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져온 괴담] 사후 3분 ~ 1 ~2010.06.25 PM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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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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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난 서울 강남의 꽤 유명한 대학병원의 의사다.

순전히 이 직업은 나의 취미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을 할 뿐이다.

의사. 그것은 참으로 특이한 직업이 아니던가? 세상은 그랬다.


살리면 의사. 죽이면 살인마.

그러나 살인의 혜택을 받은'의사'라는 직업은 죽여도 '의사' 그뿐이다.

감옥에 갈 일도 살인을 했다는 손가락질 받을 이유도 없다.

왜 다들 어렸을 때 장난삼아 잠자리 날개도 떼어보고

머리통도 떼어보고 하지않는가?



개미도 밟아보고 메뚜기 다리도 떼어보고... 흐흐흐

다만 나는 좀 더 대상을 키워 나갔을 뿐이다.

곤충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처음에는 물론 내키지 않았다.아마 10살때 쯤으로 추정된다.

동네 아이들과 골목대장을 자처하던 나는

뒷산으로 캠핑을 갔고 우리만의 아지트를 짓고 하룻밤을

지내고 내려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에는 우리를 괴롭히는 요소들이 너무많았다.

벌레들이야 어찌어찌 쫓아내긴 했지만

코앞까지 기어온 뱀에게 우리는 그저 덜덜 떨뿐이었고

난 골목대장이란 '타이틀'과 사명감이 존재했으므로


용기를 내어 돌을 집었다.

그리곤 뱀의 머리를 내려 쳤고 뱀은 즉사 했다. 난 그때 보았다.

분명 머리가 터져죽었건만 뱀의 몸뚱이는

발작을 일으키며 몇분간 움직이다 축늘어졌다.

그 때 부터였으리라...그 희열을 맛본것은.

난 본격적으로 '살생'을 시작했고 모든 생명체에서 볼 수 있었다.

나의 희열은 생명체가 죽은뒤의3분이였다.

살생을 할 때는 나만의 규칙이 있었고

그것은 바로 대상이 되는 생명체의 머리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는 머리가 터지거나 잘리면서 뇌사를 하게되지만,

몸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바둥거리다가 이내 깨닫고 축 늘어지는것이었다.

이것이 사후3분.

여기서 오는 희열은 그 어떤 기쁨으로도 바꿀수가 없었다.



당신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의무(그에 따른 책임감 등등 포함),

욕구(생존적인 본능부터 탐욕등 그모든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이것은 바로 호기심 이다. 난 생각했다.


'과연 사람도 사후3분이 존재 할까?'


난 사람의 몸을 좀 더 자세히 연구하고 호기심을 풀기 위해


의사가 되었고 몇번 의도적으로 사람을 죽여보았지만



수술의 실패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자르거나 터뜨린다는 짓은 할 수가없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내 호기심을 풀어 줄 대상을 찾았다.

난 20명을 살리면 한번은 의도적으로 수술 실패를 하여 사람을 죽이곤 했는데 오늘은 연세가 지긋한 노인네를 죽이게 되었다.

이 할멈의 가족은 노숙자로 보이는 아들 하나뿐이었는데 그가 지금 내 멱살을 잡고있다.


'이런 미천한 녀석이 내가 일부러 죽인걸 알아내었을까?'


난 도통 그가 나에게 왜이러는지 알수없었다.

그러나 곧 그의 한마디에 내 실수를 깨달았다.


"당신 지금 웃었어?"


그렇다. "최선을 다했지만..."등의 가식적인 멘트를 날렸지만 나도 모르게 그만 미소를 머금었던것이다.



"죄송합니다. 웃은게 아니고 안면근육이 장시간 수술로인해 뭉쳐서 조금 풀고있었습니다."



내가 봐도 웃기지도 않은 변명이었고 역시 돌아오는것은 매운 주먹뿐이었다.



으레 이런일이 있었지만

오늘내가 그놈을 대상으로 지목한것은

이제 더이상 가족도 없거니와

그놈은 노숙자이기 때문이었다.

난 그의 어미 얘기를 꺼내며 드릴말씀이 있다고 꾀여낸뒤

별장으로 부를 계획이었다.


"여보세요~....."


"...."


"...."


"네 알겠습니다."


됐다. 놈이 미끼를 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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