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좌석 구석에 앉은 어떤 젊은 여자가 노래를 듣는다.
텅 빈 지하철 객실이라고는 하지만,
달리는 지하철 소음과 귀여운 커플 한쌍의 재잘거림을 견디고서
맞은 편인 대각 끝자락에 앉은 나에게까지 선명하게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노래.
흥에 겨운 듯 가끔 손가락으로 가방을 두드리는 그녀의 모습이
나에게는 참으로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큰 소리를 듣는다는 건,
그만큼 큰 소리가 아니면 잘 들리지 않거나,
앞으로 그렇게 될 예정이니까.
요즘은 귀가 어두운 사람이 많은 건지,
아니면 귀가 어두워지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여러 공공장소에서 이 여자와 비슷한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참으로 불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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