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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봄 (3)
2013/11/27 PM 03:18 |
"우와 하늘에서 눈이 솜처럼 내려와요. 빙수를 해먹어도 될 것 같네. 먹어볼까요." "서울의 눈은 몸에 좋지 않을거야. 이제 창문을 닫자." 두 손을 잡아보니 그녀의 몸은 벌써 겨울이다. 그 서늘함이 좋아서 안아주며 말했다. "곧 봄이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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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눈빙수 (3)
2013/11/27 PM 03:11 |
"우와 하늘에서 눈이 솜처럼 내려와요. 빙수를 해먹어도 될 것 같네. 먹어볼까요." "서울의 눈은 몸에 좋지 않을거야. 이제 창문을 닫자." 두 손을 잡아보니 그녀의 몸이 겨울이다. 차고 눈 내리는 날에는 언제나 후회 가득한 이 생각이 난다. 눈빙수를 먹었다면 생각나지 않았을까, 아니면 기분 좋은 추억으로 떠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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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고독 (2)
2013/11/27 AM 02:58 |
"씹어야지." 마음이 형태를 가진다면 고독은 껌과 같을거라고 아직 더운 날씨에도 가죽 자켓을 챙겨입은 그가 말했다. 올 가을에 영화처럼 멋지게 씹어볼 생각인 것 같았지만, 내 생각에는 고독이 형태를 가진다면 껌 보다는 질기고 쓴 칡에 가까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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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죄책감 (4)
2013/11/27 AM 02:58 |
"같은 죄는 반복하면 죄책감이 엷어진단다. 바로 사과해야 해. 용서를 빌어야 해." 몇 해 전부터 어머니는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실로 그랬는지 어머니는 나를 세번이나 버렸었다. 그리고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나를 또 다시 혼자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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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꽃게 (0)
2013/11/27 AM 02:57 |
찜기에 들어가자 비로소 꽃게는 필사적으로 몸을 뒤집는다. 내 비록 여기서 생을 마감하지만 내 삶의 정수까지 네게 줄 수는 없다는 소극적 복수의 일환으로. 자, 마음껏 퍽퍽해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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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잡아보니 그녀의 몸은 벌써 겨울이다.
이 부분은 아래와 달리 조응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빙수가 안타까운 여운을 주며 끝나는 결말에 비하면
이 경우 푸근한 낭만적 정취를 느끼게 하는 점에서 각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