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혈압 오르면 코피가 자주 터져서 지난주에 이비인후과를 갔습니다.
의사 왈
"아-무렇지도 않네 멀쩡하구만"
정말 나았나보다 하고 집에 돌아가서 잘 지내다가
어제 밥먹으려고 한숟가락 들은 순간
뚝...
녹화해놓은 아이돌마스터 한장면도 못보고 있다가
멈출 기미가 안보여서 화장실 변기통에 코박고 있었더니
변기가 피바다가 되었는데
이 와중에 저를 꾀병취급한 의사와 우리 아부지한테 보여줘야겠다 싶어
다시 코 틀어막고 사진기 들고와서 사진찍으려고 해보니
아무래도 이거 야 그림되겠다 싶어 갑자기 예술혼 발동되어
카메라 방전될 때까지 코피 뚝뚝 흘리면서 사진 찍어대고 동영상 남기고...
찍고나서 변기 내리는데 피가 씻겨내려가는 거 보고
"아 이거 내려가는 것도 동영상으로 찍었어야 하는데...." 하면서
끝까지 예술을 포기 못하고 아쉬워했습니다.
아버지는 미안하다 하시고, 여동생이랑 어머니는 사진은 안보여드렸는데
어머니는 걱정하시고 여동생은 그거 방사능 때문 아니냐....
어머니 저 어렸을 때 코피때문에 레이저로 지졌잖아요 이야기하니 그래도 걱정이 안되겠냐며...
사실은 흔하디 흔한 코피인데
파인더로 보니 마치 섬뜩하고 혐오스럽고 공포감이 드는 영화의 한장면같아서
한시간을 피를 뚝뚝 흘리면서 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