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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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0. (0) 2023/02/04 PM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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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정태 기자는 간척공사 현장에 온 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조 원장은 이미 1년반 정도 원생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곧이어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이정태 기자가 옳았음이 드러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이정태 기자는 짧은 기간이나마 원생들과 함께 먹고, 자고, 돌을 날랐습니다.

반면에 조 원장은 언덕 위의 막사에서 줄곳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 작품에서 '공동운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전에 제가 작가가 2부에서는 조 원장의 무능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었습니다.

197 페이지에서 부상 당한 원생이 후생반 여인을 겁탈하려 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작가는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조 원장의 무능력을 보여 줍니다.

평소에 그는 강압적이고 독선적으로 일을 처리해 왔었습니다.

당연히 지금의 상황에서 원생들은 그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눈을 감아 버리고, 어쩔 수 없이 황 장로가 대신 나서서 해결합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원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가 지배자로서의 권리는 누리면서도 의무는 전혀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이런 모습을 보이자 조금씩 그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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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9. (0) 2023/02/04 AM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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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소설을 수업에 사용했을 때 가장 설명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서미연'이란 인물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회에서 언급했던 조 원장의 두 개의 정체성과 연결시켜 설명해 봤습니다.


조 원장은 의사가 아닌 군인으로서 원생들을 치료하려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육지인들을 '적'으로 설정하고 간척공사를 전쟁 상황으로 몰아갑니다.

그렇다면 의사로서 치료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서미연'입니다.


윤해원은 다른 원생들과 함께 돌을 나르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지만 내면은 전혀 다릅니다.

다른 원생들이 조 원장 때문에 조금씩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면, 그는 서미연 때문에 조금씩 인간으로 회복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윤해원의 내면을 이해하고 싶으려면 영화 [페넬로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작가는 서미연을 통해 조 원장의 눈앞에 정답을 드러내 놓으면서, 정답을 보면서도 깨닿지 못하는 조 원장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 원장의 독백처럼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돌을 나르는 '행위'이지 '이유'가 아닙니다.


공사가 두 달 정도 진행되자 조 원장은 벌써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그가 얼마나 계획 없이 간척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나중에 드러나는 사실들을 보면, 방파제는 태풍이나 혹은 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 몇 번 무너지면서 점점 튼튼해지고, 더 이상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해지면 최소한 2년은 걸립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자신의 말처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었고 사전 계획을 철저히 했었다면 지금 저렇게 조급해 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원생들의 생각과는 달리 간척공사에 대해서만큼은 조 원장도 원생들 만큼이나 무지한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189 페이지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인물인 '이정태' 기자가 등장합니다.

이름도 닮았고, 기존의 해석에서는 그를 '이규태' 씨에 대한 알레고리로 봅니다. 그런지만 저는 오히려 작가 자신에 대한 알레고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3부에 가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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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8. (0) 2023/02/03 PM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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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1부에서 조 원장은 매번 '대화를 해 보자.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반대해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야 말겠다'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처음으로 낭패를 당합니다. 왜냐하면 육지인들은 조 원장의

피지배자가 아니니까요.

이렇게 이 사건은 지배자라는 권위를 벗겨내면 조 원장이란 인간이 얼마나

무능하고 초라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조 원장은 뒤늦게 육지인들에게 보상을 제안하지만 오히려 '원장님은 의사입니까, 사회사업갑니까'라는 비아냥만 듣습니다.

이는 첫 회에서 언급했던 조 원장의 정체성(군인+의사)에 대한 질문의 변형입니다. 저 질문 덕분에 의사가 아니라 군인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쟁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조 원장의 모습이 부각됩니다.


한편으로 이 사건은 조 원장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간척공사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됩니다.

바로 원생들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육지인들에 대한 '증오'입니다.


178 페이지에는 '무작정 돌을 던져넣어 그 돌더미가 바닷물 위로 솟아 오르기를 기다리는 작업이었다'라는 언급이 나오는데, 저것이 조 원장이 가진 유일한 공사계획입니다.

만약 그가 리더로서 제 역할만 해줬더라면, 즉 제대로 계획을 세우고 몇 명의 전문가들을 불러 왔더라면, 원생들의 희생도 줄이고, 간척공사도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180 페이지 마지막 컷에 나오는, '섬사람들의 가슴속에 비로소 따뜻한 인간애의 신뢰가'라는 언급에 주목해 봅시다.

방금 설명한 바와 같이 지금 원생들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육지인들에 대한 '증오'이지 '인간애'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인간애'에 대한 언급은 조 원장의 착각이거나, 아니면 화자의 착각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하고 있으니 화자가 착각하고 있을리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지금 조 원장의 착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 원장의 속마음을 그대로 노출시켜서 그가 욕망 때문에 점점 위선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2부에서 작가의 서술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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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7. (0) 2023/02/03 AM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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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병원 직원들과 원생들 앞에서 어떠한 사사로운 공훈이나 명예를 좇지 않을 것이며, 우상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서약합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이미 조 원장은 적어도 두 개의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1. 조 원장에게는 간척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나 계획이 없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조 원장이 다른 간척지들을 돌아다니며 전문가들을 만나서 자문을 구했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 하나씩 밝혀 지는 사실은, 조 원장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즉, '돌을 던져넣다보면 언젠가는 바다가 막히겠지'하는 것이 조 원장이 가진 유일한 공사계획입니다.

때문에 일정은 계속 지연되고, 원생들은 동요하기 시작하고, 나중에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되었다고 그를 비난합니다.


2. 간척공사가 완료되면 땅에 대한 분배권은 도지사에게 넘기기로 조 원장은 이미 동의했다.


도지사 입장에서는 원생들도 배려해야 하지만, 간척공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육지인들도 배려해야만 합니다. 결국 330만 평 중에서 과연 얼마나 원생들에게 돌아갈 지는 도지사가 결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는 원생들에게 '330만 평에서 거둬들일 풍성한 수확'이라는 환상만 심어 줍니다.


정리해 보자면,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미 조 원장의 배신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원생들을 속여가면서까지 그는 왜 이렇게 간척공사를 하고 싶어하는 걸까요?


또한 작가는 2부에서 몇 개의 사건을 통해 조 원장의 무능함을 강조합니다.

조 원장은 빨리 공사를 마무리하라고 원생들을 다그치기만 할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습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그의 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설마 지금 벌어지리라곤..."

이번 회에서 나오는 육지인들의 습격을 예로 들어 보죠.

그들은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빼앗겼습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진작부터 그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도 그냥 간척공사를 강행하다가 육지인들의 습격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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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6. (0) 2023/02/02 PM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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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재의 단점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지난 번에 말했었습니다.

1부에서는 주로 독재의 장점을, 2부에서는 단점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보여주는 순서가 장점->단점 순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점'에 좀 더 무게가 실립니다.


1부와 2부에서 조 원장은 같은 말을 합니다.


"당신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강제로라도 하고야 말겠다."


1부에서는 다행히 개혁의 방향을 잘 잡았기 때문에 조 원장의 이런 독선은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2부에서는 잘못된 방향과 독선이 결합하면서 섬 사람들은 물론 육지인들, 도청 공무원들, 정치인들, 심지어 조 원장 자신까지 위험에 빠트리게 됩니다. 소록도 원장 한 사람 때문에 말이죠.


155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장로들을 설득해볼 참이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의 행동은 설득이라기보다는 협박에 가깝습니다.

'원장은 점심도 굶은 채'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그럼 장로들은?

아마도 정확한 문장은 '원장은 점심도 굶은 채, 장로들도 점심을 굶긴 채'일 겁니다. 연로한 장로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피로감에 시달렸을 겁니다.

이렇게 지칠대로 지친 그들 앞에서 조 원장은 어떻게든 간척공사를 추진하고야 말겠다고 선언합니다.


또한 조 원장은 원생들에게 자꾸 '섬을 나가야 한다'라며 그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지만 사실 저것은 섬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섬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원생들이 원하는 것은 육지인들과의 '화해'를 통해 섬을 나가는 것인데도, 조 원장은 자꾸 육지인들과 '전쟁'을 벌이려고 합니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계속 지켜 보도록 하죠.


2부의 첫 장의 제목이 '출소록기'입니다.

이건 아마도 성서의 '출애굽기'에서 따왔을 겁니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조 원장이 스스로를 '모세'처럼 신의 의지를 실천하는 예언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간척공사가 어려움에 부딪질 때마다 자신의 상관인 도지사나 심지어 태풍에 대해서도 '이것은 나에 대한 배반이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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