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영화 무서운 이야기 1.2013.07.02 AM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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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2를 보기 전에 1를 봐야 할것 같아서 1을 봤습니다.




언제나 그렇 듯 여름 시즌에는 호러 영화가 개봉하는 법입니다.

기본적으로 비주류 영화에 속하고 대게 저예산 B급(장르영화)으로

촬영되는 호러 영화라도 이상하게 여름에는 호러가 상업적으로도

그렇게 나쁘지 않거든요. 헐리우드에서는 요즘 좀비 영화나

예전 스릴러, 서스펜스 호러영화 등이 톡톡 튀는 연출력의 신예 감독

들의 등용문이 된 것도 재밌는 요소기도 하지요.

장르 영화의 기원은 저예산 B급영화입니다.

따라서 클리셰가 영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 하는 점, 제한적 소재와 자원을 바탕으로 자신 만의 연출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 서브 컬쳐의 영향이 크다는 점(굳이 러브크래프트나 히치콕을를

논하지 않더라도 호러는 호러만의 오래된 줄기가 있지요) 등도 흥미로운

요소지요.


미국에서는 서스펜스, 미스테리, 오컬트, 고어(스플래터, 슬랫셔),

코즈믹 호러, 좀비호러 등등 수많은 세부 장르를 낳은 장르 영화계의

대부이며 일본은 특유의 '습기찬' 텍스쳐 호러가 강세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이토준지, 링, 시미즈 타케시의 주온 등 일본 호러 영화의

큰 줄기가 되었죠.


한국은 하나의 클리셰가 된 전설의 고향식 소복 귀신이 오랫동안 한국 풍

호러의 오랜 대세였고 일본산 링의 히트 이후로는 수많은 아류작이 나왔습니다.

이후 한국에는 제작자들이 다 무능해서인지 고만고만한 정말 질 낮은 완성도의

쓰레기 들만 양산되다가 그래도 그 스타일로는 중박은 치는 안병기 감독도 있었죠.

하지만 한국 호러의 이정표는 의외의 곳에서 나오는 데요.호러라는 장르를

잘 활용해 조용한 가족, 장화홍련 연타석을 날린 김지운 감독입니다.

장화홍련의 놀라운 내러티브의 완성도와 미장센, 연출 등은 이후 벽지호러(..)

라는 한국의 또다른 트렌드를 낳았습니다. 물론 아류작들은다 솔직히 쓰레기 스럽긴

하지만요.

하지만 완성도와 미장센이라는 조류는 다행히 "기담"으로 이어집니다.

정범식 감독의 영화는 적당히 영리했고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그 정범식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호러 영화 모음집이 바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영화는 바로 그 정범식의 "해와 달"로 시작합니다.


모티브는 전래 동화 "해와 달"에서 따온 것 같습니다.

현대 무서운 이야기의 트렌드는 역시 도시 괴담이죠.

현대를 사는 우리 세대에서는 도시 괴담이 최고봉일 겁니다.

요즘 가장 무서운 도시괴담을 무엇일까요?

귀신, 괴물, 좀비? 아닙니다. 옆집 아저씨라고들 하죠.

예를 들자면 혼자 사는 여자가 방에 들어 갔는데

침대 밑에 누군가 있다면? 식의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일본 호러에도 그런 트렌드가 잘 반영되곤 합니다.


정 감독의 이야기는 좀더 디테일에 다가갑니다.

피해자는 여성보다도 약자인 어린 남매와 괴물은

택배 아저씨인 것이죠. 기담보다도 저예산인 것으로 보이는

이 첫 에피소드는 생각 보다 초반은 루즈하게 흘러갑니다.

기대를 너무 했는 지 너무 과장된 택배 아저씨의 외모나

현실상의 괴물인 택배 아저씨와 대비로 오컬트의 존재인 귀신이

계속 등장합니다.

택배 아저씨를 피해 간 곳에는 귀신이 있는 식이죠.

여기서 끝났다면 전 정 감독에게 엄청난 실망을 했을겁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역시 영리한 감독이었습니다.

영화는 다른 2가지의 이야기를 내포합니다.

첫번째는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

두번째는 환상보다 무서운 것은 현실의 공포라는 것이죠.

다만 이 두 이야기가 서로 상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둘다 괜찮은 반전이긴 하지만 굳이 두가지를 다 복합적으로

말해야 했냐 하는 의문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전반적으로 정 감독에게 기대했던

미장센의 아름다움도 드러나지 않았구요.

대신 이 첫번째 에피소드는 시각적 공포보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완벽한 이야기라고 보기에도 조금 미묘하죠.

늦은 시간에 오는 택배는 보통 당일 배송 택배로 직장인의

경우는 굳이 당일 배송 택배로 화장품을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니 백배 양보해서 그렇다고 쳐도 아파트에서는 택배는 당연히

관리 사무소에 맡길 수 있는게 보통입니다. 차라리 해와달의

이야기에서 좀더 벗어나더라도 어머니가 애들에게 문앞에 놓게

하라고하는 장면은 빼는 게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차라리 애들이 모르고 그랬다면 당위성이라도 생겼을 텐데요.

또한 앞 장면에서 이어지는 현실상의 이야기 역시 과도한 경향이 있습니다.

왜 어린애를 대상으로 복수를 해야 하는 지도 당위성이 떨어지거든요.

중간 중간에 데모 장면이나 복수자 아내의 자살등의 설정은 분명

사회비판적 목적이었을 텐데 그부분이 빗나간 공포의 대상이 되면서

그런 의도가 희석되고 말았거든요. 노동자라는 사회적 약자가 복수를

하는 대상은 사회적 강자가 되야 하는 데 그 사회적 약자보다도 약한

존재인 '어린 아이'를 위해하는 존재가 되면 당연히 위의 비판적 견지는

약해지고 마는 것이죠. 이 이야기가 박찬욱의 복수 3연작처럼 복수의

연쇄를 말하는 영화도 아니고요.

전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첫번째 반전만 있었으면 어땠을까 혹은

두번째 이야기에 약간의 변화만 있었으면 어땠을까 (공격의 대상이 아닌

인질로 쓴다던지) 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무서움과 공포의 본질이라는 부분에서는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4가지 이야기중 훌륭한 편에 속하기도

했고요.

영리한 축에 속하던 해와 달과 달리

공포 비행기는 대체 뭘 말하고 싶었는 지

모르겠더군요.

그냥 상황 설정만 있는 그런 지리멸렬한 그런 흔해 빠진 호러가 되고

말았습니다.

'비행기'를 소재로한 스릴러, 호러 영화가 처음 인것도 아니고요.

좀비 영화만 해도 여러편이지 않습니까? 심지어 월드워Z도 비행기 시퀀스가

있고요.

공포비행기 그럴듯한 수식어와 달리 비행기가 그저 "단둘"의 밀실로만

쓰인 정도입니다.

고공에 대한 공포도 없으며 제한된 공간에서의 서스펜스도 강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야기는 그냥 없다고 봐도 무방. 그냥 놀래키는 게 다입니다.

그냥 살인자를 괴롭히는 귀신 환영은 그냥 시각적으로 놀래키려는

어설픈 매직 리얼리즘에 불과 했고요.

해와 달 다음에 배치했기 때문에 가뜩이나 빈약한 이야기가

더욱 빈약하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류의

살인 창의성(..) 하나만은 실험적이더군요. 창의력을 왜

이런데만 발휘할까요.


3번째 이야기는 콩쥐 팥쥐를 모티브한 영화입니다.

이번에는 아예 매직 리얼리즘을 깔고 깔았습니다.

어디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전혀 영리하지 않습니다.

해와 달이나 공포 비행기가 그나마 서스펜스에 중심을 뒀다면

콩쥐 팥쥐는 슬래셔입니다. 베이는 가학적 고통이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콩쥐 팥쥐는 결국 신데렐라의 한국 버젼 아니겠습니까?

여류 감독이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말하는 소재인 것이죠.

이젠 호러 영화의 단골인 미에 대한 집착을 말해주는 성형수술

장면에 차별, 왕자(부유한 남자)에 대한 집착. 소재가 클리셰

덩어리입니다. 클리세를 비틀면 좋은 영화가 되었겠죠.

하지만 그냥 거기서 끝입니다. 그냥 왕자가 한니발 렉터 짝퉁

인 것이 다 인 영화입니다. 그걸 편집과 슬래쉬 고어로 표현

한것 뿐입니다. 게다가 중간 이후부터는 아예 이야기에 자연스러운

전개는 포기한 것 같더군요. 그놈의 아쉬발 꿈 연출은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것까지 클리셰로 남용해야 하나요?

이 영화도 공포 비행기 처럼 원초적 가학성 외에는 남는 것이 없

습니다.

그래도 무서운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안해요. 그냥 동화를 가져와서

성인잔혹극으로 바꾼 것 뿐입니다. 잔혹 동화는 유행 끝난지 오래

입니다.

점점 한영화 내에서 해와달이 재평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김곡 감독의 앰뷸런스가 이어집니다.

이 감독 전작이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입니다. 진짜 근 몇년 내 본

호러영화 중 가장 최악이었습니다.

물론 이후 티아라가 현실에서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혀주는

유명세를 치루기도 했지요. (주인공이 가해자가 되는 점이 다르지만)

당연히 영화에 대한 기대가 없었죠.

근데 왠걸 이 4편 중 가장 돋보입니다.

언제나 그렇든 좀비를 할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은 소재에요.

역시 저예산 답게 앰뷸런스라는 제한 적 공간에서 이야기를 전개

해 내갑니다. 그런데 소재가 남다릅니다. 과연 이 아이는 물렸는가?

이 질문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열쇠가 됩니다.

다른 좀비 영화처럼 좀비 자체가 서스펜스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들의 공포와 애정이 더 격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죠.

(물론 과장되긴 했지만 이정도는 영화적 선택이죠. 충분히 그럴만하고)

올가미를 연상시키는 어긋난 모정. 좋았어요.

특히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감염의 확인이라는 기본적인 도덕적 잣대는

가볍게 무시하는 의사와 그에 대항하던어미가 똑같이 딸의 생존을 위해

의사를 내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같은 편이던 간호사와 어미가 대립하게 되는 점도 인상적이죠.

다소 예측 가능한 결말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어차피 둘중 하나가 좀비가 될거야

라고 누구나 예측 할수 있는 상황에서 그녀를 고른 것은 주제의식을 살리는

훌륭한 선택입니다.

저예산이라 그랬겠지만 차를 향해 질주하는 좀비들이 주로 실루엣으로 처리한

것도 좋았습니다. 러브크래프트가 좋아할 거에요. 좀비가 "귀신"보다는 훨씬

현실적 소재이기 때문일까요? 이 감독 왜 화이트는 그 모양으로 찍었던 것일까요?

그래도 대미를 장식하는 좋은 에피소드 였습니다.


이 영화 자체가 옴니버스라 4가지 에피소드를 잠이 안온다는 연쇄 살인범에게

잡힌 여고생이 이야기 해준다는 설정은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왜 괴담을

들어야 잠이 오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얘들끼리 모여서 무서운 얘기 하는 것보단

좋겠죠. 다만 이 여고생 이야기도 좀만 더 했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여고생 캐릭터가 참 좋았는데.



3/5
댓글 : 5 개
전 개인적으로 1편 4가지 이야기 다 맘에 들엇음
알포인트 이후로 가장 재밋게 봣던 공포영화라고 말할수 잇을정도
하지만 2편에서는 전작에 못미치는 스토리 때문에 시리즈로 무한히 뽑아낼수 잇는건데
2편으로 끝날거 같아서 좀 안타까웟음 ㅠㅠ 진짜 마지막이 시망....
ㄴ2는 아직 못봤지만 1보다 못하다면 좀 곤란할텐데요. 기담 이후 한국 호러는 시망 수준인 데 이 씨리즈라도 살려야 하는데요.
아 깜빡하고 안썼는데 배수빈과 김지영의 연기가 좋더군요.
2편은 정말 쓰레기 수준 컴퓨터 그래픽 너무 많이 사용하고
내용 앞 뒤도 좀 억지가 많음

ㄴ 그정도 인가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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