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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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서] 응원의 힘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6) 2015/08/20 PM 09:09
어렸을 때 운동회같은 날이나 대회같은 때에 응원을 받으면
응원을 주는 사람들이 저에게
어떠한 결과를 원하고 그 결과를 바라는 느낌이었기에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그 결과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하는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힘내라" 라는 응원장면이
저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저들의 힘내라는 말에 주인공들은 온힘을 다시한번 내쏟을까..





오늘도 새직장에서 윗사람한테 또 인격모독을 들으며
오늘 드디어 제 표정도 썩기 시작했는데
(와 진짜 인격모독은 어딜 가나 있구나..)


1시간에 걸친 인격모독시간이 끝나고 나서 그 상사가 자리를 비우자
주위 사람들이 "쟤는 지도 못하는거 너한테 시키려고 한다"
"여기서만 10년 넘은 나도 지금도 똑같은 실수하고 지도 똑같은 실수 저지르면서 되게 뭐라그러네"
같은 여러가지 그 상사에 대한 뒷담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라기엔 방금전인데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 계셨던,
이쪽이 아예 보이지도 않는 자리의 분께서, 일하는 제 곁을 지나면서 특유의 저음으로


"힘내라(頑張れよ)"






남에 대한 뒷담을 같이 하거나 편을 들어주었을 때는 그냥
"원래 그런가보구나"
"나도 같이 험담하면 상사보다 신참인 내 이미지가 더 깎이니까 참자" 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참고 말았는데




웃으면서 건네준 "힘내라"라는 응원 한 마디에,

그 딱 한 마디에 정말 마음이 확 풀리네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굳어있던 제 표정과 응어리가 정말 봄날에 눈녹듯 확 풀리는 기분입니다.




"이게 바로 진짜 응원의 힘, 말의 힘이구나"라는 것을
25년 삶을 살면서 처음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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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ffy♥    친구신청

힘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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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silvermoom    친구신청

그 사람을 위하는 진심어린 응원이었기에 더욱 아름답고 가슴에 와닿은 것 같아요.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응원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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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

minguy    친구신청

저 역시 직장을 여러번 옮겼지만 결국 대처하기 나름이라고 생각 해요...나도 참 간사한게 언제나 자기 정당화를 하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게 제 단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근데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 해보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저런 말도 할 수 있다고도 느껴 지거든요... 아랫사람이라 참자 라기보다는 상대방 입장에서 한번 생각 해보고 그래도 너무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면 내가 저사람 말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오직 나를 위해서 내 위주로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이다 생각하며 그냥 건성으로 넘기기 시작하니까 욕을 먹어도 냉정하게 대처 하게 되더라고요...상대방에 말에 논리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요...어느정도 순응하며 자기 자신의 생각도 약간씩 피력하기 시작 하시면 이제는 응원을 받는 입장에서 응원을 하시는 입장으로 바뀌시기 시작할겁니다. 힙내세요^^

여우할아버지    친구신청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몇번이고 되새겨보며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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