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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10년의 꿈 (1) 2013/12/15 AM 11:35
각자 꾸었던 가장 신기한 꿈을 이야기를 해보자고 올해의 사회자인 친구 J가 말했다. 연말에 선물을 쌓아놓고 이런저런 게임들을 한 것이 벌써 5년 째다. 위너 테익스 올 방식이라 모두 일 년의 꿈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연달아 꿈을 꾸었던 이야기, 꿈 속의 꿈, 동경하던 연예인과의 믿을 수 없는 하룻밤, 히어로 무비를 본뜬듯한 신기한 모험. 수많은 이야기가 우리의 밤에 있었다. 모두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내 이야기를 꺼냈다.

"난 10년의 꿈을 꾸었던 적이 있어. 그녀는 관람차처럼 생긴 붉은 리프트에 타고 있었지. 시계방향으로 리프트는 끊임없이 돌았어. 나는 그녀가 빠르게 혹은 느리게 도는 것을 계속 보고 있었지. 더이상 보고 있을수가 없어서 관람차에서 그녀가 뛰어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12시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뛰어내렸지. 아아, 그녀가 떨어지는 모습이란....... 그녀는 바닥에 닿아서는 안되었어. 나는 10년간 떨어지는 그녀를 바라보았어. 깨기 직전에 들었던 생각이 기억나. 떨어지는 그녀를 사랑한 것이 벌써 10년."

1년 남짓한 기간동안 나는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다. 친구들은 내게, 사랑한 기간이야말로 이별 후의 상실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그렇게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나는 어젯밤에도 10년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내 사랑은 몇 년인가.
"니가 1등이야." J가 말했다. "대다수는 동정표지만."



280자가 넘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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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_of_Duty    친구신청

540자네요
[손바닥 소설] 기도 (0) 2013/12/01 PM 08:17

고민이 생길 때면 나는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찾아갔다. 학업 문제, 취업 문제 또, 소소한 이성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도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마디 들을 수 없었는데도 왜 아버지를 만나고 오면 모든 고민들이 해결됐었는지....... 아버지가 된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 아버지의 기도(祈禱)는 기도(氣道) 속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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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정표 2 (2) 2013/11/28 AM 02:49

(여기까지 쓰고 작가는 손을 멈췄다.)

어느날 사라진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그를 키웠기에, 어렸고 또 젊었던 시절에 그의 모든 분노는 아버지만을 향해 있었다. 덕분에 어머니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할 수 있었다. (맞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머니. 아버지가 떠난 진실이 무엇이건, 작가는 지난 분노를 조금 용서할 수 있었다.









1과 함께 읽을 때는 괄호 안을 함께. 하나만 읽을 때는 읽지 않는 것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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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티    친구신청

그렇죠. 갈등이 생겼으면 그걸 맺으면서 얘기는 끝나야 하죠.
갈등을 맺는 수단이 직접적이든, 이야기를 통한 대리충족이든.

이제 엄마가 등장할 차례죠.
작가와 엄마의 대화와 정표의 등장으로 얘기를 끝맺으시면 될 것 같네요.
남자는 3부작!

Egyptian Blue    친구신청

3편을 생각하진 않았는데 만약 쓴다면 정표를 잃어버린 것을 핑계로 미안한 마음에 돌아가지 않는 정인의 이야기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손바닥 소설] 정표 (2) 2013/11/28 AM 01:51


남자는 떠나면서 옛날 이야기처럼 옥을 쪼개 정표를 만들어주었다. 다시 만날 때 우리 맞춰봅시다. 여자는 끄덕끄덕, 한 마디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 어느날부터 여자는 오지않는 정인보다는 정표를 걱정하게 되었다. 어찌나 만져댔는지 다 닳은 면을 보며 어쩌나 어쩌나, 그 사람 돌아왔을 때 하나로 합쳐지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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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티    친구신청

낭만적이다...

서정주 신부가 생각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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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한 번씩 오셔서 읽어주세요 ^^
[손바닥 소설] 손톱 (0) 2013/11/27 PM 05:46


손톱을 물어 뜯는다.
나쁜 버릇이다. 한 때는 투명 매니큐어를 사서 손가락에 바르곤 했었다. 아세톤으로 지우는 수고없이 나는 계속해서 손톱을 물어 뜯었다.
열흘째 떨어지지 않는 감기가 이 탓인가 싶어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고 말했다. 다섯 손가락 중 가장 좋아하는 새끼손가락에게서 정을 떼기가 쉽지 않아 괜히 입 언저리가 가렵다. 뺨을 두 대 때려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고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라고 생각한다.
아아, 벌써부터 네가 그리운 것은 구강기를 잘못 보낸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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