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오늘 자 기묘한 경험. (왜 장례식장에서 육계장을 먹는지 처음 알았음) 2024.04.02 PM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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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잠들기 전에 공포 또는 슬래시무비 찾아보면서 잠들 정도로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과는 별 건으로 오늘 기묘한 경험을 함. 


우리집에 같이 모시고 사는 92세 외할머니께서 어머니와 충남 금산리 농막 놀러가셨다가 심장이상으로 순천향병원 입원하셨다 몇 일만에 회복하여, 우리집 인근 장기요양병원으로 이송 오셨음. 


외할머니 요양병원 수속과 어머니 모시러 요양병원 들어가는 찰라 사망하여 나오는 응급차 이동침대에 하얀면포와 경찰인지 2명, 이송요원 2명이 스쳐갔음. 


예전 10년 전에 노인장기요양 관련 관리자 일을 하면서 사망자분들 종종 봐왔기에 좀 무덤덤하게 스쳤는데.... 

한 5분 정도 지났을까싶은데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코에서 뜨거운 숨이 나오고 몸살이 걸린 것 처럼 아파서 요양병원 앞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운전석 등받이를 최대한 눕혀서 있었음. 


"요양병원 들어갈 때 마스크 다 했었는데, 여기서 코로나 걸렸나? 몸이 왜 갑자기 아프지?"

온 몸의 뼈 마디마디가 끊어질듯 아프면서 운전을 못 할 정도였지만... 어머니 모시고 집으로 가야하기에 꾹 참고 기다렸다 어머니를 챠량으로 모심. 


'어무이 여기 병원 들어오고 갑자기 몸살나고 머리도 아프네요, 희안하네요'라고 말하니까... 

'기가 약해져서 귀신 들렸다'라면서 집에 가면 절대 들어가지말고  1층 현관앞에 서 있으라 하심. 


"무슨 영화 파묘 찍으셔요? 그런게 어딨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진짜 못들어오게 하시고 현관앞에 세우시고, 

어머니는 집에 들어갔다 나오시면서 손에 고춧가루를 한 움큼 쥐시더니만 내 사방으로 '이제 가라, 그만 가'라면서 뿌리시는데.... 


무슨 미신인가?

나도 조금 있으면 50 바라보는 나이에 너무 우수운 꼴 같아서 화가 났었는데....... 


그렇게 고춧가루 세례를 당하고 집 주차장 의자에 어머니랑 잠깐 앉았는데... 

정말로 두통이랑 몸살 기운, 특히 뜨거운 숨이 진짜 없어졌음. 


어머니 말씀이 

"장례식장에도 귀신이 많은데, 귀신 안붙으려고 고춧가루 넣은 육계장을 대접하고, 꼭 먹고 가라고 하는거다."라고 말씀하심..


뭐... 어머니 평소에 무당, 굿, 고사, 점, 부적, 절 관련해서 좀 유난이시긴 했었음.

난 (성적 맞춰서 간 것이긴 하지만) 신학대학교 일반학과 졸업했고, 교회도 안 믿고 종교에 뜻도 없고 믿음도 없었음.  




미신 같은 경험은 약 30년 전에 서울 성수동 주택에 살적에 내방 문짝을 꽉 채우는 거대한 덩치와 눈이 시커먼 소복귀신이 문을 열고 나를 계속 바라보던 꿈+가위를 눌렸었는데...


식은땀 흘리고 진짜로 일어났는데 문이 진짜로 꿈에서 봤던 상태로 열려 있어서 한동안 동생하고 같이 잤던 경험이 있었음.

(아무도 방문을 열어보지 않았다는데... 그 귀신 모습도 끔찍하고, 누가 열었는지 내 착각인지 문 열린 모습도 끔찍) 


그 이후 30년 동안 그냥 세상살이 열심히 하면서 그런 괴담이나 공포는 기호 일 수는 있어서 믿는 건 사치라 생각했음. 



어머니 고춧가루 뿌리면서 아픈게 갑자기 사라지니까 몸은 편한데 반해, 정신적으로는 패닉상태가 되었음. 


3주 전 부터 우리집 강아지랑 집 뒷산 산책 다니면서 그냥 출석부 마냥 누가 언제부터 쌓았는지 모를 돌탑에 돌 하나씩 주어서 중간부위 빈 틈에 채워넣고 있음. 












진짜 괴이는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정말 우연의 일치인가? 


48년 인생에 이런 경험과 고민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음. 

그냥 아프고 말았더나, 그냥 멀쩡해졌다면 몰랐을텐데....  그 고춧가루 뿌린 직후에 멀쩡해져서 너무 혼란스러움.. 









딸래미가 키우자고 우겨서 3년 전에 입양한 말티즈 '호동' (강호동 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라는 의미로) 

우리집에서 나를 가장 많이 따르는데, 침대에서 같이 안잠 (귀찮) 


오늘은 내 침대 머리맡에서 같이 누워서 강아지 배 쓰담하면서 누워있는데 맘에 좀 편해짐.. ㅠㅠ  (편할 때만 이용하는 나쁜 주인) 


나이를 먹고, 겁도 먹고 맘이나 행동을 더욱 더 조심해보자고 생각해보는 밤인 것 같은.  

 

댓글 : 14 개
뭐가 되었든 안아파지니 다행이죠. 괴이이든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든
그간 믿지 않던 것에 대한 '진짜? 우연?' 이런 혼란에 빠졌었네요..
뭐 지금은 강아지 앉고 누워있으니 맘이 진정되네요.. ^^;
  • ihwa
  • 2024/04/02 PM 11:40
기묘한 경험이네요. 아주 생생하게 잘 쓴 글이라 흥미롭게 봤습니다. 집안 버팀목이 위험할뻔 했네요. 늘 건강하시길 바라요
어제 강아지랑 잘 잤습니다.
강아지는 원래 딸래미가 데리고 자는데 자는 사이에 데려가셨더군요 ㅎㅎ

밤에 꿈도 안꾸고 7시 알람 울리기 전, 6시52분에 잘 일어 났습니다.
뒷목이 살짝 뻣뻣하고 몸에 살짝 근육동 있는거 외엔 머리도 맑고 컨디션이 좋습니다 ㅎㅎ

어머니는 어제 파묘의 이화영 같은 일을 하시더만, 오늘은 '살빼.. 오래도 살아야겠지만 건강하게 살아야지'라고 하시네요 ㅎㅎ
저도 얼마전에 장례식장 다녀오면서
바로 집으로 가지말고 어딘가 들렷다가 가라고해서 휴게소 화장실 갔다 들어갔죠 ㅎ
금전적으로 손해보는것도 아니고 미신이던 아니던 해도 나쁠게 없으면 해보는것도 좋다고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장례식장 화장실 갔다오는데....

이젠 미신이라도 별로 손해보거나 데미지 없는 행위라면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저도 집에서 장례식장 갔다오면 소금을 문앞에..ㅎㅎ 미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요번에 파묘보고 소금을 그냥 몸에 뿌리는거 보면 참 효과는 있는것 같아요..
예전에 어머니께서 장례식장 간다하면 차에 작은 소금 주머니를 넣어두셨었는데....
차 부식된다고 뭐라 그랬었는데, 이제 챙기는 걸로.. ^^
오!! 내용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가 있네요
어머님께 더 큰 효도 하세요
평생 해야하는데... 한다고해도 모자르고 가끔은 정신적 데미지까지 드립니다. ㅠㅠ

뭐 어디 친구분들 만난다거나 가신다고하면 일정 비워서 운전기사 하고 있습니다. ㅎㅎ

점괘나 고사 같은거 너무 싫어하고 미신이다 치부했었는데.... (다행히 근 10년 간 큰돈 드는 굿은 안했습니다..ㅎㅎ)

돈 안드는거면 그냥 따라야겠습니다. ^^

저도 밥장사 코로나 시국 터지기 직전 그만두고 지금까지 반백수로 살고 있는데 (식당업 대비 1/10 수입 이하 ㅠㅠ), 다시 식당이나 자영업해야지 ~하는 엄두가 안납니다.

돈은 잘 못 벌어도 그냥 사는데 지장 없으면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

피자집 사장님 마이피 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화이팅!!
아니 그럼 북어국 준 곳은 어째서!!
가끔 북엇국이나 설렁탕 같은 걸 주는 곳도 있긴 하더군요..
그런 계통은 거의 기독교식 장례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장례식장에서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는 한 간단하게 육계장 한그릇 먹고 오는 걸로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장례식장 가기전 늘 현관앞에 굵은 소금 준비해둡니다
그 전엔 신경 안썼는데...
저희집 현관 들어가서 1층 계단 옆 공간에 20kg 천일염이 있었네요.. 큰 플라스틱 통에 짱돌 괴어서 소금가마 올려놔서 간수가 쭉쭉 빠지고 있더군요.

집안에 액운이나 재가 들오지 못하게 하려고 두셨다는데... 예전 같으면 정제염이 깨끗하고 저렴하고 위생적인데 왜 비싸고 뻘찌꺼기 있는 천일염을......이라고 뭐라 했을텐데...

오늘은 '아......' 이랬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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