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진정한 악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작가의 인터뷰의 일부분입니다.
학생: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작품 [우상의 눈물]을 창작하신 의도를 알 수 있을까요?
전상국: 먼저 창작의 의도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과 연관해서 작품의 발상을 말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을 창작할 당시 나는 정치꾼들이 벌이는 갖가지 위선적인 행태에 막연한 불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위선이야말로 가장 질 나쁜 악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해 '잘못 쓰이는 힘' 또는 '나쁜 힘'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인 이야기로 형상화한 작품이 [우상의 눈물]입니다.
작품이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것은 최기표가 행사하는 '강렬한 폭력'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그가 가진 원시적인 폭력성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화자인 이유대는 최기표가 담임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믿게 되고, 그를 추종하게 됩니다. (화자의 이런 착각은 결말에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된 착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중요한 등장인물들은 아래와 같이 당시의 현실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담임: 전두환 -> 새롭게 등장한 반의 지배자이자 위선적인 인물(큰 위선자)
최기표: 조폭 -> 오래 전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인물(원시적인 폭력성)
임형우(반장): 지식인1-> 담임의 의지를 실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작은 위선자)
이유대(화자): 지식인2 ->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을 대표하는 인물(작은 위선자) -> 인식의 변화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는 존재
박정희 군사독재가 갑작스럽게 종료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화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정의사회구현'을 내세우며 전두환 씨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당시 대중은 그에 대해 크게 경계를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작가는 대중들의 이런 잘못된 인식을 지적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고 이 소설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권력자에 빌붙어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임형우와 이유대는 닮았지만, 임형우는 담임을, 이유대는 기표를 선택합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를 통해 자신의 합리를 실현하려는 한병태와도 닮았습니다.)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의 표절 시비입니다. 분명히 두 작품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닮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자에 빌붙는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 역시 당시 소설에서는 흔하게 등장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표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요 소재였죠, 흔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희망하는 사이다식 전개를 보여주지 않고
양쪽 모두 얻은거 없이 비참하게 끝나는 결말까지..
이런 종류의 문학들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간간히 나오는걸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심리는 달라지지 않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