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물 35리터, 탄소 20킬로그램, 암모니아 4리터, 석회 1.5킬로그램,
인 800그램, 염분 250그램, 질산칼륨 100그램, 유황 80그램,
불소 7.5그램, 철 5그램, 규소 3그램, 기타 소량의 15가지 원소들...
아니다. 그것은 '인체'의 구성요소일 뿐, '인간'의 구성요소는 아니다.
인간은, 人間은 언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속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건, 그 마음은 언행으로써만 표출되기에
언행이야말로 '나는 이런 인간이요'라고 스스로 자기를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언행의 일차적인 의미는 개인의 말과 행동을 뜻한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대면적 소통보다 매체를 통한 간접적 소통이 더 많아지자
언행이란 말의 외연은 온라인에서의 글이나 댓글로도 확장되었다.
왜냐하면 '언행'이란 단어의 본질은
그 수단이 무엇이든, 한 개인이 다른 이와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언행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언행에는 온라인 댓글도 포함되므로,
결론적으로 '내가 쓴 댓글'이 '나'의 존재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힘들어하는 이를 위로하는 댓글을 달 때, 나는 힘들어하는 이를 위로하는 인간이 된다.
힘들어하는 이를 힐난하는 댓글을 달 때, 나는 힘들어하는 이를 힐난하는 인간이 된다.
힘들어하는 이를 조롱하는 댓글을 달 때, 나는 힘들어하는 이를 조롱하는 인간이 된다.
내 태도가 옳으니 네 태도가 옳으니 시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올리는 글, 내가 쓰는 댓글과 같은 사람이고
당신은 당신이 올리는 글, 당신이 쓰는 댓글과 같은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