시점입니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프리퀄격으로 배트맨영화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마블의 경우에는 어벤저스를 만들기 위해서 아이언맨, 캡아, 토르, 헐크등 총 5편의 영화를 찍고서야 다같이 모이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반면 DC는 슈퍼맨 하나 놓고 갑자기 배트맨과 싸움박질을 시키더니 원더우먼까지 끼얹었죠. 확실히 결론적으로는 망한 기획이었습니다만 저는 기획자체는 좋게 보고 있습니다.
마블 어벤저스의 가장 구심점이었고 이번에 싸우는 주체인 아이언맨과 캡아는 공통점이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공동의 적이 있었고 무엇보다 정부에 협력하는 영웅이었습니다. 때문에 같이 만나면 싸움보다는 협력이 먼저였죠.
반면 DC의 양대주자인 배트맨과 슈퍼맨은 공통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양극의 캐릭터죠. 이 캐릭터를 저스티스리그에 함께 부른다. 이 주체도 없을 뿐더러 이 두 영웅은 왜 같은 편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상극이죠. 캡아와 아이언맨이 싸운 것이 2000년대였다면 배트맨과 슈퍼맨은 이미 20세기에 싸운 코믹스도 많았죠.
더욱이 배트맨과 슈퍼맨은 조직에 속해있지 않은 영웅입니다. 누가 끌어들여서 저스티스리그를 만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이죠.(마블 원작도 비슷하지만 일단 영화기준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배트맨과 슈퍼맨이 영화에 같이 나오면 일단 싸우고 볼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문제는 배트맨의 단독영화가 필요했냐 하는 점인데 이번 뱃슈에서의 배트맨은 그걸로 충분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내내 배트맨 파트는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밀고나가죠. 추격전에 아무 말 없이 차를 타고 박살내고 끝입니다.
돌아와서 몇마디 하고 환상보고 아무 말이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긴박한 음악으로 긴장을 조성합니다.
여기서 놀란의 배트맨을 비교해보죠. 놀란의 배트맨은 영화내내 대화가 많습니다. 예로 들면 조커입니다. 조커는 영화내내 뭔갈 이야기합니다. 영화랑 아무 상관도 없어보이지만 그의 말은 영화의 중심을 관통하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들입니다. 이건 다른 빌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내내 뭔가를 설명합니다.
잭 스나이더는 그런 놀란의 분위기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런 설명하는 부분이 아니라 폼을 잡는 부분들만 가져왔죠. 놀란영화의 장점은 아이맥스카메라로 인한 극강의 비주얼도 있지만 이야기를 등장인물간의 대화로 풀어가는 점도 한몫합니다.
배트맨은 충분히 자신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렉스 루터의 파티에서 만난 클라크켄트와의 말싸움이라던지, 알프레드와의 충돌이라던지 이야기를 풀어낼 기회가 있었음에도 트레일러용의 멋진 대사날려주는 것이 전부였죠.
그리고 무엇보다 배트맨이 왜 슈퍼맨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결정적인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국회의사당 폭발로 결심을 했는데 거기서 무엇을 보고 결심했는지는 말도 안하고 단련과 무기제작 몽타주로 때웁니다.
그랬기 때문에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동질감을 느껴야 하는 마사씬에서 왜 배트맨이 슈퍼맨을 살려주는지 관객들에게 전달이 하나도 안되는 거죠.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데 왜 싸움을 끝내냐는 의문이죠.
마찬가지의 피해자는 렉스 루터입니다. 사실 말은 많이 합니다. 가장 놀란영화에 나올법한 스타일이기도 합니다만...
하는 말이 죄다 실없습니다. 의원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장면 보면 한심하기만 합니다. 렉스 루터는 두뇌가 좋은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의 렉스 루터는 머리는 좋은데 그걸 말로 못풀어내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렉스 루터가 남을 설득한 장면은 단 하나입니다. 마사를 잡아놓고 슈퍼맨을 협박할 때입니다;;
캐릭터는 잘 잡아놓으면 뭐하나요. 그 캐릭터를 써먹는 방법을 모르는데요. 심지어 그렇게 말을 주구장창 하면서도 슈퍼맨을 왜 죽이려 하는지는 말도 안합니다.
말이 많이 옆으로 샜지만 결론은 뱃슈는 성급한 영화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영화 하나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을 말할 필요가 없는지를 구별하지 못한 결과물입니다.
배트맨이 왜 불살을 깼는지는 한마디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알프레드가 한번이라도 불살에 태클을 걸거나 클라크 켄트가 태클을 걸면 되는 문제였죠. 거기에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의 쉴드만 한번 쳐줬으면 되는 겁니다. 이놈들은 죽어도 말을 안듣는다고요.
그리고 로빈이라든가 다른 떡밥들은 남겨두는 편이 나았죠. 왜냐면 그것이 떡밥이고 다음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심지어 다음영화인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도 연관이 있을 수가 있고요.
ps. 생각해보니 스포 좀 있는 거 같아 뒤늦게 달아놓습니다. 죄송합니다. |
|
|
|
|
또 불살은 배트맨의 캐릭터 설정 중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죽어도 말을 안듣는다고 설명해버리면 조커나 다른 적들은 총을 쏴버리지 뭐하러 감옥에 가두겠습니까. 이는 기껏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투입했던 배트맨이 전 편을 부정해버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할 것은 많은데 그걸 다 풀어내지 못해서 말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