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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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하노이 IB 국제학교 RGSV 중등부 한국문학 교사 서상훈의 마이피입니다. IB Korean A L&L을 가르치면서 수업하는 작품들을 하나씩 만화로 그리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글] [위대한 쇼맨]-카메라와 음악과 미장센의 조화. (0) 2024/10/05 PM 01:53

IB 국제학교의 Korean A 과정은 Lit과 L&L 과정으로 나뉩니다. Lit 과정은 책으로 출판된 문학 장르들만 가르치는 반면, L&L 과정은 문학 장르들만이 아니라 영화와 만화, 드라마, 공익광고까지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서 종종 영화와 만화도 수업에 포함시킵니다.


오늘은 <위대한 쇼맨>의 한 장면을 통해 카메라와 음악과 미장센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OST 중에서 'The other side'란 곡이 흐르는 장면입니다. 먼저 유튜브에서 영상을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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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바넘과 필립이라는 두 주인공이 계단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동 방향의 앞쪽에 바넘이, 뒤쪽에 필립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옷차림과 동작이 비슷합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며, 결국 필립이 바넘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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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이 앤을 처음 만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음악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관객들은 시각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이제 필립이 앞쪽에 서고 바넘이 아웃포커싱으로 빠집니다. 포커스, 조명, 위치 등을 통해 필립의 정보량이 높아지며 관객들은 그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시점은 조금씩 필립에게 다가가며 나중에 앤의 시점과 합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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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의 시점에서 멀리 있는 앤을 포착합니다. 앤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어두운 배경 속에서 혼자 화사한 의상을 입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단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이는 필립이 오직 그녀에게만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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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동시에 화면의 톤이 살짝 어두워집니다. 이는 방금 전까지 술에 취해 있던 그가 앤을 발견하고 진지해졌음을 의미합니다. 모자를 벗는 동작이 이를 더욱 강조하며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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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카메라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두 사람을 포착합니다. 이제 주변의 함성소리마저 사라지면서 관객들은 더욱 시각에 집중하게 됩니다. 비록 두 사람의 눈높이는 같지만 화면의 중심에 앤이 있기 때문에 그녀에게 주도권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앤의 동작이 마치 필립을 붙잡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차가운 태도와 달리 그녀 역시 필립에게 끌리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팔이 닿지 않는 거리에 그가 있습니다. 이는 이 사랑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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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필립의 시점에서 앤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줍니다. 여기서 음악이 낮게 흐르긴 하지만 정보량은 거의 없습니다. 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필립에게 손을 뻗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실제 모습이라기보다는 필립이 받은 인상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 컷에서 그녀에 대한 필립의 감정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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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메라는 다시 앤의 시점에서 필립을 보여줍니다. 위의 두 이미지를 비교해 봅시다. 하나는 필립의 시점에서 바라본 앤이고, 다른 하나는 앤의 시점에서 바라본 필립입니다. 앤은 가깝고, 밝고, 따뜻하게 보이는 반면, 필립은 다소 차갑고 무뚝뚝해 보입니다. 즉, 필립은 앤이 자신을 간절히 원한다고 느꼈고, 앤은 필립이 자신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서 이후의 두 사람의 관계에서 필립이 적극적인 모습을 그리고 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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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가 정점에 달하면서 잠시 멈춰서기 때문에 관객들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달하고, 여기서 앤의 동작은 더욱 필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필립은 여전히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서 있습니다. 관객들은 공중그네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그것이 안타까움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표면적으로는 필립이 적극적이지만, 앤 역시 내심 필립에게 강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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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중그네가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다시 관찰자의 시점에서 보여줍니다. 음악과 함성소리도 다시 시작되면서 관객들의 초점 역시 시각과 청각으로 분산됩니다. 이렇게 긴장감이 해소되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이처럼 26초 동안 컷이 8번 전환되었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시점을 바꿔가며 인물의 감정을 주로 카메라에,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미장센에 담아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은 청각적 정보량을 조절하여 관객들이 시각에 더욱 집중하도록 유도합니다.

사실 이것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엄청난 정보량입니다. 그만큼 영화의 전달력은 막강합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다만, 감독이 카메라, 미장센, 음악 + 기타의 다양한 요소들을 적절히 조화시켰을 때만 이런 정보들이 관객들에게 매끄럽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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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글] [터미네이터: 제로]-시리즈의 관뚜껑에 못을 박았다. (3) 2024/09/23 AM 10:00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넷플릭스 드라마, <터미네이터 제로>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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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일본 에니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포스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90년대 일본 에니의 감성을 좋아하신다면 강추, 터미네이터의 팬이라면 비추, 어느 쪽도 아니라면 시간 날 때 볼 정도입니다. 저는 터미네이터의 팬으로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시리즈에 관뚜껑을 덮었다면, <터미네이터 제로>가 거기에 못을 박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남은 건 좀비 터미네이터? 그건 왠지 기대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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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이런 걸 원한다고!!!


가장 중요한 점부터 언급하죠.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팬들은 이 드라마에서 무엇을 기대할까요? 그리고 이 드라마는 거기에서 정확하게 벗어나 있습니다. 즉, 시리즈에 대한 제작자의 이해가 너무 부족합니다. 때문에 팬들이 기대했던 것들은 거의 담겨 있지 않은 종합선물세트가 나왔습니다.

일단 이야기는 4개의 축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 맬컴과 코코로

- 에이코와 레이카 + 미래 이야기

- 미사키와 켄타와 히로

-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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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이런 디자인을 봐야 하다니... ㅠㅠ


시간이 흐르면서 이 네 가지 이야기가 하나로 좁혀지는 게 아니라, 점점 산만해집니다. 때문에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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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네 아이들이 터미네이터에게 쫓기고 있다고!!!


밖에서는 미사키와 아이들이 터미네이터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맬컴은 자기 연구실에 틀어박혀 코코로와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미래, 운명, 전쟁, 인류, 희망, 인간의 오만함, 사랑, 희생이라는 묵직한 단어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정신적 피로도를 높입니다. (이건 <공각기동대>를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이런 장면이 지나치게 자주 나오면서 그나마도 적은 액션의 흐름을 끊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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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지난 10년간 밥도 안 먹고 성장도 안 한 네가 이상하지도 않든???


에이코와 레이카는 원만하게 협조하는 관계로 나옵니다. 하지만 켄타와 히로는 미사키가 로봇임을 안 뒤부터 그녀를 의심하며 사사건건 투정을 부립니다. 여기서 미사키는 일본 에니의 미소녀 로봇이라면 해야만 하는 대사들을 하나씩 뱉으면서 관객들의 손발이 오글거리게 만들고, 켄타는 발암 캐릭터 역할을 맛깔나게 합니다. 쫓아오는 터미네이터가 무안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 지나친 일본 에니 감성이 터미네이터의 세계관과는 너무 안 어울립니다. 마치 미소시루에 파스타를 말아먹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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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자주 보여 달라고!!!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왜 터미네이터가 등장해야 하는 지부터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이야기 진행에 장애가 되는 인물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가 가장 큰 장애요소입니다.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여야 하니까 억지로 미래에서 온 전사와 터미네이터를 넣었다는 느낌? 덕분에 시리즈 역사상 가장 존재감 없는 터미네이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터미네이터의 분위기는 <링> 시리즈의 사다코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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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이런 디자인을 봐야 하다니 x 2


게다가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디자인 역시 시대착오적입니다. 에이코, 미사키, 코코로, 예언자... 만약 이들이 90년대 에니인 <버블검 크라이시스>에 나왔더라면 잘 어울렸겠지만, 2024년 <터미네이터>에 나온 것은 분명 에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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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를 하려면 좀 제대로...


그리고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명장면이나 유명한 설정들을 많이 가져왔지만, 그것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 설정들을 언급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간다는 인상입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계속 삐걱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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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축은 직선이 아니란다. 놀랐지? 두둥!!!


또 다른 중대한 단점은, 이 드라마에는 액션이 거의 없습니다. 관념에 도취되어 겉멋 부리다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뭔가 관객들에게 교훈을 줘야만 한다는 듯 강박적으로 철학적 대사를 읊조립니다. 그런데 그 교훈이란 게 20년도 전에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입니다. (겨우 저 이야기 하려고???)

팬들이 기대했던 엔도스켈레톤의 묵직한 금속성 액션은 결말에 가서야 잠깐 나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T-800 마저도 켄타에게 선택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남기고 떠납니다. 그리고는 떼거지로 몰려드는 가사 로봇(이노)들에게 장렬하게 박살납니다. (그나마 마지막 장면에서 터미네이터스러운 모습을 잠시 보여준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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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도대체 뭐니? 네가 왜 가정부나 하고 있는 건데???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패착은 '미사키'입니다. 그녀가 로봇임이 밝혀졌을 때, 처음에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의 마커스처럼 인간의 뇌와 심장을 이식한 터미네이터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맬컴에 의해 만들어진 순수한 인공지능입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등장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T-800부터 T-1000, T-X, Rev-9까지를 일직선상에 놓고 비교해 보죠. 비록 하드웨어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소프트웨어는 크게 발전하지 못 했습니다. T-800은 인간들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유대감이나 상실감을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한 정도이고, 최신형인 Rev-9조차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인간의 유머를 흉내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즉, 이 시리즈는 인간의 '소프트웨어'와 터미네이터의 '하드웨어' 사이의 충돌을 다루어 왔습니다. (이것은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의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두 터미네이터가 나누는 대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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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랑 이렇게 싸워 보라고!!! 난 그걸 원해!!!


그런데 스스로 인간이라고 착각하고 살 정도로 완벽한 터미네이터가 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더 이상의 터미네이터를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시리즈를 이끌어 갈 동력을 상실한 것입니다. 또한 여기서 새로운 질문들이 생깁니다.

1) T-800(어쩌면 T-600)의 CPU로 인간의 감정이라는 초고속 연산처리가 가능한가?
2) 소프트웨어는 그렇다 치고, 고통을 느끼는 미사키의 육체는 어떻게 만들었는가?
3) 그녀는 10년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성장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어올 수 있는가?
4) 왜 맬컴은 그녀를 사용해서 미래에서 전쟁을 끝내지 않았는가?

연산처리능력으로 본다면 '미사키 >> 코코로 >> T-800'입니다. 코코로는 맬컴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증오와 사랑 등을 학습하고 있는 단계니까요. 게다가 켄타와 히로가 어른들에게 인질로 잡혔을 때 미사키가 보여주는 운동능력을 보면, 그녀는 하드웨어적으로도 터미네이터를 훨씬 상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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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선택적으로 각성하는 건데???


그런 그녀가 T-800만 만나면 비명을 지르고 도망치거나 쥐어터지기 바쁩니다. 그녀 혼자서 T-800 10대 정도는 가뿐할 것 같은데도 말입니다. (그녀의 눈에 T-800의 움직임은 슬로우모션으로 보일 겁니다.) 또한 맬컴이 스카이넷을 상대하기 위해 코코로를 만드는 거라면, 왜 더 상위 버전인 미사키를 기껏 가정부로 쓰고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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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물들을 모아보니, 정말 시즌 2가 1도 기대가 안 됨... ㅠㅠ


마지막으로 제가 보면서 어이가 털렸던 장면들을 모아 봤습니다.

1) 도입부의 통로에서 에이코와 터미네이터가 마주보며 총격전을 벌입니다. 에이코의 손에는 유탄발사기가, 터미네이터의 손에는 머신건이 들려 있습니다. 자, 터미네이터가 쏜 수 백 발의 총알이 에이코에게 단 한 발도 맞지 않을 확률은?
2) 초반부에 미사키가 로봇임을 짐작하지 못한 관객이 있을까요? 그런데 미사키와 십여 년을 함께 살면서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한 세 아이는 대체...ㅠㅠ
3) 예언자가 엄청난 비밀인 양 '시간축은 직선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너무나 엄청난 비밀에 에이코만이 아니라 저의 손발도 말려 올라옵니다.
4) 에이코와 T-800이 육탄전을 벌입니다. T-800이 에이코의 뒷목을 세 번 정도 쳤는데도 그녀는 조금 아픈 표정을 짓더니 T-800을 밀어서 엘리베이터 통로로 떨어뜨립니다. 전 여기서 그녀도 터미네이터이거나 최소한 그레이스 같은 강화인간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냥 인간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터미네이터도 미사키도 선택적으로 약해집니다.
5) 가사 로봇인 이노의 무리와 싸우기 위해 탱크를 탄 군인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탱크에 달린 기관총만 쏘다가 전멸 당합니다. 왜 탱크로 밀어부치거나 포탄을 쏠 생각을 하지 않은 걸까요?
6) 맬컴은 미사키와 함께 과거로 도망치기 위해 혼자서 뚝딱 타임머신을 만듭니다. 허허, 개나소나...
7) 마지막에 맬컴이 터미네이터에게 죽습니다. 이때 켄타는 T-800에게 납치되었는데, 아무도 그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모두들 다소곳이 둘러앉아 맬컴이 장황하게 풀어놓는, 별 영양가도 없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8) 맬컴은 T-800이 켄타를 죽일 수 없음을 진작에 알고 있었을텐데 왜 실험실에서 나왔을까요? 또 켄타는 맬컴이 자기를 살리기 위해 실험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도 왜 아빠가 자기를 버렸다고 난리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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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FANTASY    친구신청

다른걸 떠나서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나 싶을정도로 인물들 하는짓이 고구마 100개쯤 먹은것 같은 행동을 함. 터미네이터를 정말 좋아하는 팬심으로 다 봤는데 한숨밖에 안나온 작품

슬픈깨굴이    친구신청

그냥 아무생각 없이 봐서 재미있게본 ㅋ

마스크리뷰어마크2    친구신청

딱 오프닝에서 로봇추격 조지는거보고 느낀모든것을 적은글이네요
누가 손나 재밌다고 해서 진짠줄 알았지모야
[하노이 일상] 하노이 아저씨 재외국민투표 완료~~~ (9) 2024/03/28 PM 01:42


안녕하십니까, 20년 전에 여기서 <불량만화> 연재하던 서상훈입니다.

 

지금은 하노이의 한 국제학교에서 IB Korean A L&L (쉽게 말해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약, 불량만화를 연재할 당시에 누군가 절 찾아와서 "넌 20년 후에 중국인과 결혼해서 하노이의 국제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면서 아침저녁으로 프랑스인과 택시 셰어를 할 거야."라고 했더라면, 제 입에서 "미친 X" 소리가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인생, 참 알 수 없는 거로군요. 마침 이번 주가 국제학교의 짧은 방학이라 하노이 영사관에 가서 투표하고 왔습니다.

 

영사관에서 한인타운을 도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길래 낼름 타고 다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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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늦은 출근시간이라 도로가 한산합니다. 여기가 한인타운으로 가는 길인데, 러시아워에는 오토바이로 뒤덮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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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한산하군요. 제가 출퇴근할 때도 이러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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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여기까지만 찍을 수 있네요. 비례표는 정말 길더군요. 아무튼 제가 바라는 정책을 만들어 줄 정치인에게 투표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한표를 잊지 말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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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프페포    친구신청

수고하셨습니다

아몰러    친구신청

수고하셨습니다~~~

페르소나    친구신청

멋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Anakin    친구신청

저도 투표해야되는데 멀어서 고민이네요.

돌이돌이    친구신청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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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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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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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어요. 멋집니다. :)

쿄우진    친구신청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마지막 회. (0) 2023/02/14 PM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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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윤해원과 서미연의 결혼식날의 아침이 밝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도록 정작 조 원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건 아마도 그의 목적이 결혼식 자체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다른 무엇임을 암시하는 설정일 겁니다.


조 원장을 부르러 그의 집을 찾아 간 이정태는 거기서 뜻하지 않게 이상욱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상욱은 문틈으로 조 원장을 훔쳐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잠시 설명했었지만, 이상욱이 보낸 편지가 '비판 -> 감사'의 순서라면 여기서 그의 행동은 매우 어색합니다.

아무튼 호기심을 느낀 이정태도 그와 함께 조 원장을 훔쳐봅니다.


흔히 소설에서 '훔쳐보기'는 인물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그럼 조 원장의 속마음을 한 번 들여다 볼까요?

그의 축사는 결혼식에 대한 내용보다는 거의 간척공사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결혼식과 간척공사를 연결시키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진지하게 지켜보던 이상욱은 마침내 희미한 웃음을 짓습니다.

이정태는 이 웃음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제시하지만, 1부에서 이상욱이 언제 웃음을 지었는지를 돌이켜 본다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그는 항상 조 원장에게서 동상을 발견했을 때 웃었습니다.

아마도 이상욱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굳건한 조 원장의 동상과,

따라서 자신에게 아직 역할이 남아있음을 확인하고 웃었을 겁니다.


조 원장은 3부 시작 부분에서 간척공사가 완성되어 원생들에게 약속한 땅이 주어져야 비로소 낙원이 이루어진다고 했었는데, 398 페이지에서는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든 없든 우리는 이미 낙원을 풍족하게 누리고 있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 놓습니다.


3부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치는 간척공사만 완성되면 진정한 낙원이 이루어질거라는 조 원장의 맹목적인 믿음입니다.

그리고 결말의 장면은 두 지식인이 한 명의 독재자를 감시하는 모습입니다.

이상욱은 1부에서 조 원장을 견제했지만 실패했던 인물입니다.

이정태는 2부에서 실패했던 인물입이죠.

3부에서 두 사람이 함께라면, 이번엔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 실패해서 조 원장이 다시 권력을 쥐고 폭주하게 될까요?

이렇게 본다면 이 소설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열린 결말'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다시 읽기] 시리즈의 의도는 기존의 해석이 틀렸고 저의 해석이 옮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해석과는 전혀 다른 해석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또 한 편의 한국 문학의 걸작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였습니다.

다음 번에는 영국 소설인 [제인 에어]를 작업해 볼까 합니다.

그럼 다음 작품이 준비되는 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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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39. (0) 2023/02/14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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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자신의 독선과 위선을 쏙 빼고 간척공사가 실패한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답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결국 그가 찾아낸 답은 이상욱의 편지에서 언급된 '공동운명'입니다.

즉, '나는 오로지 사랑과 희생으로 원생들을 보살폈지만 공사가 끝나면 떠날 사람이라서 실패했다'는 겁니다.


아무튼 마침내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 조 원장은 서둘러 소록도로 돌아 오지만 여전히 간척공사에는 손도 대지 못합니다. 그러자 이제 '원장이라는 권력'을 갈망합니다.


384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이정태에게 '사랑을 행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힘이 있어야만 행할 수 있는 사랑... 그건 진정한 사랑일까요?

서미연이 힘으로 윤해원을 치유했나요?

지금은 원장이라는 권력이 없어서 행할 수 없다는 조 원장의 그 '사랑'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386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다시 말합니다.


"운명을 같이하지 않는 한에서의 힘의 질서는

무서운 힘의 우상을 낳을 뿐이겠지요."


이것이 2부의 실패에 대한 조 원장 스스로의 평가입니다.


"허심탄회한 힘의 질서 속에서

자유와 사랑이 행해져나가야 했었어요."


그리고 이것이 그가 3부에서 이루고자 하는 세상입니다.

만약에 정말로 조 원장이 다시 소록도의 원장이 된다면, 그 허심탄회한 힘의 질서 속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도대체 어떤 일들이 행해질까요?

그 끝에 있는 것은 정말로 '원생들의 낙원'일까요? 아니면 '당신들의 천국'일까요?


388 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원장의 권능이 섬사람들 자신의 의사에 의해 선택 되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한 힘은 언제나 그 힘 자체의 욕망을 충족시킬 이기적인 명분을 지어내게 마련이다.'

지난 회에 말한 것처럼, 이 문장은 소록도에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앞으로는 원생들에 의해 선출된 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지만, 조 원장은 이것마저도 '원생들이 (공동운명을 이룬) 자신을 다시 원장으로 선출하는 것' 정도로만 해석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조 원장의 관점에서는 공동운명을 이루지 못한 새 원장은 진정한 원장이 아닌 것입니다.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를 되찾은 듯한 소록도에서 조 원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 같은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이정태는 그의 눈에서 감추어진 광기를 발견합니다.


이렇게 작가는 비록 사회가 민주주의를 향해 첫걸음을 떼더라도, 과거의 독재 세력은 그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어떻게든 다시 흐름을 돌리려는 위험 요소로 남게 될 거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부를 읽다보면 제겐 1970년대가 아닌, 딱 지금의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그래서 문학은 항상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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