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가려진 대세 (소순환-대순환 사이클)2022.04.18 PM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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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위기가 발생한 직후부터 시작되는 3~4년의 소순환 사이클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형태로 회복이 진행되는 것 같다.



2.


경제위기가 발생한 직후의 상황이므로 돈을 과감하게 쓸 수 있는 경제 주체는 정부 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당시 정부가 주도하는 신성장동력 관련 기업들의 활동이 늘어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녹색성장 정책이나, 중국의 기차하향 정책(농촌 자동차 보급), 2020년 코로나 팬데믹19 이후 데이터 관련 산업, 전기차 산업을 비롯한 신성장동력에 각국 정부의 정책이 집중되며 여기에 노출된 기업들이 가장 먼저 부각되는 것 같다.

 

 

3.


정부의 정책으로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면 기업이 돈을 벌고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하는데 정부의 지출과 기업의 투자 사이에 시차가 그렇게 길지 않다. 때로는 거의 비슷한 시점에 시작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1년 정도 늦게 시작되기도 하지만, 이 때 대체로 소재 기업들의 활동이 좋아진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에서 돌기 시작하고 재고를 쌓기 시작하면 경기에 민감한 회사들의 수요가 돌기 때문이다. 철강, 화학 등 소재 업체들의 주가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2010~2011년 차화정 장세에서 화학과 정유가 좋았고, 2020년 말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철강, 화학 섹터의 주가가 좋았다.



4.


기업들이 돈을 벌면 대기업 근무자들의 연봉이 증가하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활성화되며, 소비 관련 기업들이 주목을 받게 된다


소비까지 회복하고 나면 소순환 사이클은 어느 정도 일단락 되고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는데, 경기가 좋을 때 올랐던 상품가격들의 조정이 나오며 상품가격 상승으로 피해를 보았던 업종들이 회복을 보인다.



5.


2008~2012년까지의 과정에서 경험했던 바를 가지고 2020~2022년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봤는데 어느 정도는 비슷한 경로로 진행되는 것 같다. 


어떤 사이클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압축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어떤 사이클에서는 뚜렷하지 않아 보일 때도 있지만 사람들의 생활 패턴은 언제 어디서나 비슷하기 때문에 다음 경제 위기 이후 회복하는 과정도 대략 비슷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6.


재미있는 것은 이런 소순환 사이클과 대순환 사이클의 관계다. 대순환 사이클은 마치 큰 배가 돌아가듯이 조용히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소순환 사이클에 가려져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한번 큰 배가 방향을 바꾸고 나면, 그 때 서야 큰 사이클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의 투자붐이 일으킨 사이클은 2003년부터 바닥을 찍고 시작되었지만 소순환 사이클에 가려져 있어 그것을 정작 대중이 인식한 것은 2006년 여름 이후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포스코의 차트를 보면 그전까지는 톱니처럼 오르다가 조정받고 오르다 조정받는 것의 반복이었지만 조정 없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 하반기 부터였다.


2008년 이후 중국의 소비붐이 일으킨 사이클2013년 이후 4차산업혁명과 고령화가 일으킨 사이클모두 처음에는 소순환 사이클에 가려져 인식을 못하다가 큰 추세를 완성하고 나서 주도 섹터로 자리 잡게 되었다

 

 

7.


지금 방향을 열심히 돌리고 있을 큰 배가 있을 것 같은데 알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능력 부족으로 알기는 힘들고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잘 올라탔으면 좋겠다.


쓰고 나니 결론 없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였다.

 

 

- 『정채진』 님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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