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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FT) 텐센트가 일본에서 엔비디아 최신 AI 칩을 확보한 이면의 거래2025.12.21 PM 05:23

번역: © FT 몽타주/드림스타임 (이미지 합성 및 출처)
저자: 데이비드 키오한(도쿄), 라이언 맥모로우(베이징)
게시일: 2025년 12월 21일 (기사 기준 3시간 전 송고)
핵심 내용 요약
이 기사는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 중국의 기술 대기업 텐센트(Tencent)가 일본의 데이터섹션(Datasection)이라는 기업을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블랙웰 B200, B300)을 확보하고 있는 현장을 심층 보도합니다. 데이터섹션은 텐센트와의 계약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주요 '네오클라우드'로 급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사 본문
일본 오사카 외곽의 한 데이터 센터, 이곳에 있는 엔비디아(Nvidia)의 최첨단 반도체는 단 한 곳의 고객을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텐센트입니다.
이 고성능 B200 칩들의 소유주는 지난해 마케팅 솔루션 제공업체에서 AI 데이터 센터 운영으로 사업 방향을 급선회한 일본 기업 데이터섹션(Datasection)입니다.
그 후 데이터섹션은 15,000개에 달하는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프로세서 중 상당 부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는 대가로, 단일 대형 고객사로부터 12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3자를 통해 데이터섹션과 관계를 맺은 이 고객은 바로 텐센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텐센트는 워싱턴(미국 정부)이 엔비디아 최고사양 하드웨어의 대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합법적이지만 지정학적으로는 살얼음판과 같은 전략을 통해 첨단 AI 칩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업 구조 덕분에 데이터섹션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른바 '네오클라우드(neocloud)' 중 하나로 변모했습니다. 네오클라우드는 미국의 코어위브(CoreWeave), 유럽의 네비우스(Nebius)와 같이 엔비디아 GPU를 대량 확보해 전 세계 대형 기술 기업들에 임대하며 급성장한 기업들을 일컫습니다.
노리히코 이시하라 데이터섹션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반년 전만 해도 AI 모델을 지원하는 데 B200 칩 5,000개면 충분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고 최소 1만 개는 있어야 한다. 정말 미친 비즈니스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섹션의 성장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엔비디아의 최고급 칩을 해외에서 찾아야만 하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현실을 보여주며, 이는 아시아 전역에서 블랙웰 프로세서를 갖춘 AI 데이터 센터의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차트 1] 엔비디아 및 중국 최고 사양 칩의 총 연산 성능 비교
설명: 엔비디아의 최신 칩과 중국 기업(화웨이, 캄브리콘, 알리바바) 칩의 성능 격차를 보여주는 차트입니다.
• 엔비디아(Nvidia): B300 (60,000), B200 (36,000), B100 (28,000), H200 (15,832), H100 (15,832) 등 압도적인 성능을 보임.
• 화웨이(Huawei): Ascend 910C (12,800), Ascend 950DT (8,000) 등으로 엔비디아 최신 칩에 비해 성능이 낮음.
• 캄브리콘(Cambricon): Siyuan 690 (8,986) 등.
• 알리바바(Alibaba): PPU 2.0 (12,800 - 추정치).
• *참고: H200, H20은 현재 중국 판매 가능 칩. 총 연산 성능은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정의 기준.
이러한 법적 허점을 메우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되었던 규제안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폐기되었습니다. 데이터섹션은 그 직후 오사카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이달 초,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저성능 칩 판매를 승인했는데, 이는 텐센트와 같은 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로 자체 AI 데이터 센터 구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습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린 칭위안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칩을 직접 구매하는 대신 해외 컴퓨팅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중국 기술 기업들에게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텐센트를 비롯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들도 해외에서 AI 모델을 훈련하고 있으며, 확보한 컴퓨팅 파워를 다른 기업에 재판매하기도 합니다.
데이터섹션은 10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프로세서를 갖춘 AI 데이터 센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초기 물량 1만 5천 개의 칩은 대부분 텐센트와 3년 계약이 맺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시하라 CEO는 기밀 유지 의무를 이유로 "주요 고객"이라고만 언급하며 텐센트와의 거래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데이터섹션의 주가는 올해 들어 18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AI 인프라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공매도 세력의 공격 속에 주가는 여름 한때 4,000엔을 웃돌던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차트 2] AI 거품 공포가 닥치기 전 급등했던 네오클라우드 주가
설명: 주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주가 추이 (엔화 환산 기준)
• 데이터섹션(Datasection), 코어위브(CoreWeave), 네비우스(Nebius) 세 기업 모두 2025년 상반기에 급등했다가 하반기에 조정받는 흐름을 보임.
• 특히 네비우스(하늘색 선)의 변동성이 가장 컸으며, 데이터섹션(남색 선)은 최근 하락세를 보임.
지난 7월, 데이터섹션은 오사카 시설을 위해 5,000개의 엔비디아 B200 칩 구매에 2억 7,2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한 곳"과의 4억 600만 달러 규모 3년 계약으로 뒷받침되었습니다. 8월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가 실린 서버들이 일본에 도착했습니다.
곧이어 이들 기업은 호주 시드니에 두 번째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8억 달러 규모의 3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곳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용으로 허가받은 하드웨어 성능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최신 칩 B300 수만 개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데이터섹션은 이번 달 시드니 데이터 센터를 위한 초기 B300 물량 1만 개 비용이 5억 2,1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시하라 CEO는 이곳이 "B300 칩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하이퍼스케일 AI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들은 호주 시설이 향후 몇 년간 주로 텐센트에 의해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텐센트 측은 모든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은 투명하고 합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시하라 CEO는 가장 큰 초기 비용이 GPU 구매였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 비용을 5년에 걸쳐 상각할 수 있지만, 고객과의 계약은 보통 3년이며 자신의 재량에 따라 2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계약들은 개별 고객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파트너 법인을 통해 구조화되었습니다. 텐센트의 경우 도쿄 소재 기술 기업인 '나우나우(NowNaw)'가 그 파트너라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또한 미중 간 규제 변경으로 사업이 불가능해질 경우 데이터섹션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가 탑재된 서버 상자들이 일본에 도착한 모습. (사진: 데이터섹션)

© 데이터섹션
하지만 이 일본 기업의 전략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데이터섹션은 지난 10월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텐센트와의 관계, 그리고 이시하라 CEO가 투자자로 영입한 싱가포르 금융사 '퍼스트 플러스 파이낸셜 홀딩스(First Plus Financial Holdings)'와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수출 통제 위반 의혹을 주장했습니다.
회사 측은 프로젝트가 "모든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시하라 CEO는 공매도 리포트 이후 열린 설명회에서 GPU 사용 승인이 미국 상무부와 엔비디아로부터 완료되었음을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섹션은 또한 퍼스트 플러스에 신주인수권부사채(warrants)를 발행해 500억 엔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이는 기존 주주 가치를 최대 200%까지 희석시킬 수 있는 규모입니다. 데이터섹션 측은 중국 국적자가 소유한 이 투자 그룹이 지분을 3분의 1 이하로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사업 방향을 데이터 센터 중심으로 대전환한 노리히코 이시하라 데이터섹션 최고경영자(CEO). (사진: 데이터섹션)
이시하라 CEO는 퍼스트 플러스가 데이터섹션을 자사 회계에 완전히 연결(consolidate)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국가 안보 기능을 수행하는 일본 외환관리법에 따른 조사를 피하기 위해 의결권도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퍼스트 플러스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데이터섹션은 다음 단계로 마진이 더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 확장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스페인 정치인 파블로 카사도 블랑코를 의장으로 영입했고, 미국 정치 명문가 출신인 젭 부시 주니어(John Ellis Bush Jr)를 이사회에 임명했습니다.
이시하라 CEO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완화되어 중국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에 접근할 수 있게 되더라도 회사가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GPU 용량에 대한 수요가 워낙 높아 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은 간단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 해도 "일주일 정도 운영을 멈추면 그만"이라며 그는 웃었습니다. "이건 매우 매력적인(sexy) 자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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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 텐센트, 일본 '네오클라우드' 통해 미국의 반도체 제재 우회... 엔비디아 최신 칩 확보
1. 핵심 거래 구조: '네오클라우드'를 통한 우회
• 현황: 중국의 테크 거인 텐센트(Tencent)가 일본의 마케팅 솔루션 기업이자 신생 데이터 센터 운영사(네오클라우드)인 '데이터섹션(Datasection)'을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B200, B300)'을 대량으로 확보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 방식: 데이터섹션이 오사카와 호주 시드니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15,000개 이상의 엔비디아 칩을 매입한 뒤, 제3자 파트너(NowNaw)를 통해 텐센트에 컴퓨팅 파워를 임대하는 형식입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한 합법적인 우회 전략입니다.
2. 규제 환경의 변화와 시장 배경
• 정책적 배경: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된 엄격한 규제안이 2025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폐기되면서, 데이터섹션은 오사카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업계 동향: 텐센트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직접 칩 구매가 불가능해지자, 해외에서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방식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전역에서 엔비디아 칩을 갖춘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3. 데이터섹션의 급성장과 확장 계획
• 성장세: 이 계약을 바탕으로 데이터섹션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네오클라우드로 부상했으며, 주가는 올해 18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 확장: 호주 시드니에 두 번째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여, 중국 내 판매가 금지된 고성능 B300 칩 수만 개를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B300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클러스터가 될 전망입니다.
4. 리스크 및 논란
• 공매도 공격: 데이터섹션은 텐센트와의 관계 및 싱가포르 투자사(퍼스트 플러스)와의 불투명한 자금 구조 등으로 인해 대중국 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에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 경영진의 입장: 노리히코 이시하라 CEO는 모든 계약이 미국 상무부와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은 합법적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미중 규제 변화로 사업이 불가능해질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해 두었으며, GPU 수요가 워낙 높아 다른 고객을 찾기도 쉽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코멘트: 이 기사는 2025년 시점,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떤 식으로 규제의 빈틈을 파고드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기업들의 전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