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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줍기] 천 년뒤의 후손들에게 묻고 싶엇던 것 (1) 2018/04/26 PM 07:20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1000 년 후 열어볼 

타임캡슐을 제작했다.


지난 세월 자연사의 모든 이면과 내면을 착착 채우고

먼 훗날 후손들을 위해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녹음했다.


대학자에서 농부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미래를 향해 던져졌다 

그중에서도 노숙자 맥 그레인이 던진 한마디는 이거였다 


얘들아, 너희도 사랑을 하니 

너희도 누군가가 

그립고 마음이 아프니 

마음이 아프니, 정말

난 그게 궁금하다


/박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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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바드기타    친구신청

누카콜라 병뚜껑을 줍줍 하고 있어요
[글 줍기] 가만히, 뺨을 대본적이 있었다. (0) 2017/04/03 PM 11:35

<바람의 지문>

 


 


먼저 와 서성이던 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그사이


늦게 도착한 바람이 때를 놓치고, 책은 덮인다


 


다시 읽혀지는 순간까지


덮인 책장의 일이란


바람의 지문 사이로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를 맡는 것


혹은 다음 장의 문장들을 희미하게 읽는 것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들춰보다


보이지 않는 지문 위에


가만히, 뺨을 대본 적이 있었다


어쩌면 당신의 지문은


바람이 수 놓은 투명의 꽃무늬가 아닐까 생각했다


 


때로 어떤 지문은 기억의 나이테


그 사이사이에 숨어든 바람의 뜻을 나는 알지 못하겠다


어느 날 책장을 넘기던 당신의 손길과


허공에 이는 바람의 습기가 만나 새겨졌을 지문


 


그때의 바람은 어디에 있나


생의 무늬를 남기지 않은 채


이제는 없는, 당신이라는 바람의 행방을 묻는다


 


지문에 새겨진


그 바람의 뜻을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때가 멀리 있을까,


멀리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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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줍기] 벌써 한해의 마지막 달이네요. (0) 2016/12/06 AM 08:55

1년   오은

 

1월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니다

총체적 난국은 어제까지였습니다

지난달의 주정은 모두 기화되었습니다

 

2월엔

여태 출발하지 못한 이유를

추위 탓으로 돌립니다

어느 날엔 문득 초콜릿이 먹고 싶었습니다

 

3월엔

괜히 가방이 사고 싶습니다

내 이름이 적힌 물건을 늘리고 싶습니다

벚꽃이 되어 내 이름을 날리고 싶습니다

어느 날엔 문득 사탕이 사고 싶었습니다

 

4월은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한참 전에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

 

5월엔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옵니다

근로자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니고

어버이도 아니고

스승도 아닌데다

성년을 맞이하지도 않은 나는,

과연 누구입니까

나는 나의 어떤 면을 축하해줄 수 있습니까

 

6월은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7월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봅니다

그간 못 쓴 사족이

찬물에 융해되었습니다

놀랍게도, 때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8월은 무던히도 무덥습니다

온갖 몹쓸 감정들이

땀으로 액화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살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9월엔 마음을 다잡아보려 하지만,

다 잡아도 마음만은 못 잡겠더군요

 

10월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책은 읽지 않고 있습니다

 

11월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꾸역꾸역 치밀어오릅니다

어제의 밥이, 그제의 욕심이, 그끄제의 생각이라는 것이

 

12월엔 한숨만 푹푹 내쉽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추위가 매섭습니다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몰라보게

주량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잔고가 바닥났습니다

지난 1월의 결심이 까마득합니다

다가올 새 1월은 아마 더 까말 겁니다

 

다시 1월,

올해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니다

1년만큼 더 늙은 내가

또 한번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2월에 있을 다섯 번의 일요일을 생각하면

각하(脚下)는 행복합니다

나는 감히 작년을 승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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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줍기] 배우신 분들이란..... (17) 2016/09/23 PM 12:30

어느 여성분의 글이 올라온 고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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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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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스나이트    친구신청

배드 엔딩인가...
하지만 둘 다 남자면 해피엔딩
ㅉㅉㅉㅉㅉㅉㅉㅉㅉ

jiobanni    친구신청

글 중간에 여자라고 했어요
본인의 자존심이 개똥만도 못한 거라고 인정도 했고..

SexyDino    친구신청

윗글은 여자

project1030    친구신청

뭔가 읽어내려가기가 힘드네요.

jiobanni    친구신청

둘 다 솔직함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익명이라서 더욱 그럴 수 있겠거니 싶겠지만.

우주가나서서발컨    친구신청

달달하다~!

루다네    친구신청

후기 나왓으면 좋겟다...

아바이동무    친구신청

오늘부터 꾸벅 하러갑니다

『아라시♪』    친구신청

아이고, 역시... 글을 많이 읽은 티가 난다고 할까....
인터넷을 통한 짧은 글, 짧은 표현이 더 익숙해진 시절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싶어지긴 하지만.

두분 다 글 매무새(?)가 참 좋다는 느낌이긴 하네요. ㅎㅎ

ThisMoment    친구신청

아직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달달하네요.. ㅎㅎ

AlphaGo    친구신청

이쁘게 쓰려고 고치고 노력 많이 한 글들로 보이네요.

도 넛    친구신청

저는 커플부대인데, 왜 달달해질까요. 몽글몽글 올라오는 이 미묘한 기분이란.

아이아이캡틴    친구신청

소설수준의 흡인력인듯.

morekool    친구신청

진심이 묻어나와서 참 좋네요~

Tinnie    친구신청

아몰랑 나한텐 안생겨

막냉이서현    친구신청

어우 표현력 감성 너무 좋다

흥미있어요    친구신청

이런글 너무 좋다 11월 쯤에 후기글 올라왔으면...
[글 줍기] 배움을 권하는 글 (0) 2016/05/27 PM 10:43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에서 만난 열다섯 살의 제자 황상은 아마도 명민한 수재가 아니었나 보다.

“저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머리가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공부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스승에게 토로할 정도였다.
그리하여 똑똑하지 않은 대신 정직하고 겸손한 제자에게 정약용은 ‘공부하는 법’을 한 수 가르쳐 준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큰 병통이 있는데, 다행히 네게 해당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사람이 있는데 그 폐단은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이요,
둘째, 글 짓는데 빠른 사람이 있는데 그 폐단은 들떠 날리게 되는 것이요,
셋째, 이해를 빨리 하는 사람인데 그 폐단은 거칠게 되는 것이다.

무릇 둔하지만 계속 파고들면 그 구멍이 넓어지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며, 답답한데도 연마하면 그 빛이 윤택하게 되는 법이다. 파고들어 가는 것도 부지런함이요, 뚫는 방도도 부지런함이요, 닦는 방법도 부지런함이다. 이 부지런함을 다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확고히 해야 한다."
--정약용 <권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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