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함 인수단으로 미국에 오가는 동안
배 안에서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미국 문화와 영어에 서툰 장병이 많아
지금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무시로 일어났다.
3차 인수단 200여 명은 부산에서
1만 톤급 미 육군 수송선을 타고 가게 됐다.
그 배 식당에서는 아침마다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계란 요리가 문제였다. 길게 줄을 섰다가
자기가 원하는 요리를 주문하는 곳에 이르렀지만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줄이 줄어들지를 않는 것이었다.
Fried Egg(프라이), Scrambled Egg(스크램블),
Boild Egg(삶은 계란)를
정확히 구분해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됐겠는가
.그래서 다음날부터 영어 잘하는 사람을 앞세워
그가 주문한 것과 같은 것을 달라는 뜻으로 “Same” “Same”했다. 그래서 첫날은 계란 프라이가 동이 났다.
한국인들은 계란 프라이를 좋아하는구나 싶어
미리 200개를 만들어 놓은 것이 소동의 원인이었다.
영어 몰라 “Same” “Same” 외쳐
다음 날 아침 그 병사는
영어실력을 과시할 양으로 스크램블을 주문했다.
200여 명의 장병이 “세임” “세임”했음은 물론이다.
일일이 스크램블을 만들어 주느라고 진땀을 흘려야 했다.
뭐라 말을 건네도 “세임” “세임”만 외치니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미국식 음식은 오래 먹으면
한국음식 양념 맛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장병들이 발견한 조미료 가운데
핫 소스라 쓰인 빨간 병이 그런대로
고춧가루 양념을 찾는 한국인 비위에 맞았다.
색깔도 그렇고 매운 맛도 그랬다.
그것이 금세 동이 났다. 사람마다 국에 풀고,
밥에 넣어 비비고, 스테이크에 뿌리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몸짓 손짓으로 더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2주 동안의 항해가 끝나고
시애틀 항에 도착해 하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수송함 보급장교가 인수단 부장 남철 소령을 찾아왔다.
그는 웃는 낯으로 물었다.
“당신들이 2주 동안
핫소스를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아십니까?”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대체 얼마나 되기에…?”
정말 미안한 낯으로 이렇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놀라웠다.
“당신들 220명이 2주 동안
우리 승조원 1600명이
6개월 먹을 분량을 먹어치웠습니다.”
핫소스 불티… 재고 없애 줘
옆에 있던 장교들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미안합니다” 하고 말하자
그의 대답이 또 걸작이었다.“천만의 말씀입니다.
미국 군인들은 핫 소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고가 자꾸 쌓여 골치가 아픕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깨끗하게 소비해 줘 정말 감사합니다.
귀국할 때도 꼭 이 배를 타 주시기 바랍니다
박사는 다른사람 같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