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中 올해 성장률 목표치 5% 안팎…위기 강조하며 ‘안정’ 강조2023.03.05 PM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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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집권 3기가 출범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열렸다



중국 정부가 5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2022년 제시했던 목표치(5.5% 안팎)보다 낮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5.5% 좌우로 제시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절반 수준인 3.0%에 그쳤다. 상하이 등 중국 각지 코로나 발생과 도시 봉쇄와 같은 고강도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초 방역 정책을 폐기한 이후 중국 안팎에서 올해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크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을 향한 외부 봉쇄 압박 등을 언급하며 중국 경제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5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4기 전인대 1차 회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2023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0% 좌우로 제시했다. 2022년 실제 성장률(3.0%)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제시한 목표치(5.5% 좌우)보다는 낮다.




3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NPC) 1차 회의 뉴스 방송 화면



지난해 목표치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태로 서방의 제재를 받은 직후인 1991년 4.5%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6% 미만이 제시됐었다. 실제 경제 성적표는 목표보다 더 나빴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 3.0%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1966~1976년) 마지막 해인 1976년 마이너스 1.6%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연간 성장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 세계 대유행 원년인 2020년 성장률(2.2%)을 겨우 넘겼다. 앞서 1~2월 중국 31개 성시 지방정부가 각 지방 양회에서 제시한 지역별 경제 성장률 목표치 가중 평균은 5.6%였다. 31개 성시 가운데 23곳이 지난해 대비 목표치를 낮췄다.





리 총리는 업무 보고에서 중국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우려를 표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세계 경기 약화 등을 거론하며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 등 서방의 중국 봉쇄 압박도 언급했다. 미국의 중국 기술 발전 저지 압력을 의식한 듯, 과학기술 자립을 강조했다. 기업이 혁신의 주도자가 돼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핵심 기술 돌파구 마련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와 다른 핵심 산업 발전 지원을 위한 특별 자금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인 133억 위안을 배정했다.


중국 국내 경제 회복도 아직 견고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민간 투자가 계속 약한 데다, 부동산 시장과 소규모 금융 기관의 위험 요인도 여전하다고 했다. 중국 경제는 소비 부진과 수출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 정부의 민간 기업 통제 강화 등으로 회복이 더딘 상태다. 리 총리는 지난해 중국 경제가 유례 없이 가혹한 시기를 겪었다고도 했다. 중국은 2019년 말부터 3년간 고수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역풍과 부동산 시장 냉각 등으로 경기 침체가 깊어지자, 지난해 12월 7일 아무런 예고 없이 대부분 방역 조치를 폐기했다. 리 총리는 과거 인민의 생명을 구했다고 옹호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 없이 코로나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운영 기조로 안정을 강조했다. 안정을 기본 기조로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해 12월 ‘2023년 경제 공작(업무) 분석 연구 회의’에서 “내년(2023년) 안정을 제일로 하되, 안정 속에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화폐(통화) 정책을 계속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안정 속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올해 재정 부양책 확대를 예고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 목표치는 3.0%로, 지난해 목표치(2.8%)보다 높아졌다. 지방정부가 주로 인프라 건설에 사용하는 특별 채권 한도는 지난해 3조6500억 위안에서 올해 3조8000억 위안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전인대에서 발표된 지방정부 특별 채권 한도는 3조6500억 위안이었으나, 2021년 미사용분(5000억 위안)까지 합하면 총 4조1500억 위안에 달했다. 이 중 지난해 지방정부가 실제 발행한 특별 채권은 4조400억 위안이었다.


중국 재정·통화 당국이 대단히 확장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돈을 마구 푸는 홍수 같은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 예고했다. 중국 재정부도 올해 경제가 반등하면서 재정 상태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재정 지출 확장은 완만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경제 안정의 핵심은 고용 안정이다. 일자리를 늘려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 환경을 안정시킨다는 목표다. 리 총리는 업무 보고에서 올해 도시 일자리를 1200만 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신규 일자리 수 목표치(1100만 개)보다 100만 건 더 많다. 리 총리는 2022년 도시 일자리 1206만 개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올해 도시 실업률 예상치는 지난해와 같은 5.5% 안팎으로 제시됐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3% 좌우로, 지난해와 같다. 올해 경기 회복으로 지난해보다 소비자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물가 상승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국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로 집계됐다.


리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소비 확대도 정책 우선순위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해 말 당 중앙 경제 공작 분석 연구 회의에서 2023년 소비 회복과 확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했다. 국내 지출을 확대할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와 농촌 거주자, 특히 저·중소득층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이날 시 주석을 비롯해 2948명의 전인대 대표들 앞에서 총리로서 마지막 업무 보고를 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 집권 1기인 2013년 3월부터 10년간 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를 맡았다. A4 31 페이지짜리 업무 보고에서 25 페이지를 지난 5년간의 업적과 어려움으로 채웠다. 올해 정책 방향과 계획은 6 페이지에 그쳤다. 리 총리가 약 54분간의 업무 보고를 마치자, 대회장에선 37초간 박수가 이어졌다. 시진핑 집권 3기 서열 2위인 리창이 리 커창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을 맡을 것이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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