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맞이해서 버릴 것을 찾자.
앞서 병신 같았던 병신년을 끝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그동안 마음 속에 묵혀 온 것을 어제 밤새 생각을 했고,
수첩에다가 적어 놨다.
우선적으로 홀로 살 것을 생각했다.
이상적인 환경과 거기에 맞출 수 있는 생활을 상상하고
그려보고 고민했지만, 결국 돈이 문제였다.
돈이 문제인데, 돈을 벌어도 내게 쌓이지 않는다.
집에 다 퍼주니, 나에게 남는 건은 겨우 한달을 버틸 차비나
약간의 용돈이다. 남들처럼 술, 담배나 매춘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돈은 모이지 않는다.
모형수집도 그렇게 돈을 쓰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모형수집을 한 시간에 비하면 그리 큰 돈도 아니다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
내가 벌어서 내가 쓰지 못하다니, 부양가족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철저하게 뜯겨 왔다.
내가 뭔가 하나 중고로 싸게 구하면 아주 죽일 듯이 매도하고 비난한다.
하,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불만부터 쓰게 된다.
새해니, 새로 마음을 먹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돈이라는 문제가 나와 가족을 파고든다.
어쨌든, 새해가 왔으니, 새로 계획을 세워 보자.
우선 버릴 것이다.
공간문제보다는 더 이상 취미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환경문제로 인해
버려야 한다.
진작 버려야 할 것은 못 버리고 정작 아껴야 할 것을 버리게 되면
난 미쳐 버릴 지도 모른다.
그래도 버려야 한다.
나의 일부를 제일 싫다는 이유만으로 버리게 만들었으니,
언젠가는 내 팔, 다리, 내장등 모든 것을 뜯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을 생겼다.
종교.
유신론자이지만, 특정 종교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버릴 것이다.
가족이 믿는다고 강제적으로 믿으라고 하는 잘못된 종교는
진짜 버릴 것이다.
나의 취미가 나의 꿈과 연결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마음의 일부를
버릴 것이다.
가족이 나의 취미를 천하고 혐오하고 증오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안 버리려고 해도 버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버릴 것이다.
뭘 버리더라도 나를 원망해도 나는 꼭 버릴 것이다.
내 마음이 부서지고 찢어지고 깨지게 되더라도
버릴 것이다.
버리라고 강요하는 가족들에게서 배운 것이 버리는 거다.
그래서 버릴 것이다.
버리는 연습을 시작한다.
어디까지 버리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이든 무조건 버릴 것이다.