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 이유대는 담임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담임의 배신으로 그는 '무사안일'이라는 공동체의 절대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된 그는 이번에는 담임 대신 최기표를 선택했습니다.
이어서 담임은 위험요소인 최기표에게 적절한 권력을 줘서 길들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마도 부반장이 된 최기표는 더욱 날뛰겠지만, 자신에게 권력을 준 담임의 눈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결국 담임은 반아이들을 희생시켜 1년간의 무사안일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이유대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는 담임의 제안이 한 개인을 위한 것인지, 공동체를 위한 것인지 되묻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기표가 계속해서 악마로 숭상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담임도 이유대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최기표를 이용하려고만 할 뿐, 그의 구원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후로 담임은 한동안 계속해서 최기표에게 당근을 던져줍니다. 담임은 반의 결속이란 핑계로 추리닝을 사주며 다시 한 번 최기표를 길들여 보려 하지만, 그는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찢어버립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받아주면 고맙겠다'라는 담임의 대사와,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찟는 최기표의 타이밍입니다. 이처럼 담임은 무사안일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조차 내려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기표 역시 담임을 적대시 하면서도 아직은 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유대는 더더욱 최기표에게 매료됩니다. 그리고 점점 그를 우상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