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내 부모님댁에 있다가 내일이면 토론토로 돌아가는데
마지막으로 손맛이나 보고 가려고 오늘 아침 일찍부터 배를
띄웠습니다.
평소에는 잘만 잡히는 호수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송어가 입질도 없더군요.
지루함과 싸우면서 미끼를 새로 고쳐달고 던졌는데 입질다운 입질 대신
미끼가 갑자기 산산조각 찢겨져서 수면 위로 떠오르길래 뭐가 걸렸나
싶어서 챔질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게 올라오네요.
딱 봐도 피라냐 같았지만 그런게 북미에 있을 리가 없으니 멍 때리다가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입술을 뒤집어봤더니 빼박 피라냐 ㅎㄷㄷ
폰으로 찾아보니 Red-Bellied Piranha라는 놈이었습니다.
이 호수가 커뮤니티 파크에다 모래사장까지 있어서 평소에도
애, 어른, 반려견 할 것 없이 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로 넘치는데
이건 정말 위험하겠다 싶어서 당장 환경청에 신고부터 했어요.
신고를 했을 때 전화를 받은 직원도 아예 이해를 못하더군요.
피라냐가 왜 캐나다에서 잡히냐면서;;;
송어채비에 송어용 바늘인데도 잡힌 이 피라냐의 띨띨함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오늘 이놈을 잡히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면 어쩔 뻔 했는지 ㅎㄷㄷ
일단 이 한 마리만 있을 거라 단정지을 수는 없으니 아마 환경청에서 나서서 피라냐
박멸운동을 하던지 안전하다고 판단되기 전까지는 호수에서 수영을 금지하던지
무슨 조치를 취할 것 같네요.
크기는 20cm로 아마 성체인 것 같습니다. 강원도에서도 피라냐가 잡혔다던데
이런 위험한 물고기를 함부로 키우다 버리는 정신나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