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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텔로니(I Vitelloni, 1953) (0) 2014/07/21 AM 05:40

비텔로니(I Vitelloni, 1953)

빈둥대는 청년들이라는 뜻의 이 영화는 이탈리아 리미니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파우스토, 알베르토, 레오폴도, 리카르도, 모랄도 다섯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청년들은 그저 목적없이 방황하기만 할 뿐입니다. 갑작스러운 결혼 앞에서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파우스토는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지만 끊임없이 바람을 핍니다. 극작가의 꿈을 품은 레오폴도는 신세한탄만 할 뿐이고, 알베르토는 동생에게 돈을 받아 사용하면서도 노동자들을 비웃습니다. 모랄도는 새벽녘 거리를 거닐면서 이런 삶의 공허함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만 깊은 무력감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모든 시대의 청춘이 느끼고 마는 슬픈 자화상입니다. 다섯 주인공들은 다섯이면서도 또 하나이기도 합니다. 꿈은 달성되지 않고, 가정을 꾸릴 준비는 되지 않았으며, 가족에게는 인정받고 싶고, 이 모든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무력감이 습관이 되어 더이상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 깊은 고민으로 빠져드는 청춘의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페데리코 펠리니가 태어나기도 한 공간적 배경 리미니라는 도시는 이 무력감의 근원으로 설정되어 주인공들은 이 도시를 떠날 것을 다짐하곤 하지만 대부분 달성되지 않습니다. 모랄도만이 마지막에 더이상 미루지 않고 기차를 타고 도시를 떠날 뿐입니다. 결국 계속되는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 것이겠죠.

펠리니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축제의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축제가 끝난 아침, 삐에로의 가면을 바라보는 알베르토의 내면은 축제날과 강렬하게 대비되어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깁니다. 마치 도피처를 찾아 하룻밤을 신나게 즐겼다가 집으로 향하는 길, 한숨을 따라 후회를 조각조각 내뱉어놓는 슬픈 발걸음처럼요. 그 후 알베르토의 동생이 떠나는 에피소드는 상당히 인상적인데, 슬프기도 하고 한 편의 블랙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하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끕니다.

보고난 후에 상당히 긴 생각을 남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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