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완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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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완의 인생질] 지갑에 돈이 없으니, 허전하면서도 편하다. (0) 2016/10/27 PM 08:30



블랙록슈터 하나 사고 인생을 되새기고,


뭔가가 떨쳐 버린 기분이다. 


나라는 미쳐 돌아가도 내게 돈 한푼 안 생기고,


그것들을 잡아도 쳐 죽여도 내게 돈 한푼 안 생기네. 


돈 한푼 생기면 마음이 동해서 뭔가 하고 싶고


돈 없으면 그저 멍하네.


가졌는데, 가진 것 같지 않고, 버렸는데, 버린 것 같지 않네.


봄이와 허순이는 늙고 늙어, 웅크리네. 


그런 걸 보는 나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하염없이 보기만 하다가


울컥해진다.


이자도 안 주는 은행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뭐하리.


이리저리 화면을 향해 눈을 굴리다가 뭔가가 보였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폰을 쥐고 번호를 누르네.


아직 물건 있습니까?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지.


하루가 지나도록 답장이 없으면 안도를 하네.


하지만 다시 화면을 보면서 눈을 굴리네. 


더럽다 더러워 그냥 판다.


그런 글을 기다리는 내가 있다.


내가 원하는 곳은 저기 멀리 원피스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네.


세상의 보물인냥 열심히 눈을 굴리면서 찾고 있네. 


스쳐지나가는 단어 하나에 심장이 쫄깃쫄깃.


판매완료라는 댓글에 시무룩.


나는 왜 여기에 있나.


우리는 왜 이곳에 머무나.


내일을 향해 가는 사람은 내일만 보는구나.


나도 내일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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