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
일요일: 점심밥 먹은 후부터 거르기 시작함.
월요일: 맹물만 1리터 정도
화요일: 토마토+소금 한꼬집 갈아서 한 컵, 맹물 2/3리터
수요일: 오렌지쥬스+소금 한꼬집 섞어서 한 컵, 맹물 1리터
목요일: 설탕 1티스푼+소금 한꼬집 섞어서 한 컵, 맹물 1리터
금요일: 토마토+소금 한꼬집 갈아서 한 컵, 맹물 한 컵 (12:30 현재까지)
시간으로는 120시간 약간 못 되게 굶은... '고형식을 거른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 듯.
홧김에 밥 거르기 시작해서, 월요일 저녁에 조언 듣고는 소금+당분만 어느 정도 챙기며 갈때까지 가보기로 함.
신체적으로는 무기력증이 생기고 기립성 저혈압이 심해짐.
근육에 저리는 듯한 통증이 생김.
예전에 한창 운동 열심히 하다가 폐렴과 입원때문에 운동을 쉬게 되니
10일~2주쯤 지난 후부터 온 몸에 저리는 통증 생기면서 근육이 쫙 빠지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느낌이 고형식 거른 지 사흘만에 생김.
목요일부터는 근손실 최소화를 위해 가벼운 운동도 병행중.
정서적으로는... 의외로 할만 함.
배고픈 건 느껴지지만 굳이 '식사를 해야지' 하는 생각은 안 듦.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방송에서 백종원 아저씨가 뭘 맛있게 먹는 걸 봐도 그냥 '오 맛있겠다'에서 끝.
수요일까지는 사소한 일에도 내면의 화가 요동쳐서 수습하려 애썼는데
목요일부터는 마음의 물결이 가라앉다가
금요일부터는 그냥 다 부질없이 지나가고 사라질 일로 느껴짐.
명경지수라기보다는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겠냐, 내가 바로 지금 죽을 수도 있는데' 하는 느낌에 가까울 듯.
이렇게 정리하면서 돌이켜보니
대략 금식 80시간째 넘어갈 때 쯤이(수요일에서 목요일) 변곡점인 듯.
습관적으로 켰던 휴대폰게임 접고, '정리해야지' 했던 예전 짐 박스도 정리하고, 그외 잡다구리들도 정리.
'허기에서 오는 짜증'이 사그라들자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게 됨.
언제까지 갈 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살고자 하려면 언젠간 뭐라도 먹을 테니
또 다른 중간보고가 되든, 식사보고가 되든
조만간 또다른 글 올려보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