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첫 Balanced Amature 이어폰 XBA 시리즈.
저급모델 1SL, 중급모델 2SL, 상급모델 3SL, 최상급모델 4SL로 4개 라인업 중
상급모델인 XBA-3SL입니다.
여태까지 소니가 왜 BA 이어폰을 만들지 않는지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만 잔뜩 돌았는데
이제 알 것 같습니다.
CCD도 내가 만들고, CMOS도 내가 만들고, 이면조사도 내가 만들고
카메라도 내가 만들고, 테레비도 내가 만들고, 렌즈도 내가 만들고
CD도 내가 만들고, BD도 내가 만들고, 비디오도 내가 만들고
메모리카드도 내가 만들고, 게임기도 내가 만들고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도 내가 만들고
헤드폰도 내가 만들고...
그러니까 BA도 내가 만들거야.
BA에 그렇게 SONY 마크를 찍고 싶었느냐..
몇일동안 요도바시를 염탐하면서 4SL을 가느냐 3SL을 가느냐를 두고 망설였는데
결국 19,800엔인 3SL로 가게 되었습니다.
고작 3천엔(약 45,000원) 차이인데 3SL로 한단계 낮은 것으로 간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죠.
3SL은 BA가 3개 들어간 제품입니다. 각각 Full Range, Woofer, Twitter를 담당합니다.
4SL은 BA가 4개로, Full Range, Woofer, Twitter, 그리고 Super Woofer가 있습니다만
이 4번째 BA 덕분인지 중고음이 조금 묻혀버립니다.
한마디로
3SL의 소리가 오히려 더 좋습니다.
박스 옆면의 모습입니다. 이어폰단자와 연장선을 보여줍니다.
상급 제품이라고 EX600, EX1000처럼 엄청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생각하면 안됩니다.
왜냐면 저처럼 크게 실망하거든요..
박스 하단을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여기를 잡고 잡아당기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친절한 화살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는 곳이 일본이므로 일본내수용 패키지입니다. 따라서 보증서도 일본어죠.
요도바시에서는 영수증처럼 생긴 간이보증서를 내주고 있으므로
보증서를 따로 기입할 필요 없이 소니에 간이보증서를 들고 찾아가면 수리받을 수 있습니다.
설명서는 2SL, 3SL, 4SL 공용입니다.
1SL은 소모품 취급이라서 구입하면 개봉 안했어도 환불조차 안됩니다.
아니꼬우면 1만엔 넘으라는 얘기입니다.
SL 계열은 넥체인 타입이기 때문에 오른쪽 유닛의 케이블 길이가 길게 되어 있습니다.
곧 나오는 LP계열은 애플계열 이어폰 리모콘 대응 제품으로
3.5mm 4핀 단자이고 왼쪽과 오른쪽 유닛의 케이블 길이가 대칭입니다.
이어폰 사진들.
이어폰 뒷면의 금색 사각형 무늬는 BA의 갯수를 의미하며,
각각 사각형의 위치에 BA가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3SL은 세로로 길게 나열되어 있으며, 그 덕분에 이어폰 모양 역시 길쭉합니다.
이어폰 집기도 편하더군요.
4SL은 마름모 모양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통통한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회사의 고가 BA 이어폰들과 모양이 비슷합니다.
연장선.
소니는 연장선에도 SONY를 찍습니다.
연장선은 휴대기기들의 구조 또는 두꺼운 케이스때문에 이어폰단자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염려해
계단 모양으로 단자를 더 길게 만들어두었습니다.
케이블 역시 일명 칼국수 케이블이라 불리는 넓적한 케이블을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꼬이거나 엉켜도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이어팁(이어피스, 이어버드)은 예전처럼 총 7종의 이어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SS, S, M(이어폰에 끼워진 상태로 판매), L, 노이즈 캔슬 이어팁 SS, M, L
소니는 줄감개에도 SONY를 찍습니다.
이 외에도 가죽 케이스가 있지만 매우 조촐합니다.
사진은 조촐함에 너무 놀란 나머지 못찍었습니다..
저는 원래 독일에 위치한 beyerdynamic)))) 사의 DT770PRO 250Ω을 쓰고 다녔습니다.
이놈은 30만원주제에 5~60만원대의 Hi-Fi계열 헤드폰까지 커버해버리는 무시무시한 헤드폰입니다.
10년동안, 가을 겨울 봄 여름까지 오로지 헤드폰만을 고집해온 이유는 단 하나
가격대 성능비, 가격대 음질비가 이어폰보다 월등히 좋기 때문이었습니다.
트리플 파이 10pro, 웨스톤3, SHURE SE535, ER4, EX600, EX1000.
이것들
줘도 안가진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각각 3~8시간씩 청음해보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NT6는 안써봐서 가질 지 안가질 지 판단을 못했지만요..
(솔직히 SE535는 좋음.. 이것만큼은 공짜로 주면 가짐)
SE535 빼고는 모두 14000khz 이상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건 아무리 비싼 이어폰이어도 마찬가지였죠.
이건 진짜 "이어폰"이라는 태생적 한계인가 싶어 이어폰을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A8이라는 이어폰도 있지만, 그건 오픈형이라 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었죠..
그런 제가, 지금까지 헤드폰 업그레이드만 해오던 제가
아웃도어로 쓸수가 없는 DT770PRO를 아웃도어로 쓰고 다니던 제가
드디어 헤드폰을 벗었습니다.
DT770PRO와 거의 견줄만한 이어폰이 나타난 겁니다..
3SL보다 보컬과 고음이 조금 떨어지는 4SL마저도 가격이 2배인 SE535보다 고음을 잘 내줍니다.
이 이어폰, 지금까지의 소니 소리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소니가 Hi-Fi급 소리를 내다니 말도 안되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마치 오디오테크니카의 ATH-M50처럼 말이죠..
Hi-Fi계를 원하시는 분들, 지금까지 이어폰의 고음불가에 실망하신 분들
XBA-3SL 또는 XBA-4SL 꼭 한번 들어보세요.
듣다가 주머니에 둘둘 말아 넣거나 가방에 대충 꾸겨넣는 경우가 많아서..
덕분에 ie8도 집안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들고 다니는건 5만원 이내의 부담없는 제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