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영화 오피스(2015) 리뷰: 고난의 장소가 공포의 장소가 되었을 때2015.10.14 PM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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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는 의외로 사회 비판 요소가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러는 시대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사회가 가진 어두운 면모를 공포로서 투영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근래에 <전설의 고향>과 같은 호러 물보다 도시괴담을 활용한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가 더 많아진 이유기도 하죠. 여성 관객의 대부분은 이제 귀신보다는 옆집에 살지도 모르는 싸이코패스나 강간마가 더 무서울 겁니다. 호러의 거장 H.P.러브크래프트의 여러 소설도 1차 세계 대전과 경제 대공황의 암울한 당시 사회를 투영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2015,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는 청년실업과 갑질논란으로 크게 병들어 있습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웹툰과 드라마로 크게 성공한 것도 바로 이러한 현실을 심도 있게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오피스>는 그런 <미생>의 이야기를 호러 스릴러로 장르를 변주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역 회사의 사무실을 취재를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했던 <미생>에 비해 <오피스>의 사무실은 더욱 더 숨이 탁탁 막힙니다. 공기는 어둡고 긴장감이 매번 흐릅니다. 웃음기 하나 찾을 수 없는 이 공간은 고아성이 연기하는 이미례에게 무거운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그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하죠. 하지만 내성적인 그녀는 선배 동료와의 거리도 좁아지지 않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그나마 손을 내밀어 주었던 것은 김 과장입니다. 그러나 김 과장은 결국 가족 살해범이 되죠. 그리고 김 과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찾아오는 형사가 나타납니다. 이미례는 형사에게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회사에서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결국 열심히 일한 이미례는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새로 온 하이스펙에 성격도 외모도 뛰어난 인턴 신다미에게 정직원 자리도 빼앗기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영화는 빙의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있고 전반적으로 호러 영화의 작법을 많이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히치콕 류의 스릴러의 연장선입니다. 극에서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반전 요소도 있는 데 사실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 중반에 다 눈치를 챌 것 같더군요. 호러 연출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일반 스릴러보다는 수위가 높고 슬래셔 호러의 잔혹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극이 기본적으로 화이트칼라 사회의 어둠을 축소시켜 논 공간이기에 기본적으로 관객이 불안함과 긴장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인마가 직장인들을 유린하는 장면은 때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처럼 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죠.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특히 고아성이 보여주는 내성적인 주인공의 연기는 캐릭터가 정말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조금 과하게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히키코모리도 아니고 저 정도면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어 보일정도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일본에서 히키코모리가 사회 문제가 되듯이 분명 필드에서도 저런 사람이 충분히 있을 수 있겠죠. 김 과장 역의 배성우도 나쁘지 않고 류현경의 연기도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유명세가 있는 배우 진은 아니지만 나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없더군요. , 이 중 유명세가 가장 있는 박성웅의 경우는 배우의 낭비가 아닐까 싶은 부분도 있군요. 가장 무서운 연기를 잘하는 배우일 텐데 평범한 형사 역을 맡기기에는 캐스팅이 좀 아쉬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영화의 호러와 스릴러 사이의 줄다리기는 다소 실패한 것 같습니다. 호러보다 스릴러에 더 중점을 두었다면 오히려 더 좋은 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대로 차라리 호러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요? 게다가 무엇보다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무게감을 잃습니다. 너무 낯이 익은 전개도 그렇거니와 영화에서 살인을 유발하는 화가 폭발하는 장면도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무엇 보다가 영화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 또한 가볍습니다. <미생>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공감을 전해줬던 것에 비해 <오피스>는 그냥 씁쓸함만 남겨주는군요. 그리고 이 영화가 답답하긴 하지만 크게 무섭지 않은 것은 비현실적인 <오피스>의 세상보다 현실이 더 무섭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줄평: 영화보다 현실이 무섭다.

 

3/5 

댓글 : 2 개
의도는 좋았지만 정말 이도저도 아닌 연출로 아쉬움이...
개인적으론 애정보태면 2.5/5 냉정하게 보면 2/5....
남자 사원 졸라 불쌍함 ㅋㅋ
여자 대리 졸라 멍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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