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도로공사부터 한전채까지, 5년물 공사채 줄줄이 미매각2022.09.23 PM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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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수요 위축에 'AAA'도 출렁…단기물 선호, FOMC 파장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금리 인상 등을 둘러싸고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최고 신용등급인 'AAA' 공사채조차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년물 이하 채권의 경우 리테일 수요와 단기물 선호 현상 등으로 소화 여력이 남아있지만 5년물 이상 채권의 경우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2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1일 채권 입찰에 나섰다. 만기를 2년과 3년, 5년으로 구성했지만 5년물은 발행하지 못했다. 2년과 3년에 각각 3천200억 원, 2천100억 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달리 5년물은 유찰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결국 2년과 3년물로 발행 물량을 채웠다. 통상 만기별로 발행금리가 차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이번 조달의 경우 2년물과 3년물 모두 4.970%로 동일한 금리를 형성한 배경이다. 5년물 유찰로 2년과 3년물로 수량을 채우려다 보니 발행 금리 상승 등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5년물 유찰은 한전뿐만이 아니다. 15일 한국도로공사와 16일 한국가스공사역시 채권 입찰에서 5년물 발행에 실패했다. 대신 한국가스공사는 2년물을 1천억 원어치, 한국도로공사는 20년물을 900억 원어치 발행했다.


한전채 유찰은 16일 입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년과 3년물에는 각각 3천300억 원, 1천700억 원의 자금이 몰렸으나, 5년물은 유찰됐다.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5년물 등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여파다. 이전까진 발행 금리를 높이면 물량이 소화됐지만, 이제는 수요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공사채의 경우 비교적 크레디트 위험이 낮은 'AAA'라는 점에서 연쇄 파장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회사채 금리 동반 상승 → 기업 자금 조달 여건 악화 → 기업 투자 위축)





특히 5년물은 최근 기관의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역할을 했다. 3년 이하 채권의 경우 절대금리 메리트 부상 등으로 리테일이 기관 수요를 대체했지만 5년 이상 만기물부턴 상황이 달랐다. 잇따른 공사채 5년물 유찰은 사실상 채권 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기관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문제는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파장 등으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FOMC를 통해 75bp 금리를 인상 단행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 4.6%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봐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며 한국은행의 빅 스텝(50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를 상향 돌파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더욱 고조됐다. 얼어붙었던 채권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리 등을 높이면 발행이 됐으나 최근 연이은 공사채 5년물 유찰에서 보듯 이제는 수요 자체가 팍팍해진 모습"이라며 "9월 FOMC 등으로 한국 기준금리 상승 속도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시장 회복은 더욱 쉽지 않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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