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해치웠.......나?2019.10.26 PM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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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데 책상 옆으로 모기가 붙었다.

 

모기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채로, 왼손을 더듬어  전기모기채를 찾는다.

 

눈앞의 랩터를 노려보며 샷건을 더듬는 쥬라기공원1의 보안요원 멀둔의 기분으로 살금살금 모기채를 더듬어가는 찰나!

 

모기는 갑자기 신형을 날리더니 책상과 책장의 사이, 좁고 어두운 공간으로 자취를 감추는게 아닌가?

 

더이상 고민할 시간 따윈 없는 법.

 

그 어느 때보다 빠른 몸놀림으로 재빨리 일어나, 문 옆 장식장에 배치된 에프킬라를 향해 몸을 날린다.

 

일어나 손을 뻗어 애프킬라를 꺼내는 시간은 약 3초.

 

그 3초의 순간에도 인간의 뇌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몸소 체감하고 있었다.

 

'왜 나는 에프킬라를 옆에 두지 않은 걸까, 이 기회를 놓치면 꿀잠을 잘 수 있을까, 놈을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리라!!'

 

3초간 많은 상념과 후회를 남기며 에프킬라를 손에 쥔 사내는 재빨리 구석진 미지의 공간에 에프킬라를 전량 살포하기 시작한다.

 

역겨운 소독약 냄새가 후각을 자극 했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았다.

 

놈을 처치하지 못하면 밤새도록 시달릴 것은 자명한 것.

 

다음날 여인과의 중요한 약속이 있는 사내로서는 오늘 밤의 수면 컨디션이 그 어느때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내의 기원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미지의 틈바구니에서 숨죽이고 있던 놈은 견디지 못하고 그 역겨운 날개짓을 퍼덕이며 사내 앞으로 날아들었다.

 

사내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놈을 향해 에프킬라를 분사한다.

 

"죽어라!!"

 

사내도 숨을 콜록거릴 정도의 독한 분사.

 

인간도 괴로울 진데 한낱 미물에 불과한 놈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한줄기 식은땀이 사내의 목줄기를 타고 흘렀다.

 

바닥에 놈의 시체가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놈의 시체를 찾을 수 없었다!

 

필시 구석에 가서 죽어있으리라... 시체가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듯 사내는 중얼거렸다.

 

"해치웠나... 해치웠을 거야...."

 

 

 

댓글 : 4 개
훗! 어딜 공격하는겁니까? 그건 제 잔상입니다.
그것은...부활의주문...
5분뒤...
위이이이잉...
...
..
.
위잉....위이이잉-
느리구나.... 뿌리는 것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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