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ian Blue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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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 7의 봉인(The Seventh Seal, 1957) (3) 2014/05/11 AM 08:42

"그리고 어린 양이 일곱 번째 봉인을 떼었을 때에 하늘에서는 반 시간 동안 침묵이 흘렀다"
- 요한 묵시록 8:1

산딸기에 이어 두번째로 감상한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젊은 시절을 십자군 원정에 다녀온 기사가 돌아와 죽음을 만나 체스대결을 통해 유예기간을 얻고 그 동안 페스트, 마녀사냥 등 타락하고 황폐해진 도시를 바라보며 신의 존재,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산딸기를 봤을 때도 생각한거지만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는 상당히 문학적이다. 형이상학적인 질문에 빠져있는 기사와 현실적인 이야기를 뱉는 유쾌한 성격의 종자는 돈키호테와 산초를 떠올리게 하고, 죽음과 체스를 두는 것은 어딘가 파우스트적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죽음은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데 영화 초반부터 긴장감을 지속시키면서 흥미를 끄는 역할을 한다.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죽음이 나타난 첫 장면은 마치 연극처럼 보이는데 너풀거리는 옷을 입고 팔을 들어올리는 것만으로도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표현하는 장면은 소품을 잘 이용한 환상적인 장면으로 보였다.

해골이 장면의 귀퉁이에 배치되어 있는 장면이 많은데 바니타스 정물화처럼 보였다. 바니타스 정물화가 주는 Memento mori의 메시지는(죽음을 기억하라) 계속해서 등장하는 죽음의 모습과 함께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나온 안톤 쉬거가 떠올랐다. 예전 멋모르던 시절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고 안톤 쉬거를 죽음과 같다고 해석했었는데 이 영화의 죽음을 보니 거의 판박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똑같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정말 좋아서 몰입이 잘되었다. 정말 재밌고 의미있게 보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감상은 영화를 보는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글로 적기에는 모호한 것 같은 이 느낌은 혼자 곱씹을 때 완벽해질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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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존    친구신청

다음주 혹은 다담주에 보게될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 리뷰 잘읽었습니다
더욱 기대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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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영화 리스트에 있길래 비슷한 날짜에 같이 감상할까 하다가 새벽녘에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져서 먼저 봐버렸습니다. ㅋ 리뷰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레이트존    친구신청

후후 기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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