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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시사] (FT) 일본, 대중(對中) 갈등 침묵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불만'2025.12.07 PM 04:57
대만 관련 총리 발언에 중국 격분하자, 일본 정부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지지 표명해야" 요청

사진 설명: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일본의 자위대 파병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 Issei Kato/Reuters
워싱턴 = 데메트리 세바스토풀로, 도쿄 = 레오 루이스 기자
6시간 전 송고
일본 정부가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대해 미국 측의 지원 사격이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더욱 공개적인 지지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전·현직 미·일 당국자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본에 "존립 위기(existential threat)"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자위대 파병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발언해 중국의 격렬한 비난을 샀습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도쿄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수위를 높여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중국의 보복 위협과 미국의 침묵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를 맹비난하며 경제적 보복을 위협하는 한편,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토요일(현지시간) 중국 군용기가 오키나와 남동쪽에서 일본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 조준(lock-on)을 했다며, 이를 "극도로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일본 언론을 통해 밝혔습니다.
워싱턴 측은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를 통해 지난달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그녀(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한다(have her back)"고 밝히며 어느 정도 지원 의사를 보였으나, 그 외 직접적인 공개 지지는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현재 미·일 관계의 이러한 갈등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한 일본 당국자는 도쿄가 미국의 대일 방위 공약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 고위 당국자들의 공개적인 지지가 부족한 점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 "미국의 침묵 이해하기 어려워"
백악관 일본 담당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은 워싱턴이 다카이치 총리의 선언을 환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방어 중인 미군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이 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아시아 그룹' 컨설팅에 재직 중인 존스톤은 "이는 대만 유사시 일본의 대미 의무에 대해 일본 총리가 한 발언 중 가장 명확한 것이었다"며, "공개적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이 현명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워싱턴은 이를 포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주일 미국 대사관의 메시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로 전쟁을 벌일 경우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히 할 것을 압박해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지원 부족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의 초기 지원 요청 후 미국 관리들은 워싱턴에서 강력한 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으나, 정작 국무부 부대변인의 엑스(X, 옛 트위터) 게시물 하나에 그치자 일본 측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 크리스 랜다우 국무부 부장관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심의관과 통화했습니다. 국무부는 그가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으나, 통화 내용 요약본(readout)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반응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도쿄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공개적인 지지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추가 지원 요청에 대한 질문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관계를 "훌륭하다(great)"고 묘사했다는 점만 언급했고, 국무부는 부대변인의 엑스 게시물을 가리켰을 뿐입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는 "백악관과 국무부 양측에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성명이 없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며(perplexing), 도쿄와 타이베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트럼프의 모호한 태도와 중국의 위협
지난달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살해 위협을 가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해당 총영사는 "더러운 목을 제멋대로 들이민다면 주저 없이 잘라버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이 우리의 친구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멘토이자 자신과 친밀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22년에 암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어떠한 지지 의사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랜디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연구소장은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성명을 냈어야 "적절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멘토(아베 신조)가 암살당한 상황에서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outrageous)"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통화한 날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워싱턴과 도쿄의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을 뿐,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거나 특정 행동을 피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중 미국 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필수 불가결한 동맹"이라며 "다카이치 총리는 그녀를 위협하고 미·일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베이징의 냉소적인 시도에 맞서 우리의 전폭적인 공개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미 일본 대사관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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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
로시난테 (Rocinante) / 4시간 전
"(기사 본문 인용) 공개적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이 현명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이것이 과연 '차치하고(논외로 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가요?
일본에서 스티브 (Steve from Japan) / 4시간 전
미국은 대만 문제의 민감성 때문에 여러 행정부를 거치면서 매우 정교하게 조율된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일본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역대 일본 총리들은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각별히 주의해 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이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국내 정치를 위해 고의로 그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번 위기를 초래한 것은 개인적인 정치적 이득을 위한 그녀의 과시성 행보(grandstanding)였으므로, 미국이 이 문제를 더 확전시키지 않는 것은 올바른 판단입니다.
현재 다카이치는 소수 여당을 이끄는 정치적 기반이 약한 총리입니다. '참정당(Sanseito)'과 같은 극우 정당들이 일본 내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그녀의 소속 정당인 자민당(LDP)에 공포감을 주고 있습니다.
자민당이 극우 정당들에게 유권자를 뺏기자, 생존을 위해 점점 더 우경화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의 대만 관련 발언은 이러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나온 것으로, 자신의 보수 우파적 성향을 과시하고 국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미국이 이런 상황에 휘말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의 공영 방송사 CNA는 바로 어제 유튜브 채널(CNA Insider)에 일본 내 극우 세력의 부상과 이것이 자민당에 미치는 정치적 함의를 다룬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공개했습니다.
나카노 고이치 조치대학교(Sophia University) 정치학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 기반이 탄탄하지 않으며, 집권 유지 전망도 어둡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또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변화하는 시기에 일본이 자칫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소외될(left out in the dark)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나카노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레버리지(협상력)가 거의 없으며", 조심하지 않으면 버려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 영상: 일본에서 우익 이념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CNA Insider 유튜브 채널, 2025년 12월 5일.
https://youtube.com/watch?v=aynp7cpRl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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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 대만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 트럼프 침묵에 일본 '속앓이'
1. [발단]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중국의 격분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의 대만 침공은 일본에 대한 '존립 위기'이며 자위대 파병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발언함.
• 이에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를 강하게 비난하며 경제적 보복을 위협하고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함.
• 심지어 중국 군용기가 일본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lock-on)을 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까지 고조됨.
2. [전개] 일본의 지원 요청과 미국의 미온적 태도
• 일본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에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지지 표명을 요청함.
•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주일 미국 대사의 원론적인 지지 발언과 국무부 부대변인의 소셜 미디어(X) 게시물 외에는 별다른 고위급 성명을 내지 않음.
• 일본 측은 미국의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와 침묵에 대해 깊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표출하고 있음.
3. [배경] 트럼프의 계산: 동맹보다 무역 합의 우선?
•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 배경에는 지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체결한 무역 합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됨.
• 트럼프는 참모들에게 무역 합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했으며,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공개적 지지를 회피함.
• 트럼프는 오히려 "많은 동맹국이 우리의 친구는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모호한 태도를 취함.
4. [반응] 전문가들의 우려와 비판
• 전직 미 고위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백악관의 침묵이 미·일 동맹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함.
• 특히 중국 외교관이 총리에 대한 살해 위협까지 한 상황에서, 동맹국 리더를 방어하지 않는 것은 도쿄와 타이베이(대만) 모두를 불안하게 만드는 위험한 신호라고 비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