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알콜중독자여서 매일 술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몽둥이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어머니와 저랑
여동생을 때리는 아버지와 그 정신적 스트레스를 우리에게 표출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먹을것도 없어 일주일내내 라면만 먹다가 토하고 기절했지만 병원비가 없어 집에서 다시 깬적도 있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학교에선 친구들이 거지라고 놀릴 정도로 도시락엔
김치와 밥뿐니었습니다...늘 주눅들어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혼자 놀곤 했습니다. 그렇게 할줄 아는거라곤 공부 밖에 없이
꿈도 희망도 없이 자랐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건 약 10여년전으로 생각됩니다.
그때 저는 피씨방에서 세이클럽이라는 곳에서 고스톱을 치며 채팅창을 열어놓았고
여러 여자들이 들어와 말을 걸었지만 고스톱 친다고 정신없던 저는 그냥 계속 쌩깠죠..
그러다가 제가 오링당하고 쒯~하며 채팅창을 보니 왠 여자분이 안나가고 있는거였어요..
그래서 인사하고 이래저래 말을 하다보니 말하는게 너무 착하고 좋더라구요..먼저 상대방을 배려할줄 아는 느낌..
나이는 저와 동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없어진 부산 서면의 동보서적앞에서 만나기로 했죠..솔찍히 별 기대는 없었구요,...
이래저래 힘들던 차에 같이 커피 마시며 넋두리나 할까 했습니다.
처음 본 그녀는 160되는 키에 예전 노현정 아나운서를 닮고 도톰한 입술이 너무 귀여운 저보다 어려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여자 경험이 많아 노련한 저와는 달리 제가 처음 사겨보는 남자라 연애가
어리버리했습니다...
같이 얘기하며 참 느낌이 좋았고, 간호사라는 직업도 참 좋았습니다. 그때 저는 의대에서 공부하던터라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때부터 알콩달콩 연애를 했습니다만 위기도 많이 찾아왔었습니다. 전 여친의 행패라든가
나이를 무려 4살이나 속인!!! 등등....
그녀는 제게 정말 잘했습니다. 제가 서울 생활할때 쓰라고 카드도 만들어주고, 종종 쉬는 날 올라와서
자취방 청소, 음식 등등 해주고....
그리고....
프로포즈도 그녀가 했습니다....하지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진로 문제를 때문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의사나 하면 되지만 그건 제가 바라던게 아니었거든요...
제가 원하는 길로 가면 잘못하면 이도저도 안되어 헐떡거리며 살아야하니까요..일종의 도박...
하지만 그녀는 그런 모든 것을 이해하고 삼싸주려했습니다.
제가 집에서 백수로 뒹굴어도 자기가 잘 버니까 괜찮다고..뭐든 하고 싶은거하라고 저를 안아줫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게 프로포즈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2006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동안 와이프가 별볼일 없는 제 뒷바라지를 해줘 제 모교에서 하고자하는 연구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들과 딸도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요즘 뱃살이 나왔다고 투덜대는 아내의 모습은 제 눈엔 10여년전 앳된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 글은 염장을 지를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아직 어리고 혹은 나이가 꽤 있더라도 아직 기회가 안온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기회를 보세요....
그리고 잡아보세요....기회가 아니라도 일단 잡고 보세요...
이건희 회장이, 그 아들이, 그 딸이, 여러분보다 행복하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지금 행복을 느끼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행복합니다...
물론 지금 많은 불행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습니다.
여러 인생사 인연의 고리를 행복이냐 불행이냐 결정하는건 여러분들입니다.
다른 꼭 행복해 지실껍니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