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계집이나 그림계집이 아니라
오랜만에 진짜 여자가 나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키도 작고, 단발머리에 안경쓴, 약간 통통한 편인, 발랄하지만 수줍은 면도 있는 귀여운 여자아이.
그야말로 저의 이상형.
교복인지 아닌지 애매한 복장이었지만, 분명 주변 사람들과 저는 사복이었으므로
처음 보는 풍경이었지만, 아마도 대학교였던 것 같았습니다.
(제가 전에 다니던 대학교와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어딘지 모를 교실에서, 그 아이는 2칸 옆에 떨어진 곳에 앉을까 제 옆에 앉을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제 기억으로는 처음보는 얼굴인데 어째선지 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아이도 저에게 이전부터 친했다는 듯 말을 걸더니 결국 제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제가 그림(2D만화애니캐릭터계열)전공이니 이 아이도 같은 전공이겠지요.
저는 용기를 내어서,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곁에 어깨가 찰싹 달라붙을 정도로 바싹 붙어서
묻거다 대답해주고, 그러면서 은근슬쩍 어깨에 팔도 걸쳐보고(어찌나 두근두근했는 지 모릅니다)
그런 제 행동에도 전혀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가끔씩 살며시 기대오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들뜬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싫어.. 가슴 여기가 이상해진단 말이야.."
그 때 저에게 했던 이 말 한마디가 어찌나 저의 마음을 흔들어 놓던지..
그때 참 타이밍 좋은 교수님이
저희들 옆에 웃으시며 앉아서 "왜? 무슨 일 있니?" 라고 말을 걸어주시지 않았다면,
제 심장은 이미 폭발해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그 아이와 저는 서로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고,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드디어, 거의 정확히 3년 전에 헤어졌던, 거의 정확히 3년동안 사귀었던
첫사랑의 환영에서 벗어났습니다.
군대 들어가기 2달 전에 헤어지고, 군대 들어가서 일병 달을 때까지 울고
병장을 달 때까지 가끔씩 꿈에 나와 착잡하게 만들었던
병장을 달고, 전역하고, 몇개월 간의 사회생활과 유학준비기간 동안에도
이젠 별 감정은 없지만 잊을 만 하면 나타났던 첫사랑의 환영에서 드디어 벗어났습니다.
이제, 마음에 드는 분만 나타난다면, 정말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나봅니다.
지금부터는 그 사람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
방 안에만 있으면 만날 사람도 못만나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